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모 지지체로 수전해 촉매를 개발한 UNIST 자연과학부 김광수 교수(가운데) 연구팀.(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맥주나 빵을 만들 때 들어가는 효모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광수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폐기된 효모를 이용, 수전해 촉매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수전해’는 수소를 생산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에 든다.

수전해에는 백금(수소 발생 반응용)이나 이리듐(산소 발생 반응용) 같은 촉매가 꼭 필요한데, 이들 귀금속 촉매는 값이 비싸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김 교수팀은 귀금속 촉매를 대체하면서, 산소와 수소 발생 효율을 높이기 위한 촉매 재료로 폐기된 효모에 주목했다.

미생물인 효모 안에는 탄소, 인, 황, 질소 같은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런 물질은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 있고, 다른 물질을 붙잡을 수 있는 ‘작용기’도 있어 금속 입자를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버려진 효모를 지지체로 삼아 수소와 산소의 발생을 촉진하는 두 가지 촉매를 만들었다.

수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음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루테늄 금속 나노입자와 루테늄 단원자를 입힌 물질을, 산소 발생 반응을 위한 양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자철광(Fe₃O₄)을 입힌 물질을 각각 만들었다.

그 결과 음극 촉매는 여러 전기·화학적 성능과 내구성에서 백금 촉매보다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양극 촉매도 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뛰어난 산소 발생 성능을 보였다.

▲ 효모의 구조와 효모로 만든 전기화학촉매.(사진=UNIST)

특히 두 촉매를 적용한 물의 전기분해 시스템에서는 일반 건전지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태양전지(1.74V 생산)를 이용해 충분한 물 분해 반응(최대 30㎃의 전류밀도 기록)을 얻었다. 

또 이 시스템은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대신, 태양광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했다.

김 교수는 “폐기되는 효모는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재료인 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 물질”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효모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하게 됐고, 앞으로 수소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러티(Nature Sustainability)’ 6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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