▲ 대전 본사에서 만난 한국가스기술공사 고영태 사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고영태)는 본사와 전국 14개 지사 조직으로 평택, 인천, 통영, 삼척, 제주 등 5개의 LNG생산기지 전체 설비와 4,908km에 이르는 전국 공급 배관망에 대한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 활동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가스 공급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그러던 가스기술공사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또 하나의 신성장 동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2018년 7월 신성장사업실 내에 수소 신사업 발굴·추진 전담부서인 신사업개발부를 신설하고,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기지 구축 등 수소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서 많은 성과를 일궈내는 한편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천연가스 설비의 설계·시공·운영 및 유지보수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설비의 유지보수 전담기관뿐만 아니라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의 시험평가기관으로서 위상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월간수소경제>는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을 만나 수소 사업 의지와 그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들었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와 협력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해왔다. 그간의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과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수소전기차 보급과 연계한 청정 교통인프라를 구축해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충청북도 1호 충전소인 청주 오창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충북 2호(청주시 도원)와 3호(충주시 연수), 충북 4호(음성군 삼한)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추가적으로 현재 충청북도 8기, 경기도 6기, 경상남도 2기, 대구 1기, 충청남도 1기 등 총 18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이 중에는 수소전기버스 충전소가 3곳이나 된다.

우리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충전소는 향후 450bar 수소 탱크로리 운영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충전소 구축을 위해 국내 설비 제작사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소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우리 공사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고압가스 설비 분야의 세계적인 설계·시공·관리 기술력과 에너지 플랜트 분야의 EPC(설계·구매·시공) 및 O&M(운영·유지보수) 등 수많은 사업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에 발맞춰 수소 관련 설계 및 시설관리 등에 선도적으로 준비해온 결과 수소 인프라 구축사업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공사는 오는 2022년 말까지 100기의 수소충전소 구축은 물론 공기업으로서 국민 편의성과 안전성을 위해 수소산업 전주기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르웨이 수소 기업 넬(Nel)이 구축한 노르웨이 산드비카 수소충전소 화재사고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충전소를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넬은 노르웨이 산드비카 수소충전소 사고 전 우리 공사로부터 충북권 및 경기권 6곳의 수소충전소 설비를 수주한 상태였다. 사고 발생 직후 넬사(社)의 산드비카 수소충전소 사고현장에 제가 직접 방문해 화재 원인과 안정성 등을 파악하고, 설비 안전성 강화 및 개선방안에 대해 제안한 바 있다. 

가장 안전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 공사는 설비동 지붕에 대해 갤러리로 설계를 변경했다. 가스누설 시 건물 내부에 가스가 체류하지 않고 배기될 수 있도록 지붕을 열린 구조로 설계했고, 고압 저장용기에서 누설 발생 시 빠른 배출을 위해 밸브 패널 위치를 변경했다. 

또 스테이션 모듈 중 한 개의 밴트 스택을 3곳으로 분리해 빠른 배출을 유도하고, 고압 저장용기 조립에 대한 개선된 절차서를 적용하는 등 유럽지역보다 설계기술기준을 강화해 가장 안전한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화재사고 현장을 방문한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우)이 Nel의 관계자와 수소충전소 설비의 안전성 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덴마크 시운전 엔지니어 입국이 지연되어 우리 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긴밀한 협조로 자가격리면제 프로그램을 활용해 덴마크 시운전 엔지니어를 조기에 입국시켰다. 공사가 축적한 고압가스 설비 분야 유지보수 전문인력과 넬사의 시운전 인력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시운전을 완료할 수 있었다.

앞으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인가.

수소충전소의 사고는 대부분 수소 누출에서 시작하는데, 체결부와 개폐부에서 누출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설비는 영하 40℃에서 영상 85℃ 조건에서 가동되므로 온도에 의해 수축팽창의 영향을 받게 됨에 따라 가스의 누설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초 설계 단계부터 수소 설비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를 실시하고, 혹시 모를 가스누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건물 내부에 가스가 체류하지 않고 즉시 배출되도록 하는 개방형 지붕구조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공사의 고압가스 설비 분야 유지보수 전문가가 시운전을 진행, 초기에 설비의 문제점을 파악해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반발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나.

청주시(오창) 수소충전소 구축 중에 마을주민들이 충전소를 위험한 시설로 인식하고, 주변 부동산의 자산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민원이 발생해 공사가 중단될 뻔했지만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민원을 해결했다. 

주민설명회에서 수소전기차의 연료인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르고, 자연상태에서는 수소가 중수소·삼중수소가 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이해시켰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동일하게 ISO 국제기준에 따른 안전검사를 통과한 부품 사용, 충전소 구축 후 안전검사 실시, 방폭 및 안전 구조물 설치, 안전관리자 상주 등의 안전 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수소충전소 시설에는 압력 이상 발생 시 긴급차단장치, 가스누출 경보장치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설치되므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역 주민의 민원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 한국가스기술공사가 구축한 충청북도 1호 청주 오창 수소충전소.

공사는 수소충전소 구축사업뿐만 아니라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량의 수소를 생산·공급하기 위한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당사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소생산시설 구축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공사는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평택 LNG기지 옆 포승읍 원정산업용지의 냉열 부지 내에 하루 5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2021년 9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생산기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부지 인허가 및 기자재 조달을 추진 중이다.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신뢰성을 갖춘 고품질의 수소생산설비 완공에 힘쓸 것이며, 구축 후에는 운영 및 유지보수까지 직접 실시해 경기도 남부권역을 중심으로 일반·대중교통망 수소충전소에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당사는 기존 운영·유지보수 전문기술 인력에 집중 투자하고 통합모니터링 센터 구축, 유지보수 인프라 구축 등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통해 점차 늘어나는 수소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

▲ 고영태 사장이 청주 오창 수소충전소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이외에도 부산시 및 관련 기관과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해 부산시에 하루 약 1,000kg 수소를 생산하는 분산형 수소생산기지를 2021년 하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평택시는 생산된 수소를 일괄 튜브트레일러로 공급하는 반면 부산시는 버스공영차고지 내에 생산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생산된 수소의 일부는 바로 수소전기버스 충전소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튜브트레일러로 판매하는 On-site(직도입형) 생산기지라는 것에 차이가 있다.

또한 우리 공사는 구축한 생산기지와 함께 인근 버스 수소충전소와 통합운영 및 유지보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공사는 다양한 컨셉의 수소생산기지를 앞장서서 구축하고, 책임 정비와 운영도 일괄적으로 실시해 안정적인 수소산업을 견인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추진하는 2,000Nm³/h 및 5,000Nm³/h급의 수소생산기지 설계, 자재조달 입찰에도 적극 참여해 수소 인프라 구축 사업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기지 유지보수 전담기관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공사는 현재 천연가스 설비의 설계·시공·운영 및 유지보수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에 확대 중인 수소충전소 및 수소생산설비의 운영과 유지보수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법’ 시행을 앞두고 수소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수소산업진흥 전담기관, 수소유통 전담기관, 수소안전 전담기관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는데, 우리 공사는 수소산업진흥 전담기관 부문에 지원했다. 

이와 함께 운영과 유지보수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수소통합모니터링 센터 구축 및 인력양성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전국의 수소생산 및 충전 인프라 시설의 유지보수를 전담할 수 있도록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설비 등 수소산업 제품의 국산화를 이루려는 중소기업 육성에도 힘쓸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의 추진 현황을 말해달라.

우리 공사는 지난 2018년 11월 정부 공모사업인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정성 지원센터 구축사업’에 대전광역시, 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선정된 후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신동지구에 건립을 위한 설계를 마쳤다.

올 연말까지 센터 구축과 기반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제품 효율성 평가설비와 부품 성능평가시스템을 구축한 후 2022년 1월 센터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정성 지원센터는 수소산업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시험설비 지원 및 시험결과 분석을 통해 주요 기자재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시험에 대한 평가기준 정립을 통해 기술 표준화 방안을 수립하고, 국내외 수소제품 인증기관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 가스기술공사는 수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올해 3월 100페이지 분량의 수소 책자를 발행했다.

또한 기존 연구원이나 인증기관과의 차별성을 위해 중소기업들이 제품개발 시 직접 시행 및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랩 실증시험기관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 공사는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안정성 지원센터 운영을 위해 시험평가 및 기술지원사업, 표준정립 및 시험인증 사업, 연구개발사업, 대외협력사업 등 4개 분야의 단계별 사업추진 로드맵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 인근에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액화수소는 매우 큰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수소사업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술적 보완만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안전·환경·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기체수소 대비 월등한 개선효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 공사 또한 이 흐름에 맞추어 공사가 보유한 가스액화 기술과 액화 플랜트의 국내 도입 가능성 및 타당성 등에 대해 다방면으로 기여가 가능한 부분을 모색 중이다. 

평택시 LNG 공급기지의 LNG 냉열을 수소액화에 활용해 액화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다. LNG 특성상 기화되면서 자연스레 냉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수소액화 공정의 예냉 과정에 활용하는 방식 혹은 그 외에 냉열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향후 장기적으로 수소공급배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 배관 구축 시 가스기술공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우리 공사의 설계기술을 활용해 수소의 특성을 고려한 배관설계는 물론 시공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지사들이 수소배관망을 따라 정기적인 안전관리와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긴급 상황 발생 시에도 우리 공사가 보유한 전문인력을 투입해 사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고장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분석하는 기술들을 개발해 추후 적용할 수 있도록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 고영태 사장이 이야기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공사는 수소충전소 예측정비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에 대해 소개해달라.

정부가 지난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릉 및 해외(노르웨이) 수소설비 사고로 인해 수소산업 안전기준과 운영·유지보수 매뉴얼 등 안전관리체계 확립이 우선시 되고 있다.

또한 수소충전소 설비의 고장으로 인한 잦은 운영 중단은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보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수소충전소의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은 운영상 설비 운전상태의 건전성만을 감시할 수 있기에 수소충전소의 운영 효율성이나 고장 시점 예측을 통한 정비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정비 표준화와 고장진단 알고리즘을 탑재한 통합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 공사는 수소충전소 고장 유형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정비방법 표준화를 통해 고장 이력에 대한 DB 구축과 실시간 데이터를 통합한 고장진단 정비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끝으로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사장으로서 수소경제 활성화와 관련한 각오와 대국민에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소사회에 진입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가스설비의 안전과 기술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소는 아직까지는 국민에게 다가가기 쉬운 에너지원이 아니지만 국가 정책에 선제적으로 부응코자 앞으로도 수소산업 전주기에 걸쳐 사업을 확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또한 우리 공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고압설비 안전관리 및 유지보수에 대한 방안도 빈틈없이 마련해 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수소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안전한 수소에너지를 보급하고, 이를 통해 미세먼지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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