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경빈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 대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가스계 소화설비 제조기업 동양기산㈜이 1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체코의 철강·엔지니어링 플랜트 분야 글로벌 기업인 비트코비체 머시너리 그룹(Vitkovice Machinery Group)과 손잡고 국내 수소산업 시장에 진출했다. 

동양기산은 비트코비체 머시너리 그룹의 자회사인 비트코비체 실린더즈(Vitkovice Cylinders)와 합작회사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를 설립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MEGC(Multiple Element Gas Containers; 집합형 가스컨테이너) 타입의 이동형 저장용기와 수소충전소용 저장용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980년 동양공영㈜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동양기산은 대형 건물과 플랜트의 소화 시스템 설계 및 엔지니어링, 이와 관련한 제품의 생산에 주력해 소방 분야의 종합 방재시스템 구축에 전념해왔다. 2001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이후 전문 소방설비 설계·제조·시공 업체로서 최고 수준의 방재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용량, 초고압 2분 방출식 청정소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올 상반기 내에 승인을 거쳐 출시할 계획이다.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동구권 기술 강국인 체코를 대표하는 전통의 기술기업으로 1828년 체코 오스트라바 지역에서 제철소를 창업한 이래 190여 년의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글로벌 기업에 가스용기와 압력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비트코비체 머시너리 그룹과 실린더즈 홀딩그룹 산하의 고압용기 전문 제조기업으로 그 명성을 쌓아온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1906년 심리스(seamless) 실린더의 생산을 개시한 이래 출시 제품마다 이 분야 최고의 기술 표준을 업계에 제시해오고 있으며, 1980년대 초에 시작된 빌렛(Billet) 타입의 실린더 및 압력용기는 그 기술과 안전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 동양기산은 세계 최고의 품질력을 갖춘 체코의 비트코비체 실린더즈와 손을 잡았다.

이러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유럽 고압용기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달성하면서 초고압 빌렛 타입 이동형 용기와 저장용 압력용기(500bar, 1,050bar) 분야의 강자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소경빈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 대표를 만나 국내 출시 제품과 사업계획에 대해 들었다. 

동양기산과 비트코비체가 합작회사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말해달라.

동양기산은 2018년 청정소화 시스템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품질과 안전이 담보되면서도 이전과 다른 수준의 초고압·대용량 가스용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물론 중국과 국내 시장에서 이러한 제품의 개발을 검토해보았으나 사업의 성패가 품질과 안전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시장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사내 의견에 따라 국내 런칭 시 가격 문제에 다소 곤란을 겪더라도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최고의 품질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마침 유럽과 미주 시장에 집중하던 비트코비체 실린더즈가 새로이 아시아 시장 전략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우리의 공격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전략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 

몇 번의 출장과 상담을 통해 비트코비체 그룹 경영진이 당사의 파트너십 제안에 화답하면서 협력관계가 성사되었고, 수소 이동형 저장용기와 압력용기를 중심으로 한 수소 비즈니스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5월 합작 파트너십에 의한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가 설립됐다.

비트코비체의 고압용기 기술력에 대해 설명해달라.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1828년 창업해 현재 가스용기와 압력용기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개업 초기 철광·제철·철공 제작소 사업으로 번성해 1800년대 후반 주변 강국들의 무기와 선박, 탄약 제조를 독점했다. 1800년대 후반엔 약 1만 명의 직공이 근무하는 초대형 제철소를 운영했다. 1차 세계대전 즈음에는 약 2만5,000명의 직공을 거느린 유럽 최대 수준의 공장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 축적의 결과로 1906년 고압용기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반 200bar 빌렛(Billet) 타입의 용기 제조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체코와 폴란드 등에 연간 90만 개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압용기 누적(2018년 기준) 2,500만 개라는 생산 기록을 달성했다.

▲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동양기산 본사 전경.(사진=동양기산)

이러한 기술력의 바탕에는 200년 가깝게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절대적이지만,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원재료의 수급에 있어서 그룹사 자체적으로 고품질의 균질한 원재료를 조달한다는 점과 아울러 고품질 제품을 위한 첨단 공장 설비와 검사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고 본다.  

최근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압력용기 분야에서 1,050bar 양산체제를 가동했고, 유럽 등 수소 시장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 글로벌 수소 비즈니스 기업들의 까다로운 기술 요구를 충족시키며 이들에게 이동용 저장용기와 초고압용기를 공급해오고 있다.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 설립으로 국내 수소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그동안 수소 시장 진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가.

국내 수소 시장은 알다시피 초기 단계이다. 일반 산업용 가스와 CNG 등의 시장에서 다져진 국내 기술 수준은 세계 일류급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우리나라의 기술은 지금 전개되고 있는 수소 인프라 확충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새로운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수소 인프라 기반은 어느 특정한 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소 에너지원은 국가의 거의 모든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건물과 주택 등 주거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수소 기반 산업은 어느 때보다 좀 더 먼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이의 핵심은 안전이다. 나아가 전 산업 부분에 적용할 수소 설비와 장비는 그 경제성과 내구성이 중요하다. 

▲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공정이 도입된 비트코비체 실린더즈의 고압용기 생산 현장.(사진=비트코비체)

이러한 이유로 우리 회사가 수소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최대의 관심사는 안전과 경제성이다. 어떻게 보면 상업적 논리로 이율배반적인 모순의 논리일 수 있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창성이라고 생각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격언처럼 그간 몇 가지 이유로 국내 업계에서 도전해보지 못한 것들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를 새로운 방식과 하드웨어로 수행하는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당사는 이러한 장기적인 관점과 안전·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통해 국내 수소 시장 환경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한마디로 수소 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는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수많은 스케일-업 과정이라 생각한다. 많은 시행착오와 관련 법규 등의 제반 여건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과감한 정부 정책의 지원과 관련 업계의 기술적 지원을 통해 이번 MEGC(집합형 가스컨테이너) 이동형 저장용기의 출시와 수소충전소용 저장용기의 국내 도입을 앞두게 되었다.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의 특장점과 경쟁력에 대해 소개해달라.

MEGC 타입의 이동형 저장용기는 알다시피 수소 선진국이라는 유럽시장에서 이미 보편화된 수소·CNG 운송 수단이다. 단순히 컴팩트형이라는 외형적 장점 외에 경제성과 활용의 유연성에서 매우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특징의 핵심은 구조적 안전성에 있다. 빌렛(Billet) 타입의 번들 용기에 운송 수소를 분산해서 운송·저장하는 방식은 혹 있을지도 모르는 대형 사고의 가능성을 분산시키는 구조적 효과를 갖게 되고, 문자 그대로 ‘심리스(seamless)’라는 개념의 빌렛 타입 용기는 그 안전도 면에서 이미 업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비트코비체실린더즈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공급할 예정인 실린더 MEGC 타입의 이동형 저장용기.(사진=비트코비체)

무엇보다도 용기를 번들화하여 강철 컨테이너 안에 직립시켜 운송함으로써 그 운송의 안전성이 매우 높다.

또한, 기존 대형 튜브트레일러의 절반 길이의 컴팩트 스타일로 주행 안정성이 매우 탁월하며, 자칫 장거리 운송이나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길이가 긴 튜브 타입의 트레일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주행 안전성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과 관련 지역 주민의 민원제기 등으로 사업추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수소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할지라도 국민의 지지가 없이는 사업추진이 매우 어렵다. 즉 주민의 수용성 문제이다. 그 핵심도 역시 안전성이다. 

당사의 MEGC 이동형 저장용기는 내부가 노출되지 않는 밀폐형 컨테이너에 운송함으로써 실질적인 안전성은 물론 대중에 시각적으로 노출되지 않아 운행 시 느낄 수 있는 위압감과 두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산체제는 어떻게 구축했는지 궁금하다.

이동형 저장용기의 양산체제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한두 가지 국내 법규 관련 인증을 확보하는 절차상의 문제를 남겨 두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체코의 비트코비체 실린더즈는 연간 90만 개의 실린더를 생산하는 규모의 공장이며, 이미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이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집합형 실린더 MEGC의 생산은 용기를 제외한 모든 부분, 즉 운반체, 피팅과 튜빙 부분에서 이미 국산화를 이룬 상태이다. 이를 통해 집합형 실린더 MEGC의 경우 연 120세트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500bar, 1,050bar의 압력용기의 경우에도 고객의 요청에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현지에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고객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비트코비체 실린더즈 생산 현장 전경.(사진=비트코비체)

올해 사업계획과 한국 시장에서 중장기 달성 목표는.

올해는 사업개시 2년차를 맞는 해이다. 그동안 당사가 국내 수소 시장을 위해 준비한 운송 솔루션과 저장용기 시스템을 마침내 소개하는 아주 중요한 해이다. 

당사의 수소운송용 솔루션과 저장용기 시스템은 단순히 일차적으로 수소 현장 상품 적용에 그치지 않고, 연관되어 개발되고 있는 여타 수소 인프라 설비와 장비에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플랜이 가동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소 운송법규의 정비와 이와 관련한 새로운 운반수단이 개발되는 시기에 맞춰 당사에서도 2차, 3차 업그레이드된 운송 솔루션을 계속해서 소개하고 제안할 예정이다. 

끝으로 수요처 등에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나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국내의 수소 인프라는 그 양과 질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이다. 특히 관련 법규는 현재 관계 부처에서 정비 중이라고 알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수소 현장에서 아직까지는 일의 진행에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으리라 본다. 

우리가 현재 수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고, 현재도 개발 중인 여러 제품은 우리의 기술 수준에 부합하는 품질 면에서 손색이 없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비즈니스는 장기적인 플랜과 안목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 수소 시장의 현실에 맞는 사업 운영 목표가 필요한데, 옛것을 답습하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이를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회사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많은 조언과 질책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를 귀담아듣고 또다시 제품에 담아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성공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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