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계룡시 두마면 제2산업단지에 위치한 알티엑스 계룡공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전기차 및 연료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전기차는 수출을 포함해 2022년 8만1,000대, 2040년 62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연료전지의 경우 발전용은 수출을 포함해 2022년 1.5GW, 2040년 15GW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또 가정·건물용은 2022년 50MW, 2040년 2.1GW를 보급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로 수소전기차 및 연료전지 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소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한편 발전용 연료전지 설치 확대를 위한 지자체, 발전사, 연료전지 제조기업 등 간의 MOU 체결 및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물밑 접촉이 활발하다. 포스코, 두산 등 대기업들은 연료전지사업을 분사해 독립시키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기업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수송용(수소전기차), 건물·발전용 등의 연료전지 핵심부품 중 하나인 스택은 수소와 공기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사람의 심장과도 같다. 스택의 전극 부분에는 이러한 반응을 돕는 촉매가 필수적이지만 대부분 외산을 적용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나노소재 전용 전자빔 장치를 이용해 수소연료전지용 백금 촉매 및 백금합금 촉매의 양산체제를 구축한 알티엑스가 주목받고 있다.    

전자빔 이용 나노입자 양산 공정 상용화
지난 2009년 5월에 설립된 알티엑스(대표 조형근, 천세욱)는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전자빔을 이용한 금속 나노입자 제조 공정 및 장치’와 ‘고주파 전자가속기 제작’에 관한 특허를 이전받아 연료전지용 백금촉매, 전도성 금속나노입자, 비파괴검사기, 컨테이너검색기 및 암 치료기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기업으로, 지난 2017년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코렌스(회장 조용국)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알티엑스는 핵심기술로 ‘소형전자빔 장치 제조기술’과 ‘금속 나노입자 및 대량 생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자빔을 이용한 나노입자 양산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 연료전지용 촉매 핵심 양산설비인 초소형 전자빔 장치.

전자빔 기술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를 금속 전구체가 포함된 수용액에 조사해 물분해에 의해 생성된 다양한 화학종 중 강력한 환원력을 가지는 수화전자가 금속이온을 환원시켜 짧은 시간에 균일한 금속 나노입자를 제조한다.

또한 기존 화학공정에 비해 친환경적이며, 공정시간을 단축해 경제적이고 효율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기존 공정에 비해 1/3 정도의 공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알티엑스 측의 설명이다.

채근석 알티엑스 상무(연구소장)는 “전자빔 기술은 기존의 화학적 제조방식과 달리 화학적 환원제를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친환경 공정일 뿐만 아니라 상온에서 제조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라며 “특히 화학적 방식에 비해 입자 크기가 작고 입자 크기 분포가 매우 균일하며, 화학적 방식보다 공정변수가 적고 반응속도가 빨라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전자빔은 높은 에너지를 이용해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킴으로써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나노 분야에서는 연료전지, 태양전지, 광촉매, 인쇄전자, 이차전지, 조영제, 배기가스저감 촉매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는 바이오 에탄올 생산효율을 높이고 중질유를 개질해 고품질화하는 기술, 전자·반도체 분야는 리소그래피, 박막, 실리콘 등의 소재 코팅·개질 및 미세 패터닝 기술로 각각 응용할 수 있다.

고분자 분야에선 수지를 코팅해 특수기능(광택, 부식방지, 칼라)을 부여하거나 연료전지 분리막 등 고기능성 고분자 재료를 제조할 때 적용할 수 있다.

이밖에 PCBS, 산업폐수 등 환경유해물질의 분해, 산업폐수로부터 고가의 유용 금속자원 회수,  컨테이너검색기 및 비파괴검사기 등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알티엑스는 전자빔 기술을 이용해 연료전지용 금속 나노입자 촉매(Pt/C, PtRu/C, PtCo/C), Core-Shell 형태의 인쇄전자용 나노입자(Cu@Ag),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LMP, NCM) 및 기타 금속 나노입자(Pd, Ni) 등을 개발했다.

전자빔 이용 연료전지 촉매 개발
알티엑스는 수소경제에 대비해 꾸준하게 연료전지 촉매 개발을 진행해 왔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촉매로는 백금(Pt) 촉매가 있다. 촉매에 고가의 백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생산비용이 증가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또 탄소 담지체의 부식이 촉매의 활성 면적을 급격히 감소시켜 연료전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촉매의 낮은 내구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채 상무는 “알티엑스는 촉매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백금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 알티엑스 연구원이 촉매 자체 특성 평가를 하는 모습.

알티엑스는 전이금속을 기반으로 한 합금 촉매, Core-Shell 구조의 나노입자 촉매 등 백금 촉매의 합금화 또는 대체 촉매의 개발 등 촉매 자체에 관한 연구와 함께 카본블랙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탄소 나노 재료를 담지체로 사용한 촉매, 금속산화물을 담지체로 사용한 촉매, 기존에 사용하는 탄소 담지체의 표면처리 및 이종원소 도핑 등의 담지체 내구성 개선에 관한 연구를 병행했다. 

이처럼 고성능의 연료전지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 적용한 기술이 바로 ‘전자빔 이용 금속 나노입자 제조기술’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로딩량(10~80%)을 가진 백금 담지 촉매를 합성하고, 다양한 탄소 지지체(흑연화 탄소, CNT, CNF, 그래핀 등)를 이용한 고분산 담지 촉매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고온열처리를 통해 탄소 지지체 결정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연세대, 숭실대, 에너지기술연구원, KIST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합금촉매 및 내구성 향상을 위한 이종원소 도핑법을 개발해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 및 표면처리 기술’을 확보했다.

알티엑스는 지난 2016년 전자빔을 이용한 Pt/C 촉매의 양산공정(100g/day)을 확보한 데 이어 현재는 250g/day급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양산공정의 최적화를 완료했다. 또 2016년에 탄소 지지체 열처리 및 표면처리를 통해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 제조 공정(1kg/day) 기술도 확보했다.   

현재 KIST, 에너지기술연구원, 화학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대학 등의 연구기관과 MEA 개발업체에 연료전지용 촉매를 공급 중이다. 

▲ 연료전지 촉매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계룡공장에 설치한 고온열처리 장비.

또한 알티엑스는 PtNi, PtCo, PtY, PtIr, PtRu, PtIrY, IrRuY 등의 다양한 합금촉매 개발 및 양산공정 최적화를 진행 중으로, 국내 MEA 개발업체 및 연구기관에서 시제품 평가를 받고 있다. 

알티엑스는 △고내구성·고성능 촉매 제조 방법에 대한 저가 양산공정 개발 △국내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통한 소재 개발 △제조공정 최적화를 통한 핵심 소재 국산화 △평가 공인기관의 테스트를 통한 신뢰성 확보 후 이를 이용한 판매처 확보 △기존 판매처 시제품 제공 및 현장평가 후 판매 △해외 선진 촉매 회사들과의 비교 테스트를 통한 해외 글로벌 시장 마케팅 등의 사업화 전략을 통해 최고 성능과 내구성을 나타내는 합금촉매 양산으로 매출 극대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연료전지 촉매 양산체제 구축
알티엑스는 전자빔 기술을 이용한 연료전지용 백금 및 백금합금 촉매의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지난달 11일 충남 계룡시 두마면 제2산업단지에서 연료전지용 촉매공장(계룡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세계 최초로 나노소재 전용 전자빔 장치를 상용화한 알티엑스는 이번에 준공한 계룡공장에 초소형 전자빔 장치를 구축해 백금 및 백금합금 촉매를 생산한다. 계룡공장은 약 6,356㎡ 부지에 3개 동 약 4,060㎡ 규모로 연료전지 촉매 및 나노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탄소분쇄실, 용액제조실, 후처리실, 열처리실, 건조실, 시험평가실 등을 갖췄다.

▲ 알티엑스 연구원이 전자빔 장치의 운전 테스트를 하는 모습.

전자빔 장치는 가로·세로 각 1.5m, 높이 2m 크기로 초소형이지만 방사선 차폐막에 빔 조사기와 반응기가 탑재돼 있고, 300kV의 고전압을 견디며, 내부진공을 유지할 수 있다.   

채 상무는 “알티엑스가 제조하는 소형전자빔 장치는 기존 외국 장비에 비해 간단한 구조로, 크기와 가격이 경쟁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설치 면적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경제적”이라며 “이 장치로는 연료전지용 백금 촉매 이외에도 고전도성 나노입자, 바이오센서, 화장품용 나노입자, 저가용 고전도성 코어쉘(Core-Shell) 합금입자 등 다양한 나노소재를 생산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알티엑스는 계룡공장에서 생산한 연료전지 촉매를 자동차 메이커 및 연료전지 핵심부품 기업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연료전지용 촉매 양산라인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초소형 전자빔 장치 3대가 설치돼 있지만 추가로 27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험실의 연료전지 테스트 장비도 현재 2대에서 추가로 4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 알티엑스 계룡공장에 설치된 연료전지 테스트 장비.

알티엑스는 오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연료전지용 촉매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하면 월 1톤 규모의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채 상무는 “현재는 개발한 촉매를 소량으로 수요처에 공급하면서 고정 고객을 확보해나가는 단계”라며 “앞으로 시장이 확대되면 양산체제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티엑스의 성공 가능성은 고성능 촉매 제조기술 이외에도 모기업 코렌스가 창업 초기부터 구축한 글로벌 완성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한편 코렌스는 전기차 분야에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코렌스는 지난해 7월 부산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부산 강서구 33만여 ㎡ 부지에 20여 개 협력업체와 약 7,6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핵심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해 전기차 엔진에 해당하는 전동파워트레인을 생산할 예정이다.

희소 금속인 희토류를 이용하지 않는 저비용·고성능·고효율의 제품으로 글로벌 탑 완성차 제조사에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 원 규모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조용국 코렌스 그룹 회장은 “향후 미래 산업에서는 나노 소재 기술 보유가 기업 및 국가 경제에 핵심이 될 것”이라며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코렌스 그룹과 알티엑스가 세계적인 나노소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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