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퓨얼셀이 자체 개발한 순수수소용 발전용 연료전지.(사진=에스퓨얼셀).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2016년 8월 국내 최초로 충청남도 태안에 300MW급 태안IGCC 실증 플랜트를 준공해 운영 중이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이하 ‘IGCC’)은 고온·고압 조건에서 석탄을 산소·증기와 반응시켜 수소 및 일산화탄소로 전환한 후 가스터빈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가스화 반응 중 고온에서 용융되어 석탄 회분이 유리 형태로 제거됨으로써 미세먼지가 없고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석탄가스화를 통한 수소생산은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비용의 20% 정도 수준으로 저렴하다.

IGCC의 연계 기술인 석탄가스화 연료전지(Integrated Gasification Fuel Cell, 이하 ‘IGFC’)는 석탄가스화에서 생산된 합성가스(주성분: 수소·일산화탄소)를 고순도로 정제해 연료전지의 연료로 이용해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차세대 융복합 기술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태안IGCC 설비에서 생산하는 합성가스를 활용한 연료전지 연계운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계운전에 사용된 연료전지는 에스퓨얼셀이 개발한 순수수소용 발전용 연료전지(PEMFC)로, PEMFC도 발전용 연료전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GCC 합성가스 활용 IGFC 개발
한전 전력연구원, 한국서부발전 및 고등기술연구원 등은 지난 2016년부터 ‘IGFC 적용을 위한 석탄 합성가스 정제 및 전환기술 개발’ 국책과제를 통해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IGCC 부지 내에 IGFC 시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석탄가스화-수소연료전지 연계 기술은 가스터빈 용량을 초과하는 잉여 수소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하지만 연료전지에 적합한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전력연구원은 고등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제기술을 개발했다.

석탄 합성가스에 포함된 일산화탄소, 황화합물, 미세분진 등을 제거해 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하고, 시간당 160N㎥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IGFC용 석탄 합성가스 정제 및 전환 설비를 구축했다. 

석탄 합성가스를 정제 과정 없이 연료전지에 직접 사용할 경우 연료전지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고순도 수소 제조 공정이 개발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IGCC 부지 내 구축된 IGFC 시스템 개념도.

에스퓨얼셀(대표 전희권)은 IGFC 시험 시스템의 최종단계인 연료전지 발전을 위해 자체 개발한 발전용 연료전지(PEMFC) 100kW를 납품했다. 당초에는 연료전지 발전을 위해 PAFC(인산형 연료전지)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로 사용될 만큼 신뢰도가 높고 순수 국내기술로 발전용 PEMFC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에스퓨얼셀의 연료전지 제품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연료전지’는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기술로, 분산발전 후보군에서 가장 높은 발전효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수소뿐만 아니라 탄화수소계의 연료를 수소로 개질해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발전 시스템과 비교해 배기가스 유해물이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연료전지의 종류에는 인산형(PAFC), 용융탄산염(MCFC), 고체산화물(SOFC), 고분자전해질(PEMFC) 등이 있다. 이 중 PEMFC는 다른 방식의 연료전지보다 가동 온도가 낮고 빠른 기동 특성과 함께 DSS(Daily Start & Stop) 운전에도 내구성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에스퓨얼셀의 IGFC용 연료전지(PEMFC)가 다양한 환경에서의 실증운전을 통해 성능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IGCC를 활용한 IGFC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연료전지에 대한 400시간 실증운전을 통해 IGCC와 IGFC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전력연구원은 태안화력본부에 석탄가스화-수소연료전지 연계 기술 적용 시 연간 5,000톤의 수소생산과 약 3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석탄가스화를 활용한 대규모 수소생산 설비 설계기술 및 수소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량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석탄가스화 복합발전과 연계한 친환경 연료전지기술을 개발했다”라며 “앞으로도 석탄가스화 기술과 연료전지를 결합한 융복합 연구를 활발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수수소 발전용 연료전지 가능성 확인
에스퓨얼셀은 지난 3년여간 자체 기술로 부생수소(순수수소)용 발전용 PEMFC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IGFC 연계운전에 사용된 연료전지 제품은 국산화율 95% 이상, 전기효율 50% 수준의 단위 모듈 50kW급의 순수수소용 발전용 연료전지로 대면적 스택, 수자립 공정 등 에스퓨얼셀만의 독자기술이 많은 부분 적용되었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의 국산화율은 약 57% 정도로, 주요 핵심부품은 아직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은 스택, 전자장치, 운전장치(개질기, 열교환기, 블로어 등)로 구성된다. 주요 소재 중 스택의 구성품인 막전극접합체의 전극 촉매와 이온교환막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많은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조기에 국산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작은 에너지로 더 큰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기에 효율이 상당히 중요하다. 에스퓨얼셀은 다양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 보완해 오면서 효율을 증가시키고 제품가격을 낮춰왔다.

▲ 에스퓨얼셀은 순수수소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면적 스택(사진)을 적용해 시스템 가격을 낮췄다.(사진=에스퓨얼셀)

IGFC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경우 대면적 스택을 적용해 시스템 가격을 낮췄다. 스택 자체의 면적이 커지면 스택에 적층하는 셀 수가 줄어들어 시스템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에스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의 양산을 고려해 대면적 스택 기술을 적용했다. 대면적 스택은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에스퓨얼셀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 순수수소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수자립 공정도.(사진=에스퓨얼셀)

또한 수자립 공정을 통해 한 번의 물 주입으로 장시간 운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개발했다. 수자립 공정은 처음에 한 번 물을 주입하면 수소(H2)와 산소(O2)의 전기 화학반응에 의해 계속 생성되는 물(H2O)을 재활용하는 ‘100% 워터 리사이클 기술’로 연료전지의 신뢰성과 효율을 높인다. 외부에서 수시로 물을 끌어다 주입해야 해서 정수 필터 내구성 저하 등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소한 것이다.   

연료전지가 가동되면 수소의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전기이지만 연료전지에서 발전된 전기는 직류전기이기 때문에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가 필수적이며, 발전된 전기용량에 따라 이에 맞는 용량을 가진 인버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에스퓨얼셀의 IGFC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된 인버터는 다양한 용량에 대응할 수 있다. 여러 대의 인버터가 1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기존 모델과 부품공유가 가능하고, 다양한 용량의 인버터 개발에 용이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 단축과 인버터 가격 인하에 크게 기여했다.

▲ 에스퓨얼셀은 순수수소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새로운 순환 펌프를 적용했다.(사진=에스퓨얼셀)

김민석 에스퓨얼셀 연구소장은 “기존의 발전용 연료전지로는 PEMFC보다는 대용량 제작에 용이하고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발전효율이 42~47% 수준인 PAFC와 MCFC가 주로 사용되었다”며 “이번 IGFC용 연료전지 시스템과 같이 순수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 PEMFC도 발전용 연료전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IGFC는 기존의 석탄화력발전 방식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의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기존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개념 발전기술로서 그 전망이 밝아 IGFC용 연료전지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개보수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을 IGFC 기술을 통해 선점한다면 고부가가치 산업육성과 고용증대 등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이번에 IGFC 연계운전(100kW)에 성공함으로써 오는 2025년까지 10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에스퓨얼셀의 순수수소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 에스퓨얼셀의 효자 상품 건물용 연료전지.(사진=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태양광 전문기업인 에스에너지가 지난 2014년 GS칼텍스의 연료전지 연구팀을 중심으로 설립한 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 주택·건물 및 발전용 등 소용량에서 대용량까지 넓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8년 10월 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국책과제를 통해 유럽 맞춤형 건물용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며, 중국 대련화성과일신에너지유한공사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을 위한 합자기업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SOFC 개발에도 나서 연료전지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해외에서는 미국, 일본 등 7개국이 IGCC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와 히로노에 500MW급 IGCC 2기를 추가 건설 중으로 IGCC에 가장 적극적이다. IGFC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부(DOE) 산하의 NETL이 주관하는 SECA(Solid State Conversion Alliance)를 통해 개발한 SOFC를 IGFC와 천연가스 기반의 연료전지 발전(NGFC)에 연계하는 MW급 실증연구를 2020년에 시작하고, 2025년부터는 상용급 실증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02년부터 J-Power사가 NEDO의 지원 하에 EAGLE(Coal Energy Application for Gas, Liquid and Electricity)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연료전지, 가스터빈, 증기터빈이 연계된 종합 발전 시스템의 실증연구를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고유의 EAGLE 가스화기를 개발했다.

Chugoku Electric Power사와 J-Power사가 공동 출자해 지난 2009년 설립한 ‘Osaki Coolgen Corporation’사는 IGCC-CCS(Carbon Capture and Sequestration)-IGFC의 실증을 목표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약 13년간 3단계에 걸쳐 IGCC에 의한 고효율 석탄화력발전 실증, 이산화탄소 분리·회수 설비 가동, 석탄 합성가스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형 IGFC 실증설비 구축·운전 등의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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