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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저가형 국산 수소추출기, 상용화 임박

에너지연 윤왕래 박사팀, 500kg/day급 국산화 개발 성공
시험 운전서 시스템 효율 80% 이상 등 고효율·안정성 유지
대당 생산비용 8~10억 원에 가능할 듯…민간에 기술이전 예정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전기차 수요 증가와 함께 수소충전소 구축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사이트(현지 수소생산·공급) 수소충전소와 수소생산기지의 핵심설비인 수소추출기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와 수소 관련 업계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실 윤왕래 박사팀이 개발한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효율성과 비용 경제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실은 과기부 국책연구과제로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 설계 기술개발’(2017년 1월~2022년 12월)을 진행 중이다. ‘하루 500kg급 시장 보급형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이하 ‘수소추출기’)의 100% 국산화 설계’가 목표다.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반응과 VPSA(진공 압력변동 흡착)의 조합공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컴팩트, 저가의 열·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설계기술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소생산 효율: 80% 이상 △수소 순도: 99.999% △CO 농도: 1ppm 이하 △누적 운전: 1,000시간 이상 △수소추출기 생산 가격: 10억 원 이하 △크기: 7.5m(L)×3.0m(D)×3.3m(H) 이하 △생산 수소 압력: 8기압(8atm) △고효율·컴팩트 반응기(탈황· 리포밍·WGS) 및 흡착탑(PSA) 모듈 원천 설계 △전처리(탈황), 개질(리포밍·WGS), 정제(PSA)용 촉매 및 흡착제 원천 소재 국산화 설계 △열·시스템 통합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 최적 구성 및 엔지니어링 설계 패키지 개발이 최종 목표다.

 

500kg/day급 고효율·안정성 확인 

윤왕래 박사팀은 1차적으로 200kg/day급 수소추출기를 개발하고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험 운전을 마쳤다.    


DFMA(design for manufacturing & assembly) 원칙에 기반한 단순화 및 모듈화 기법을 통해 ‘열·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100kg/day급의 성능평가와 개선을 통해 200kg/day급을 개발했다. 


지난해 4월 에너지연 내에 프로토타입 200kg/day급 수소추출기를 설치한 이후 운전 자동화와 장기운전(700시간 이상)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수소 순도 99.999%, 수소 내 CO 농도 1ppm 이하, 수소생산시스템 효율 80%, 개질 효율 79.5%, 수소 회수율 90.2%를 나타내 목표치를 달성했다.  




특히 수소생산시스템 효율이 82.5%까지 나오던 때도 있었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일본 오사카가스의 수소추출기 ‘HYSERVE’의 수소생산시스템 효율이 79%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 선도기업의 기술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200kg/day급에서 규모를 키운 500kg/day급 수소추출기도 현재 성공적으로 시험 운전 중이다. 윤 박사팀은 지난해 11월 200kg/day급 수소추출기 옆에 프로토타입 500kg/day급을 설치했다. 


<월간수소경제>가 지난 4월 21일 500kg/day급 설치 현장을 찾았을 때 시험 운전 현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윤 박사와 함께 개발에 참여한 서동주 박사(개질 분야)가 전체 공정도를 담은 컴퓨터 화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박종호 청정연구실 박사(VPSA 분야)도 수소추출기 운전 상태를 체크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윤 박사는 본지 기자에게 공정도를 가리키며 수소추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모든 공정의 수치들이 정상임을 확인하며 기자에게 빙그레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개발한 수소추출기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윤 박사는 “올해 들어 날씨가 춥지 않아 1~2월에도 계속 운전을 할 수 있어 누적 운전시간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고, 실제 성능이 높은 수준으로 정상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박사는 운전(720시간 이상) 기간 중 시스템 효율, 수소 순도, CO 농도 등 수소추출기의 성능을 나타내는 주요 항목들의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한 일지를 보여주며 운전 성능을 확인해주었다. 시스템 효율은 80%(HHV) 이상(개질효율 77%, PSA 수소 회수율 90%), 수소 순도 99.999% 이상, 수소 내 CO 농도 0.2ppm 이하를 나타내 안정적으로 운전 중이었다. 


CO 농도의 경우 당초 1ppm 이하가 목표였지만 ISO 14867 기준인 0.2ppm 이하를 달성한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 설비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누적 운전시간이 720시간 이상(ISO 16110-1)이지만 신뢰성 있는 품질 데이터의 확보를 위해 1,000시간 이상 운전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DOE)와 일본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가 시장 진입 조건으로 제안하는 수소추출기의 수소생산 효율(DOE: 74%, NEDO: 75~80%)도 달성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윤 박사팀은 저가화·고활성·고내구성을 목표로 한 핵심 촉매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윤 박사는 “수소추출기의 시장 진입을 위해선 초기투자비용과 효율 성능, 리포밍 및 WGS 촉매 비용, 유지관리 비용, 제어 안정성, 내구성 등이 주요 조건이지만 최대 관건은 초기투자비용과 효율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에 기술이전 통한 상업화 추진  

윤 박사팀은 올해 공정 성능 및 안정성 관련 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500kg/day급 완성품을 실증함으로써 기술이전과 상업화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었다. 우선 소규모 분산형 수소생산기지용으로 상업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계획이 앞당겨지게 됐다. 현재 운전 중인 제품이 프로토타입이긴 하지만 목표한 것보다 성능이 높게 나타나고 안정적으로 성능이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비용 경제성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 박사팀이 개발한 수소추출기는 천연가스 추출형이다. 미국 DOE의 ‘에너지효율·재생에너지 사무국’이 분석한 수소 비용 자료에 의하면 ‘천연가스 추출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제조 기술’이 가장 저렴하다. 


게다가 수소추출기 생산 가격도 저렴하면 이보다 좋은 비용 경제성은 없을 것이다. 윤 박사팀은 수소추출기 대당 제작비용이 8~10억 원 정도로 가능해 생산 기업의 이윤을 붙여도 저가로 시장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가스 등 해외 선진사의 수소추출기 가격이 무려 30~40억 원에 이르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국산품이다 보니 신속한 유지보수와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은 덤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기술이전에 속도를 낸 배경이 됐다. 수소추출기 상업화의 중요한 타이밍이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상용화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10월경부터 나왔다. 관련 기업들이 1차 모델인 200kg/day급 수소추출기 설치 현장을 찾아 직접 제품을 눈으로 보고, 공정 성능과 품질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업화를 하고 싶다는 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바로 천연가스 생산·공급설비 전문기업 원일티엔아이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회사로 천연가스 분야에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소저장합금 기술을 확보한 이 회사는 ‘HNS’라는 회사를 설립해 수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저장합금 사업 외에도 수소추출기 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윤 박사는 성급하게 나서지 않았다.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높인 후 기술이전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원일티엔아이도 그때를 기다려왔다. 지난달 본격적으로 수소추출기 기술이전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고, 5월 중으로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원일티엔아이는 김포 본사 부지에 실증용으로 1기를 설치하고, 사업화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원일티엔아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술적 조언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윤 박사는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500kg/day급 고순도 수소생산 스키드 유닛은 1차적으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동시에 가스공사의 정압관리소와 연계 구축하는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를 위한 중형 개질(1,000Nm3/hr 이상) 시스템으로의 스케일-업을 위한 기반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기대되는 활용 분야는 철도 및 군용 잠수함, 버스·트럭과 같은 고부하 차량용 수소충전소, 가정·건물용 분산발전, 수소 도시, 중소형 수소 사용산업(반도체·PV·금속가공·정밀화학·유리·제약 등) 등이 있고, 수소 굴기를 선언한 중국 등 해외로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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