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16일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2019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가 열렸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주요 20개국(이하 G20)이 참여하는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에너지전환에 있어 수소에너지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R&D 투자 등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자동차 등 민간기업들도 국제적인 민관 협력과 수소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15∼16일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2019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혁신’을 주제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선순환 가속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파리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등을 통한 에너지전환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R&D와 민간투자가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시장과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수소경제, 주요 의제로 다뤄져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에너지와 환경에서 수소가 가지는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G20 차원에서 R&D 투자, 규범과 표준 등 구체적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전 세계 수소 관련 민간 기업들의 모임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 기간에 별도의 회의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지난 16일 공식 오찬 회의에서 보고했다.

공동 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G20 에너지 장관회의에서는 에너지 부문에 대한 공동선언문과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G20 에너지장관들은 에너지전환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에너지 효율성, 재생에너지 및 혁신을 위한 정책, 재정 및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했다.

공동선언문을 기반으로 한 행동계획에서는 자발적 에너지전환을 위해 수소에너지, CCUS·탄소 재활용, 디지털화, 에너지효율, 에너지 가치사슬, 재생에너지, 전력시스템, 원자력, 천연가스와 화석연료 등의 분야에서 협력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2017년 이후 한국의 재생에너지, 효율 향상 등 에너지전환 정책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한국의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주 실장은 한국이 올해 1월 ‘수소경제 로드맵’을 마련해 궁극적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임을 밝히고, 친환경 수소시대로 전환을 위한 G20 차원의 공동 노력의 중요성도 제기했다. 

▲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 참석해 친환경 수소시대로 전환을 위한 G20 차원의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제기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현대차, 국제적 민관협력 및 인프라 투자 확대 강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5일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 오찬에서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자격으로 공식 연설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공식 발언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경제 사회가 일부 국가, 특정 산업만의 어젠다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와 산업, 기업이 함께 참여해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미래를 향한 공통의 목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위원회가 많은 정부, 국제기구와 협력해 전세계 에너지 전환 노력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에너지와 수송을 넘어 모든 분야의 리더들이 수소경제 사회를 구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 수석부회장 발표에 이어 일본 산업계 대표이자 수소위원회 회원사인 도요타의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사인 에어리퀴드 베누아 포티에 회장의 발언도 이어졌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은 “수소위원회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수소 시장 확대를 위해 20개 이상,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소는 자동차 산업을 청정 에너지 운송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이 기술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기차, 지게차 등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베누아 포티에 회장은 수소위원회가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G20 국가들이 각국의 에너지 전환 전략에 수소를 포함시키고, 대규모로 수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 및 정책 지원을 해주길 요청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15일 수소위원회 주최 비공개 투자자 행사에서 수소경제 사회가 조기에 구축되기 위해선 과감한 초기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장 진입도 당부했다.  

수소위원회가 일본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 주목한 것은 수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과 수소경제 사회 구축에 있어 민관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수소위원회는 지난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출범한 수소경제 관련 글로벌 CEO 협의체로 에너지, 화학, 완성차 및 부품 업체 등 전세계 주요 기업 60곳이 참여하고 있다. 

수소위원회는 오는 2050년까지 수소가 전세계 에너지 수요량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수소 사용이 확대될 경우 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6기가톤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온난화에 따른 지구기온 상승폭을 2°C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 요구량의 약 20%에 해당된다.

여기에 수소와 관련한 산업 분야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를 창출하고, 3,00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 현대자동차는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수소전기차 넥쏘를 전시했다.(사진=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일본 최초 전시·주행
현대자동차는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 및 수소위원회 행사에 맞춰 총 5대의 넥쏘 수소전기차를 준비했다.

넥쏘 수소전기차 5대는 모두 일본 내 임시 운행허가를 받았으며, 별도의 특별 충전 허가도 취득했다.

넥쏘 수소전기차 1대는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 및 수소위원회 행사가 열린 호텔 인근에 특별 전시됐다. 국산 수소전기차 ‘넥쏘’가 일본에서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수소위원회 회장사로서 넥쏘 전시를 먼저 기획했고 일본 도요타, 혼다 등도 함께 참여했다”면서 “넥쏘, 미라이, 클래리티 등 3사의 수소전기차가 함께 전시되자 많은 참석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측 대표단은 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국산 수소전기차의 경쟁력을 일본 현지에 적극 알리기 위해 일본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 주최 측에서 마련한 공식 의전 차량 외에 넥쏘 수소전기차를 타고 일부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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