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수소경제>는 정부 및 관련 기관, 업계 등으로 ‘CHFCE 2019’ 참관단을 구성하고,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된 ‘CHFCE 2019’ 전시장을 찾았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수소산업 확장에 대한 기세가 더욱 무섭다. 

중국 정부는 13.5 국가전략성산업 발전규획, 에너지기술혁명혁신 행동계획(2016~2030년), 중국 제조 2025 등 국가 최고위급 정책에서 수소전기차를 중점 육성대상 산업으로 지정해 수소전기차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업계도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지난해 2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전략연맹’을 출범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중국 수소전기차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 5,000대, 2025년 5만 대, 2030년 100만 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는 2020년 100기 이상, 2025년 300기 이상, 2030년 1,000기 이상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2030년 기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시장 규모는 1조 위안에 달한다.

▲ 관람객들이 싱가포르의 연료전지 기업 호라이즌의 연료전지 스택을 살펴보고 있다.

‘2019 양회’서 수소산업 확장 의지 보여

중국 정부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반면 수소전기차에 대한 지원은 유지하면서 수소산업 육성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실제 중국은 ‘2019년 양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수소에너지 설비 및 수소충전소 건설’을 언급했다.   

양회는 중국 국가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칭하며, 한 해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다. 중국이 양회에서 수소에너지 설비와 수소충전소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관련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소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소제조, 수소충전소 구축 등 각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한데 그동안의 중국 정책은 단순 보조금 정책에 머물러 있었다. 

실제 중국 수소충전소 시장은 아직 열악하기만 하다. 수소충전소의 핵심 설비인 압축기, 고압저장용기, 디스펜서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이 높고 구축기간도 길다.   

국가 차원의 수소충전소 인허가 프로세스가 정립돼 있지 않아 지역별로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관련 기업이 수소충전소 구축 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수소충전소 건설은 입지 계획부터 준공까지 평균 2년이 소요되고, 일부 지역의 경우 비효율로 인해 프로젝트 가 착수된 지 5년이 지나도록 완료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40여 개 정도의 수소충전소가 완공됐지만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충전소는 1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 양회에서 수소에너지 설비 및 수소충전소를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육성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주목된다. 

▲ 관람객들이 스웨덴의 연료전지 기업 PowerCell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CHFCE 2019’서 읽은 중국 수소산업

이처럼 중국 정부 정책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 2월 말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FC EXPO 2019’에는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중국 기업들이 참가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스택 및 고압저장용기, 수소연료전지 드론 등의 제품을 가지고 나와 홍보에 열을 올렸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된 ‘CHFCE 2019(제4회 중국 국제 수소·연료전지 컨퍼런스 및 전시회)’ 전시장을 찾았다. <월간수소경제>는 국내 정부 및 관련 기관, 업계 등으로 ‘CHFCE 2019’ 참관단을 구성하고 현지 기업 2곳도 함께 방문해 중국 수소산업 확장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중국기계산업연맹, CEEIA, 연료전지협회, 중국 수소산업기술혁신연합, CMIF Brilliance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 기업을 비롯해 두산퓨얼셀, COATEMA, Feintool, Enapter, PowerCell, PDC머신즈 등 한국·프랑스·독일·스웨덴·미국 등의 국가에서 6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 제품은 수소전기차 부품, 연료전지 스택, 수소발생기, 연료전지 플레이트 및 시험 장비 등이 주를 이뤘다. 

이 전시회는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중국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전문 전시회 및 컨퍼런스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의 수소산업 확장에 따라 많은 기업들의 전시회 참가가 예상된다. 

▲ 관람객들은 한국 기업 두산퓨얼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중국의 수소전기차 시장은 승용차보다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 베이징포톤자동차 등이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에서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다수의 중국 상용차 기업이 시장에 진출했다.

상하이자동차는 수소전기 승용차(Rongwei 950 FCV 모델) 및 상용차(FCV80 모델)를 개발해 상하이 등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베이징포톤자동차는 지난해 칭화대학교, 베이징이공대학교와 함께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가 발주한 베이징 동계올림픽(2022년)을 위한 고속 수소전기버스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고속 수소전기버스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FEICHI BUS는 지난 2016년 광둥성 포산시와 윈푸시에서 자사가 연구 개발한 수소전기버스의 운행을 개시했다. 향후 3년 내로 연간 생산량 5,000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중국의 수소전기 상용차 생산량은 1,200여 대를 기록했고, 물류차 비중이 94%에 달했다. 중국은 택배업의 고속 성장에 따라 물류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까지 중국은 41곳의 완성차 기업에서 56종의 수소전기차를 개발했고, 연료전지시스템 기업은 25개 사가 운영 중이다.

▲ 중국 기업 Dewei New Energy(DWFC)의 연료전지 스택이 전시돼 있는 모습.

이번 전시회에서도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 관련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표적으로 Dewei New Energy와 Innoreagen, NOWOGEN이 눈에 띄었다. 

Dewei New Energy(DWFC)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도입해 연료전지 스택을 제작·공급하는 회사이다. 최근 80kW 연료전지 스택을 선보이고,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립된 Innoreagen은 신에너지 재료, 수소·연료전지, 에너지저장기술의 개발·적용, 부품·모듈의 시험·평가·생산·판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로, 이번 전시회에는 연료전지 스택 및 시스템, 연료전지 테스트 장비, 수소연료전지 드론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0.1~5kW급 공랭식 스택과 1~100kW급 수랭식 스택을 개발·보급하고 있으며, 연료전지 스택과 시스템의 생산 목표는 연간 1만 대다. 현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 하반기 완공돼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1단계로 연간 1,000대의 연료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 중국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 NOWOGEN 부스 전경.

NOWOGEN(베이징수소창에너지기술유한공사)은 연료전지 스택 및 메탄올 수소제조 기술의 연구개발과 산업화에 주력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5~50kW급 연료전지시스템과 소형 메탄올 수소제조기 등을 선보였다. 연료전지 스택 생산 규모는 연간 4,000대이다.  

이밖에 Sunlaite는 멤브레인 전극, 연료전지 전원 공급 시스템, 연료전지 관련 장비 등을 선보였다. 

중국 수소산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연료전지 스택과 핵심 소재 분야에서 초보적인 산업 밸류체인을 형성했지만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미진한 실정”이라며 “특히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 기술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여전히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북경천해공업은 CNG·LNG 저장탱크 및 자동차용 CNG압력용기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기업으로, 약 700개 종류의 압력용기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소전기차용 수소저장탱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 북경천해공업이 선보인 수소전기차용 수소저장탱크.

북경천해공업의 관계자는 “북경천해공업은 중국 최초로 4종류 타입의 수소저장탱크 설계 및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며 “우리의 최대 경쟁사는 한국의 일진복합소재”라고 말했다. 

CTC는 소형 차량용 350bar 수소압력용기를 선보였다. CTC는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압력용기 외에도 드론용 수소압력용기도 공급하고 있다. 

BSHARK는 수소연료전지 드론용 수소압력용기 및 연료전지(200~1,000W), 소형 수소 스테이션(350bar)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중국 기업 BSHARK는 수소연료전지 드론을 전시했다.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수전해 수소발생기 업체들이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Beijing CEI Technology는 미국의 수전해기 전문기업인 Teledyne Energy Systems, 프랑스의 수소발생기 전문기업인 AREVA H2Gen와 협력 관계를 맺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이들 기업의 제품을 모두 선보였다. 

참관객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Teledyne Energy Systems의 온사이트형 수소발생장치 ‘TITAN™ HMXT 시리즈’였다. 이 제품은 99.9998% 순도의 수소가스를 일일 6~24kg 가량 생산할 수 있다.

▲ 중국 기업 GOC가 선보인 수전해 수소발생기 ‘HGMS-1000’.

GOC(General Optics Corporation)는 수전해 수소발생기 HGL 시리즈(소형 및 휴대용), HGMS-1000, HGMS-7000 시리즈를 선보였다. HGMS-1000, HGMS-7000은 각각 시간당 1Nm³, 7Nm³를 생산할 수 있다. 

Green Power는 재생에너지원과 함께 활용이 가능한 직류전원장치를 출품했다. 태양광·풍력·전력망의 전기를 직류로 변환해 수전해장치에 공급하는 설비다.

‘CHFCE 2019’ 참관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은 수소전기차 핵심 기술과 소재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지만 정부 및 관련 기업의 독자기술 연구개발과 국제협력 노력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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