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결국 옮긴다. 대체 부지를 찾아보는 것으로 결론 날 듯하다. 

부산시 동구 북항재개발 2단계 지역 내 구축키로 한 수소충전소의 얄궂은 운명이다.  

부산시 동구는 지난달 ‘수소경제홍보TF’와 함께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수소충전소 구축 필요성을 설명하고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킨다는 취지였으나 참석 주민의 격렬한 항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다음날 동구청장이 따로 주민 간담회를 개최해 ‘대체부지를 물색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하니 결과적으로 ‘동구청’이 ‘주민’에게 설득당한 모양새다. 

부산 동구만이 아니다. ‘수용성’이라는 ‘벽’에 막혀 전전긍긍하는 사업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구축했어야 할 수소충전소는 전국 86개소에 이르지만 실제 운영되고 있는 곳은 30개 남짓이다. 계획 대비 지체되는 요인은 다양하나 충전소 입지 주변의 주민 반대가 한몫하고 있다.

연료전지발전사업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 동구 연료전지발전사업은 지역주민 반대로 근 1년간 사업을 멈춰 세워야 했다. 이 외에도 강원지역의 강릉, 횡성, 충북의 옥천, 진천, 전남의 장흥 등 지역 구분 없이 연료전지발전사업에 대한 주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주민 반대’라는 현상에 따른 우려만이 아니다. 현상 못지않게 그 대상이 충전소와 연료전지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정부는 수소경제 양대 축으로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꼽았다. 오른팔, 왼팔로 삼아 수소경제 마중물로서 기능토록 해야 하는데 두 팔이 자꾸 묶이는 일이 반복되니 수소경제를 이끄는 동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부도 심각성을 알고 있다. 관련 부처와 산하기관, 전문가로 ‘수소경제홍보TF’를 구성해 지자체 추진사업의 주민설명회에 나선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전도 추진한다. 그럼에도 아쉽다. 단편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수용성을 확보할 대상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그 대상별 전달 내용의 핵심은 무엇인지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 그래야 누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명확해질 것이다.   

주민수용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알아야만 ‘이해’가 되고 ‘공감’을 나타내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지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아는 것’이 ‘시작점’이라면 어떻게 알게 할 것인가를 당장 논의하자.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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