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수 한국가스공사 수소사업처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해 4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한 한국가스공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한다. 

가스공사는 올해 1월 1일부로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 사업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역할을 수행했던 기존의 기술사업본부를 본격적인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신성장사업본부’로 재편하고, 그 밑에 ‘수소사업처’를 신설했다. 

가스공사는 이미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최대 출자사로 참여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고, 이번에 수소사업처를 신설함으로써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가스공사는 수소사업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 원을 신규 투자해 수소생산시설 25개소 구축, 튜브트레일러 500대 보급, 수소 배관망 700km 건설을 추진한다. 또 지난달 제정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에 근거해 수소유통 전담기관으로 지정될 예정으로, 수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소유통사업도 벌이게 된다.   

가스공사 초대 수소사업처장으로 선임된 김천수 처장을 만나 수소사업 추진 계획을 들었다.  

먼저 수소사업처장으로 부임하게 된 소감을 말해달라.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어 솔직히 어깨가 무겁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우리 공사의 신성장 동력 창출 차원에서 열심히 하고자 한다. 

공사는 지난해 4월 미래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선도하고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사는 수소사업 로드맵에서 선제적 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산업의 상업 기반 조성, 수소산업 전 밸류체인의 기술 자립 실현, 선진국 수준의 안전관리 체계 확립을 ‘4대 추진 방향’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수소산업이 차세대 국가 핵심사업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래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새로운 가스공사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겠다.

수소사업처가 신설된 의미와 함께 수소사업처의 역할과 조직 구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가스공사 내에 수소사업처가 신설되었다는 것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공사가 수소사업에 대해 구상을 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구체적으로 실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소사업처는 수소기획부, 수소인프라부, 수소유통부, 연료전지사업부 4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부서들을 통해 수소경제 활성화의 기반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전경.(사진=가스공사)

수소기획부는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중장기 로드맵을 담당하면서 수소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소법의 하위법령 제정 작업도 보조하게 된다. 

수소 인프라부는 수소생산기지 및 수소배관, 수소 튜브트레일러 등의 수소 인프라 구축사업을 담당한다. 

수소유통부는 수소산업의 상업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유통구조 효율화로 수소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운송방법·거리 등에 따른 가격 편차 해소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 방안’을 통해 ‘수소유통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소유통센터는 적정 수준의 수소 가격을 유지·관리하고, 장기적으로 대용량 튜브트레일러 제작, 파이프라인 건설, 액화 운송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중심의 수소 가격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법에 근거해 가스공사가 올해 말경 수소유통기관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연계해 가스공사 내에 수소유통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과 지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가스공사가 초기 마중물 역할로 수소유통센터의 운영·관리를 담당하다가 향후 독립적인 기구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료전지사업부는 연료전지 인프라 보급 업무를 담당한다. 가스공사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통해 LNG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BOG(증발가스)를 연료전지 발전소에 공급해 전력 및 열을 생산하는 사업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600~1,000MW 규모의 연료전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가스공사는 직접 발전사업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수원 등 기존 발전사들과 협력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추진현황을 말해달라. 수소사업 로드맵의 후속 계획과 방안들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가스공사는 우선적으로 수소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수소충전소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13개사가 참여한 민간주도의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를 출범시키고, 오는 2022년까지 1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공사 자체적으로도 김해에 수소 제조설비를 설치한 수소충전소 구축을 진행 중이다. 김해 수소충전소 구축은 현지에 수소추출기를 설치해 수소 생산을 실증하고, 실제 상업용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사업화가 병행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앞으로 구축해나갈 거점형 수소생산기지의 테스트 베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김천수 한국가스공사 수소사업처장이 집무실에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공사의 대구 본사 인근 부지에도 자체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 충전소는 내년 6월 대구에서 열리는 ‘2021 세계가스총회’에 참석하는 전 세계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수소경제 쇼케이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수소유통센터 설립을 위한 전문용역을 진행했다.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중 수소생산기지, 수소 배관 등의 수소 인프라 구축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전문용역도 진행 중이다. 거점형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 및 수소 전용 배관 구축 계획을 통해 점차적으로 수소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사는 경제성 있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공사의 수소사업의 숙제 중 하나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거점형 생산기지 건설과 배관망 구축을 통해 효율적인 수소 공급망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 증대와 수소연료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겠다.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는 관련 법 정비 등 해결 과제들이 많은 것 같다. 가스공사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계획과 해결 과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말해달라. 

공사는 전국 4,854km에 이르는 천연가스 배관망과 공급관리소 403개소를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생산시설 25개를 구축하고 설비 대형화 및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출 계획이다.

최근 착공한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통해 수소생산시설의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2기 구축사업에 착수한다.   

▲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16일 가스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 사옥에서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 착공식’을 개최했다.(사진=가스공사)

먼저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법 하위법령 제정을 도와야 할 것이며, 안전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필요한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향후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도와 법적 근거를 빠르게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정 작업에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부지확보와 인허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수소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가스공사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40년간 이를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와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공사의 장점을 기반으로 천연가스 기반 사업구조에서 수소와 같은 친환경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확대해 나간다면 수소산업도 천연가스 산업처럼 공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소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많은 재원이 들 것이다.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재원조달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가스공사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 원을 신규 투자해 일자리 5만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사는 우선 기본적으로 자체자금으로 수소사업의 재원을 조달할 방침이고, 수소생산기지 및 수소배관 투자비는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투자유치, 정부 및 지자체 출자 등의 외부 재원도 조달해 수소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총투자비 4조7,000억 원 중 1조 원은 자체자금으로 하고, 나머지 3조7,000억 원은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가스공사가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도시가스사와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구상하고 있나.

수소경제는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사는 천연가스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천연가스 인프라망 구축과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연료전지 사업, 수소 안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시가스사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으며, 실행과정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협의하고 진행해 나갈 것이다. 

수소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대응해나갈 계획인가.

지난해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 시 수소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수소경제 활성화의 가장 큰 과제는 수소가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국민에게 제대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공사는 수소의 안전성과 수소 관련 시설의 안전관리 방안을 인근 주민과 일반 국민에게 적극 홍보하고, 시범사업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해 안전 관련 기준을 정립할 것이다. 

또한 천연가스사업에서 얻은 안전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최고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 11일 강원도, 삼척시와 ‘강원도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협력사업 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가스공사)


올해 수소사업처의 주요 사업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가스공사는 올해 수소가격 안정화와 인프라 구축을 주요 사업계획으로 추진한다. 먼저 수소유통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수소가격의 안정화에 힘쓸 예정이다. 

또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거점형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 및 수소 전용 배관 구축 계획 등을 통해 수소공급 인프라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해 제조식 충전소의 경우 충전소는 오는 8월 준공 예정이고, 가스공사가 46억 원을 투입하는 수소 제조설비는 내년 8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해 수소충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지역 수소전기차 이용자들의 편의성 향상은 물론 시간당 수소 25kg 생산이 가능한 제조설비 설치로 김해시 인근에 수소충전소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해부터 정부가 처음으로 추진하는 거점형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 2기 구축사업도 착수한다. 현재 지자체 공모를 통해 부지 선정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말에 발주해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수소사업처장으로서 업무에 임하는 각오와 함께 관련 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탄소사회에서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서는 관련 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 발전에 힘쓸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도움을 기대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