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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 ‘사회적 수용성’ 확대 노력 시급하다

연료전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한 축 담당
정부, 2022년 원전 1기 수준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목표
인천 동구 연료전지 반대 ‘극심’…타 지역 악영향 미칠까 우려
“정부 차원서 연료전지 수용성 확대 적극 나서야”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연료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누적)는 2018년 307MW에서 2022년 1GW, 2040년 8GW 이상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1기 발전용량이 1GW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원전 1기, 2040년엔 원전 8기 정도를 연료전지 발전설비가 대체하는 셈이다.


정부는 연료전지 전용 LNG 요금제 신설, 연료전지 REC 유지, 그린 수소 활용 시 REC 우대, 장기(20년) 고정가격 계약제도 도입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발전용 연료전지 설치를 확대하고 수출 산업화 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실제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이후 광주시, 경주시, 옥천군 등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면 인천 동구 지역에서는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관련 업계는 이러한 민원 사례가 타 지역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앞으로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발전용 연료전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좁은 면적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도심지에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가 늘어날 가능성에서도 더욱 그러하다는 지적이다.


연료전지,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각광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장치다. 물을 전기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연료전지산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료전지는 에너지 생산과정에서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물질(SOx, NOx) 배출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치 면적과 소음이 적어 도심지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존 대규모 중앙집중식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는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생산도 가능하다.  


또한 연료전지는 부산물로 물이 나오므로 오·폐수 배출이나 악취가 없고, 전자파도 냉장고· PC모니터 등의 전기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 세기보다 극히 낮은 수준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소는 가연성 및 폭발성 가스이지만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이 아니면 누출된 수소는 대기 중으로 빠르게 흩어져 폭발범위 농도 도달 및 유지가 어렵고, 발화점이 500℃ 이상으로 석유류에 비해 200℃ 이상 높아 쉽게 화재나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연료전지의 안전성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다만 국내 연료전지 발전설비는 대부분 천연가스 추출 수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연료전지 발전이 석탄발전 및 가스(복합)발전과 비교했을 때도 우위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밖에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제휴·M&A, 부품 국산화 개발 등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수출 산업화까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연료전지의 안전성과 친환경성 등으로 인해 가정용으로도 연료전지가 보급되고 있다. 국내 가정용 연료전지는 정부의 ‘그린홈 100만 호 보급사업’을 통해 2010년 최초 보급을 시작으로 2017년 기준 2,600여 대가 보급됐다. 일본의 경우 가정용 연료전지 ‘에너팜’이 25만여 대나 보급됐고, 오는 2030년까지 530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연료전지 보급 확산을 추진하는 이유들이다.


한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연료전지는 1830년대 발명된 기술로 1960년대 연료전지 설비가 상용화돼 아폴로 11호에 사용됐다”라며 “이처럼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실증을 통해 연료전지는 안정성과 환경성이 검증된 설비”라고 밝혔다.




인천 동구 주민, 연료전지 발전 반대 왜?
그런데 인천 동구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반대 민원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달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백지화 2차 총궐기 대회’ 현장을 찾았다.


이날 집회에 모인 동구 지역주민 50여 명은 “시가 지역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동구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인천 송도에 짓기로 했던 연료전지 발전소가 갑자기 동구로 변경됐고, 비선호 시설인 연료전지 발전소가 인근 주택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지어지는 데 사전에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연료전지의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았고, LNG 개질 연료전지 발전소라 환경성에도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와 동구청, 한국수력원자력, 두산건설, 삼천리, 인천종합에너지는 지난 2017년 6월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부지 내 39.6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고, 그해 8월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두산퓨얼셀의 PAFC(인산형연료전지) 440kW급 90기가 설치된다.


인천연료전지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후 인천동구청, 인천 동구의회, 인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 및 타 지역 연료전지 발전설비 견학(노을그린에너지, 부산그린에너지)을 실시하고, 공사계획 인가 및 건축 허가를 받아 올해 1월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달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를 취재한 후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동구 송림동) 주변을 둘러봤다.




연료전지 발전소 부지는 공업지역 내에 있었다. 부지 주변에는 중소형 산업체들의 굴뚝에서 스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산업용품유통단지, 인천기계철재단지, 폐기물처리장, 레미콘 업체들이 위치했다. 인근 북항 방향으로는 대형 산업체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형적인 공업지역 내에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 공업지역 인근에는 주거지역도 있다. 연료전지 발전소 부지 건너편으로 한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발전소 부지와 가장 가까운 모 아파트와의 거리는 270여 미터 정도라는 게 인천연료전지 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아파트와의 거리는 570여 미터, 유일한 문화시설인 송림체육관과는 170여 미터 정도 각각 떨어져 있다. 

 


연료전지 발전소와 주택 및 문화시설 등 간의 이격거리 규정이 있는지 궁금했다.


전영택 인천연료전지 대표는 “현행법(전기사업법)상 연료전지 발전설비와 주거지역 등과의 이격거리 규정은 없다”라며 “또한 100MW 이상 발전설비의 경우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공청회를 거쳐야 하지만 인천연료전지 발전소는 39.6MW 규모로 이러한 규정에 해당되지 않아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연료전지는 사업 허가 이후 지역주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 및 연료전지 발전설비 견학행사를 실시했지만 지역주민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사업 허가를 받기 이전부터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연료전지 발전소 부지를 송도에서 동구로 이전한 이유에 대해서도 석연찮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연료전지 발전설비의 안전성 및 환경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문이 깔려 있다. 일부 주민들은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 대표는 “100MW 이하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는 사업 허가 전에 주민 공청회 의무 규정이 없어 사업 허가를 받은 후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설명해나간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올해 1월에는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민 설명회를 요청해왔지만 극심하게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 때문에 설명회가 무산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부지 이전과 관련해 “인천시가 연료전지 부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하수처리시설 증설이 필요함에 따라 하수처리장 부지 내 시설 확장 가능성이 우선 검토돼 반려된 것”이라며 “송도 지역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연료전지 측이 부산그린에너지의 연료전지 발전소 인근 아파트(발전소에서 230~300m 거리) 사례를 확인한 결과 연료전지 착공(2016년 4월) 시점 대비 올해 1월 아파트값은 오히려 2,000~4,000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대표는 “연료전지가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설비이고, 이에 따라 정부가 연료전지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널리 알려지면 집값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자 인천연료전지는 약 10개월에 걸쳐 공인전문기관의 검사 등을 실시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이 검증될 경우에만 연료전지를 가동하고, 동구 주민참관단을 구성해 이러한 검증과정에 참여토록 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 이 제안 수용 시 동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이익을 보장하는 주민펀드 조성 등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지역 지원방안으로는 인천연료전지 직원 채용 시 동구 지역주민 우대, 건설 기간 중 동구청 소재 전문업체 및 장비 활용, 소상공인 물품구매, 저소득층 지원 등 지역사회 공헌 사업 발굴·시행, 동구 관내 열수요 우선 공급 등을 동구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인천연료전지는 ‘연료전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 자료를 작성해 지역주민들에게 배포하는가 하면 ‘연료전지 바로 알기’ 주민 초청 전문가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연료전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연료전지는 두산퓨얼셀이 국내의 한 국책연구기관에 의뢰한 연료전지 기술자문 용역 결과 보고서도 지역주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연료전지 발전설비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입증했다.


두산퓨얼셀의 관계자는 “인천 동구에 설치되는 연료전지 발전시스템(PAFC, 모델명 M400)은 ANSI(미국 표준규격협회) 및 CSA(캐나다 표준규격협회)의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안전성이 확인됐고, 지난 2009년 이래 국내 329기를 포함해 총 700기 이상이 설치돼 화재나 폭발사고 없이 누적운전 1,200만 시간을 달성해 현장 안전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배기가스 관련 해외공인인증기관(CARB, 캘리포니아 대기규제기구)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친환경성도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동구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인천연료전지, 인천시, 동구, 시의원, 구의원으로 구성된 6자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대한 갈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료전지, 사회적 수용성 확대 시급
현재 전국에서 가동 중인 47개소의 연료전지 발전설비 중 도심지 연료전지로는 부산그린에너지(30.8MW), 노을그린에너지(20MW), 남동발전 분당(31MW), 동서발전 일산(13.28MW) 등 4곳이 꼽힌다.


이 4곳 중 3곳은 모두 연료전지 설비와 주거지역 아파트 간 이격거리가 200~400여 미터 정도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설치된 노을그린에너지의 연료전지 설비 인근에는 하늘공원, 테마전시관, 난지한강공원,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스튜디오 등이 30~3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4곳 모두 지역주민의 반대 없이 성공적으로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구축 이후에 민원의 소지는 없었을까.


노을그린에너지의 관계자는 “2016년 12월 상업 운전 개시 이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소음·전자파 등 민원 관련 요인들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민원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인천 동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사진으로 빌딩 바로 옆에 설치된 연료전지를 보여줬는데, 이는 연료전지의 안정성과 환경성은 물론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연료전지를 주거지 반경에서 몇백 미터, 몇 킬로미터 밖에 지어야 한다는 규제는 기술적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천 동구 연료전지 민원 사례를 비춰볼 때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도심지 연료전지 발전설비 구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연료전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을 보면 ‘수소안전’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및 신뢰 확산을 위해 먼저 ‘수소안전 가이드북’ 보급 및 교육과정 반영을 추진한다. 가이드북을 통해 수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학교 안전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수소의 날’을 지정해 우수기업, 우수충전소 등의 유공자 포상 및 우수사례 발굴·홍보, 웹툰·디자인 공모전 개최는 물론 수소 안전기술 전시회, 비즈니스 프로그램, 수소드론·수소자전거 등의 신제품 체험프로그램 등을 망라한 박람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지난달 ‘수소에너지 바로 알기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정부는 수소업계, 지자체 등과 협력해 주요 도심에 수소안전 교육과 안전 문화 확산의 거점으로서 수소안전 체험관 건립도 추진한다. 이미 일본은 수소정보관(도쿄)과 수소학습관(돗토리)을 구축·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에 특화된 사회적 수용성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영택 인천연료전지 대표는 “정부의 연료전지 보급 확산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료전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홍보가 절실하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과 함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별 연료전지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연료전지 수용성 확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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