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수소충전소는 새로운 형태의 연료서비스로서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7년 수소지식그룹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FEF(First Element Fuel) 설립자인 조엘 이와닉(Joel Ewanick) CEO가 전한 말이다.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수소충전소) 사이트 풍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반영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FEF는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주를 주 대상지로 수소충전소를 구축·운영하는 전문회사다. FEF가 구축해 운영하는 수소충전소는 모두 ‘트루제로(TrueZero)’라는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충전소 네트워크 체인을 이룬 것이다.

특이한 점은 네트워크 체인인 만큼 모두 ‘트루제로’의 간판을 달고 있지만 형태, 정확히 패키징된 외관은 서로 다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충전소에 반드시 필요한 압축기, 저장용기 등 충전소 장비들이 컨테이너 안으로 모두 패키징된 모습을 그리면 된다. 그 컨테이너의 외벽을 서로 달리 만드는 것이다. 달리 하는 ‘기준’은 해당 충전소가 입지할 사이트와 주변 경관이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외관(벽)을 꾸미는, 그것도 아름답게 꾸미는 방식이다.

실제 FEF의 ‘트루제로’ 사이트에 방문해 구축된 수소충전소 이미지를 확인하면 아름답다 못해 ‘예술작품(?)’으로까지 보여지기도 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기존 연료 인프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콘크리트 안으로 밀어 넣고 외벽에 페인트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소산업이 초기시장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요즘이다. 특히 수소전기차와 차량의 연료를 충전할 충전인프라는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첨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수소에너지 확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이슈는 ‘주민수용성’이다. 수소가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라는 인식이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FEF의 사례는 눈여겨볼만하다. 추가적인 구축비용도 크지 않다. 언급했던 콘트리트 벽에 페인트칠을 할 수밖에 없는 예산이라면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요소를 고민해 인테리어 벽돌로 포인트만 줘도 된다. 첫 이미지가 대번 바뀔 것이다. 결국은 관심과 노력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제도와 같은 시스템에서 해결하자면 더욱 쉽다. 충전소구축보조금사업자 선정 시 평가항목에 ‘충전소 미관’ 항목을 추가해 배점하면 된다. 보조금 15억 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사업자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연말 14개소에 그쳤던 수소충전소가 올해에만 50~60개가 새롭게 구축된다. 이에 따라 수소전기차 보급도 가파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몇 개소 안 될 때야 찾기도 어려웠지만 올해만 지나면 수소충전소는 더 이상 낯선 인프라가 아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수소충전소와의 첫 만남을 가질 것이다.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인식된 후 바꾸려면 더욱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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