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헌 한국동서발전 동해바이오화력본부 사업개발파트장.
[월간수소경제 김주헌 객원기자]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힘을 모으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국제적인 약속인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른바 ‘신기후체제’가 지난 2016년 11월 4일 선포되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한국은 2030년까지 BAU(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에너지 분야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7%를 차지한다. 신기후체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지 않고서는 사실상 협약이행은 불가능한 것이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 중 발전부문의 에너지 전환이 가장 쉬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통해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0%까지 확대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발전 설비는 대규모 원전, 석탄 일변도에서 벗어나 친환경 분산형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태양광(33.5GW) 및 풍력(17.7GW)을 확충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는데, 이는 2030년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88%에 해당한다.   

▲ 강원도 동해 북평국가산업단지 내 한국동서발전의 부지에 조성되는 국내 최초 MW급 P2G 실증단지는 해파랑길 햇빛발전소(2.4MW, 사진)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예정이다.(사진=동서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의 문제점
발전부문에서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제약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풍력과 태양광 등 변동적 재생에너지(VRE, Variable Renewable Energy)의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기후 조건 등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통한 계통의 안정성을 고려해 계통에 연계하지 못하는 유휴 전력의 저장과 활용을 위한 수소 생산 및 저장기술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를 넘어가는 2022년 4월까지 3년간 2MW급 수소 생산·저장 시스템을 개발하고 2년간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P2G(Power-to-gas)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사업이다. 

P2G는 재생에너지 유휴 전력을 활용, 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제조·저장·전환하는 기술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로 인한 유휴 전력의 활용도를 높이고, 전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40여 개의 P2G 시스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5개의 P2G 실증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 동해 P2G 실증단지는 동서발전 동해바이오화력본부(사진)가 인접해 수전해에 소요되는 CO2, DI Water 공급이 용이하다.(사진=동서발전)

국내 최초 MW급 P2G 실증단지 구축 
국내 최초의 MW급 P2G 플랜트 실증단지는 강원도 동해 북평국가산업단지 내 한국동서발전의 유휴 부지에 구축될 예정이다. 이곳의 P2G 실증단지는 R&D 과제 평가 시 동해 해파랑길 햇빛발전소(2.4MW)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R&D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계획을 제출해 국가 R&D 과제로 최종 선정됐다. 

P2G 실증단지에는 해파랑길 햇빛발전소뿐만 아니라 동해화력 2.0MW의 태양광과 5MW ESS가 건설 중이며, 추가로 2.4M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으로 총 6.8MW의 재생에너지원이 확보되어 기술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상용 플랜트로 전환할 수 있는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P2G 실증 플랜트는 정부의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거점이 될 예정이다. 이번 P2G 기술개발 사업에는 총 15개 기관이 참여해 알칼라인 수전해 장치와 PEM수전해 장치 및 BOP 개발, 차세대 수소저장 기술인 LOHC 기술개발, P2G 플랜트의 통합시스템 연계기술과 실증단지 구축을 위한 설계기술 및 운영 제어기술 개발 등 P2G R&D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곳 실증단지는 동서발전 동해바이오화력본부가 인접해 수전해에 소요되는 CO2, DI Water(초순수)공급이 용이하고, 연료전지 발전설비(15MW)를 건설 중이어서 수소 메탄화 반응 가스 그리드 연계 및 수소 활용에도 수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지난 8월 29일 개최된 ‘강원도 수소경제 산업생태계 조성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동서발전)

동서발전은 지난 8월 29일 강원도와 함께 P2G R&D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연구성과에 대한 효율적인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원도 수소경제 산업생태계 조성 세미나’를 개최했다. 

수전해 관련 기업과 지자체 공무원 등 13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가 수소경제로드맵과 향후 추진방향, 국내 수소산업 동향 및 전망, 그린 수소 생산기술 전망, 대용량 수소사용처 안전성 이슈 및 대책 등의 발제가 진행됐다.

강원도는 ‘수소 기반 에너지 거점도시’ 조성계획 소개와 함께 P2G R&D 실증 클러스터 조성 및 기업유치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을 대상으로 R&D 실증단지와 연계한 국가산업단지(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통해 실증단지 내 입주 시 지원계획을 설명했다. 

강원도는 P2G R&D 사업이 강원지역의 혁신사업으로 산업화 할 수 있도록 이미 조성된 산업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새로운 수전해 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과 수소에너지에 대한 지역 수용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 자료=한국동서발전 동해바이오화력본부.


강원도에 필수적인 ‘P2G 기술’
강원도는 풍력과 수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풍력발전설비는 331MW이며, 현재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풍력발전설비 용량이 약 3.6GW에 이를 만큼 풍력 에너지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강원도의 풍력 자원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서는 P2G 기술이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수전해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될 것이다.

영동권을 중심으로 대관령, 삼척, 양양, 정선, 영월 등의 지역에서 풍력 발전사업이 개발되고 있다. 풍력발전사업 추진은 주민 수용성, 인허가, 송전제약, 투자재원 확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강원도 지역은 송전선로의 확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송전제약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P2G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강원도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를 넘어가는 2022년 이후를 대비해 미활용 전력 활용 및 재생에너지 부하 안정성을 위한 P2G 기술이 가장 필요한 지역이다.

한편 강원도, 삼척시, 동서발전은 지난 3월 25일 삼척 원전 해제부지에 ‘수소 기반 에너지 거점도시 조성사업’에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연료전지 기반 분산전원 사업, 수전해 수소 상용 플랜트 조성, LNG 개질 수소생산설비 구축, 주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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