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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수소충전소 적자운영으로 문 닫을 판, 정부 지원 ‘절실’

충전소 운영비, 연간 최대 3억2,000만 원 들어
수소 매립가격은 높은데 수소차 충전 대수는 미미
기재부, 운영보조금 지원 요청에 선례 없다며 ‘난색’
품질검사비 지원과 전기료 인하 요청도 부정적 반응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충전소를 개소한 지 몇 달 됐는데 이러다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벌써 겁이 납니다. 수소연료를 충전하러 오는 수소전기차는 극히 드문데 운영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거든요. 수소경제 초기에 뛰어든 우리 같은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가 마치 희생양이 된 것 같습니다. 정부 정책을 믿고 수소충전소를 지었는데 경제성이 확보될 때까지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도권의 한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의 하소연이다.


오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0기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3월 출범한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도 운영적자에 허덕일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는 2025년까지 누적적자가 최소 285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수소전기차 수요 증가와 함께 수소충전소 구축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일반 수소충전소와 버스 전용 충전소를 주요 도시(250기), 고속도로·환승센터 등 교통거점(60기)에 총 310기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 총 1,200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도심 중심 수소충전소 신규 100기 구축과 기존 충전소 증설을 통해 총 154기의 충전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소충전소 운영 부분에서는 침울하기만 하다. 지난 한 해 신규 20기를 구축해 세계 최다 구축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그 이면에는 적자운영이라는 충전소 운영사업자의 고통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소충전소를 구축·운영키로 해놓고 사업권을 포기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LPG충전소, 주유소 등의 사업자들이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과다한 구축비용 외에도 운영적자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소충전소 운영적자 불가피

한국수소산업협회가 지난 2018년 1월 ‘울산시 수소공급 거점도시 기반구축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한 ‘국내 수소충전소 운영 관련 비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의 연간 운영비는 단독충전소 약 3억2,000만 원, 복합충전소는 2억2,000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1월 기준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량(175대)과 2017년 12월 기준 충전이 가능한 6개소 중 4개소(단독 3개, 복합 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충전소 운영비용은 인건비(안전관리책임자, 안전관리원), 경상경비(복리후생비, 통신비, 시설유지비, 사무용품비), 공과금(전력비, 검사료, 보험료, 수도료 등), 일반관리비로 구성된다. 

 


운영비 항목 중 수소 구매비용과 시설 유지보수 비용의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소매입 가격을 kg당 7,500원으로 했을 때 연간 수소매입 비용은 약 1억7,000만 원이 나간다. 


특히 수소충전소의 충전가격은 수소전기차 구매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정부 정책가격(경유차 연료비 수준)으로 묶여 있는 데 반해 수소매입 가격은 현저히 높아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수소 매입가격과 충전가격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현재 수소매입 가격은 kg당 6,000~7,5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충전가격은 7,000~8,800원으로 수소 매입가격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은 kg당 1,000원대 수준에 불과하다.    


시설 유지보수비는 연간 1억8,200만 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보수 비용이 과다한 이유는 대량생산품이 아니고 해외수입부품이 많기 때문이다. 


또 공과금 중 전력비가 연간 약 1,0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더군다나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수소 전주기 안전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수소충전소 안전관리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수소충전소에는 정기검사, 자율검사, 수소품질검사 총 3종류의 검사가 있다. 정기검사와 자율검사는 비용이 같으면서 시설 규모에 따라 1회당 14만 원~250만 원으로 다양한데, 대부분의 충전소는 31만 원 구간에 있다. 



특히 분기 1회 받는 품질검사비는 1회당 97만 원으로 연간 388만 원을 지출해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수소 안전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충전소 설비 외관 위주의 기존 정기검사가 첨단장비를 활용해 촘촘하게 설비의 모든 부분을 확인하는 정밀안전진단으로 개편되면 검사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소충전소는 하루 250kg 공급 규모이다. 현재 수소 매입가격과 충전가격의 차이가 kg당 1,000원대로 보면 하루 250kg씩 1년 365일 쉼 없이 수소연료를 공급해도 9,000만 원 정도를 남기게 되는데, 이 금액으로 수소 매입비용 이외의 운영비를 충당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기재부, 운영보조금 지원 ‘난색’ 

현재 환경부가 1기당 50%(15억 원 한도), 국토부가 1기당 10억 원의 충전소 구축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같이 수소충전소 운영비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기획재정부에 수소충전소 운영보조금 지원을 여러 번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 분야에 구축비용과 함께 운영비까지 지원하는 사례가 없다는 게 기재부의 논리다. 수소충전소에 운영비까지 지원하면 CNG·LPG충전소 등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들고 있다. 


사실 수소충전소의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은 수소의 수요를 촉진해 충전소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수소경제 초기이고, 충전소가 경제성을 확보할 만큼 수소전기차의 보급이 크게 확대되는 데는 상당 기간 걸릴 것으로 보이기에 운영보조금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게 수소업계의 의견이다.   


일본은 ‘연료전지자동차 신규 수요창출 활동 보조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다. 전년도 실제 운영비를 기준으로 2/3를 최대 2,200만 엔(2억1,700만 원) 한도에서 지급하고 있다.  


도쿄, 가가와현 등의 지자체들도 정부가 지원하는 운영보조금(2/3 금액)의 차액 1/3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운영비를 최대 3,300만 엔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충전소 경제성 확보를 위해 운영보조금 신설을 검토하고, 구축비용 절감과 수소충전소에서 가능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수소전기차 리스 등)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소충전소 운영비 검토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 방안’에서는 쏙 빠졌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충분한 재정 지원과 수소전기차(승용차·버스·택시·트럭) 보급 확대로 수소충전소 수익성을 제고한다. 오는 2021년부터 튜브트레일러, 파이프라인 등 저장·운송 인프라 구축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융복합·패키지형 수소충전소 구축 확대를 통한 입지·비용 부담 완화와 함께 수소충전소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설비·기자재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체수소 충전소 대비 설비 면적 1/20 이하, 충전용량 3배 이상, 상압 수준의 공급·저장압력, 낮은 설치·운송비 등의 장점을 보유한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1기 이상의 액화수소 플랜트와 3기 이상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액화수소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충전소 경제성 확보 방안으로 제시된 것은 모두 수소충전소 구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운영지원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 또 중장기적으로 이뤄지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수소 가격 안정화 방안으로는 가스공사 등 전문기관 내 설치될 ‘수소유통센터’를 통해 수소의 적정 공급 가격(생산지→충전소)을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대용량 튜브트레일러 활용, 파이프라인 구축, 액화 운송 등 운송 효율성 제고를 통해 시장 중심의 가격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충전소가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기까지 충전 가격(충전소→수소차)은 기존 정책가격(8,000~9,000원/kg)을 유지토록 관리하는 한편 2022년까지 수소 공급 가격(생산지→충전소)을 6,000원/kg대로 낮추고, 2030년 4,000원/kg, 2040년에는 3,000원/kg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목표는 현실성이 부족한 과도한 수준이고, 중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수소경제 초기 충전소 운영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편 현재의 휘발유·경유 가격처럼 향후 수소 가격에도 각종 세금이 붙게 된다면 수소전기차 연료비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재부가 수소충전소 운영보조금 지원 의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부처 간 운영보조금 지원에 대해 충분한 협의나 공감대 없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운영보조금 신설 방안을 언급해 수소업계에 기대감만 부추기고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영보조금 외 지원방안도 부정적  

운영보조금 지원방안이 기재부 문턱을 넘지 못하자 다른 방안들이 검토됐지만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의 한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소업계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운영 지원방안으로 충전소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수소품질검사 비용 지원과 함께 전기료 인하 방안이 검토됐다. 


충전소는 가스안전공사로부터 분기 1회씩 연간 총 4회의 품질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당 검사비용이 97만 원으로 연간 388만 원이 든다. 그러나 기재부는 재정 상황을 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여 지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충전소는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 한해 1,000만 원 정도가 전기료로 나간다. 전기요금 구분에서 일반용을 적용받고 있어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기료가 저렴한 산업용 요금으로 변경해줄 것을 건의했지만 산업부 내 한전 담당 부서에서는 한전이 적자운영으로 힘든 상황을 설명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지난 2월 올해 업무보고에서 수소 도매가격 25% 인하를 통해 충전소 운영비용을 절감, 민간이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의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생수소 생산(제철소 2,000톤) → 운송(물류기업) → 공급(전문기업)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수소 가격 안정화를 위한 방안으로 수소유통센터를 설치하기 전에 이러한 방안을 추진한다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일부 지자체가 충전소 운영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현실화하면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에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자보증 기간이 지난 충전소는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급 초기 단계에서 충전수요 부족 등으로 수소충전소의 운영 손실이 불가피한 기간을 대략 10~15년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기간을 소위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으로 부르는데 이러한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투자비용과 운영비용 절감, 가동률 제고와 함께 공적 지원이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충전보조금 지원? 

수소업계가 가장 원하는 방안은 일본과 같은 운영보조금 지원이다. 일각에서는 운영보조금 지원이 힘들 경우 한시적으로 수소충전소의 운영 손실분의 전부 내지는 일부를 수소전기차 이용자의 충전요금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 충전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수소충전소는 외부 지원 없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한 충전요금을 그대로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서 받고, 정부가 충전요금의 일부를 정부 예산으로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 지원함으로써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운영보조금과 충전보조금을 비교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같지만 운영보조금은 수소충전소에, 충전보조금은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경우 현재 정책가격으로 경유차 연료비 수준에 맞춰져 있는 수소충전요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수소전기차 구매 유도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유사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전기차 이용자에게는 구매보조금이 지원되는 것은 물론 개인용 완속충전기 설치보조금, 전기차 충전용 전기 기본요금 면제와 전력량 요금 50% 할인, 급속충전 요금할인 등 충전용 연료비에 대한 직간접적인 공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 화물자동차나 버스, 택시 등에는 유류에 부과되는 세금 등의 인상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해주는 유류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는 “그동안 업계가 운영보조금 지원을 요구해왔지만 이제 수소전기차 이용자에 대한 충전보조금 지원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같지만 정부는 사업자보다 국민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할 것이고,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와 수소전기차 이용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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