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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얼음(가스 하이드레이트)’에 수소 저장…자기보존효과 이용

빙점 부근 온도와 실생활 속 압력 조건서 가역적 수소저장 가능
저장압력 및 저장량 한계 해결 위해 ‘준안정성’ 거동 탐구
가스 하이드레이트 자기보존 효과 제어 통해 준안정성 거동 극대화


[월간수소경제] 미세먼지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침 정부도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어 향후 차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차 보급으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 역시 조명받고 있다.

수소는 석유와 달리 지구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연소할 때 미세먼지 등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궁극의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수소생산만큼이나 수소저장이 쉽지 않아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는 수소의 고유한 물리적 특성 때문인데, 수소는 현존하는 가장 가벼운 기체인 데다가 영하 253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가 아니면 기화돼 대부분의 온도 압력 조건에서는 가스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결국 수소는 체적당 저장밀도가 매우 낮고, 효율적인 수소의 저장과 운반을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과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이용한 새로운 수소저장 시도
최근 포항공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미국 Colorado School of Mines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매우 낮은 압력 조건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 구조 내부에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신개념의 기술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대중들에게 ‘불타는 얼음’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얼음과 비슷한 결정구조 내부에 가스가 저장된 고체물질로, 외형적으로는 얼음과 비슷하지만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환경(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조건)이 필요하다.

하이드레이트 내부에 저장하고자 하는 가스의 종류(분자 크기, 분자량 등)에 따라 하이드레이트의 형성에 필요한 압력과 온도 조건이 결정되는데, 수소와 같이 크기가 작은 가스의 경우 약 1,000기압(1톤의 물질이 누르는 수준의 압력) 정도의 초고압 조건이 필요하고, 열역학적 촉진제(Thermodynamic Promoter)를 사용했을 때에만 약 100기압 수준에서 수소 하이드레이트를 안정화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압력 조건 완화를 위한 촉진제가 오히려 하이드레이트 구조 내부에 우선적으로 저장되는 문제점 때문에 촉진제의 주입량이 많으면 수소의 저장 공간 또한 그만큼 줄어드는 본질적 한계가 있고, 이로 인해 수소 저장 매체로서 하이드레이트의 실용성은 뛰어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저장압력과 저장량의 본질적인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인 열역학 상평형 개념을 뛰어넘는 준안정성(Metastability)의 거동을 탐구했다. 여기서 준안정성이란 바닥 상태보다 에너지가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의 물질은 안정과 불안정의 중간적인 상태에 위치하며, 특정 시간의 흐름 등 한계점 이상의 외부적인 요인이 발생하면 그 즉시 안정 또는 불안정의 상태로 변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준안정성의 거동은 일시적인 현상(Transient Phenomenon)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준안정성 거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팀이 접목한 방법은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자기보존 효과(Self-Preservation Effect)의 제어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자기보존 효과는 어는 점 이하의 특정 온도 구간에서는 상압에서도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오랜 시간 해리되지 않고 안정화를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이드레이트의 표면에 형성된 얼음층으로 인해 가스가 방출되는 것을 막거나 지연시키며 이로 인해 하이드레이트 구조가 안정될 수 있다는 이론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수소저장 연구를 위해 자기보존 효과의 세기를 정밀히 제어했다. 그 결과 기존 촉진제 사용 압력 조건 100기압의 1/20 수준인 5기압의 압력 조건에서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10기압에서는 평형 조건에서의 가스 저장량 대비 54% 이상 증대시켰다.

또한 같은 조건에서 질소의 경우는 그 저장량이 6.2배나 증가한 것을 확인함으로써 다양한 가스에 대해서도 일반화시킬 수 있는 기술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일시적 현상론에 그치는 기존의 준안정성 결과와는 달리 연구팀의 결과는 재연성이 뚜렷했으며, 미시적 분석을 통한 예상 메커니즘을 제시함으로써 기술의 명확성을 나타내었다.

해당 연구는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물리화학저널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C’의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되었다.

사실 5기압이라는 압력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돗물의 수압과 비슷한 압력이다. 이처럼 매우 낮은 압력 조건에서 물 분자로만 이루어진 친환경적인 하이드레이트 내부에 수소를 선택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체 분리 등과 관련한 많은 분야에 응용될 수 있고, 저장량을 더욱 증대시키고자 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성공한다면 산업적·기술적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담수화, 해리열 활용 등 국내외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특성을 활용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준안정성 거동을 활용한 연구를 더 진행하면 수소와 같은 가스 저장매체로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저장 핵심기술 선점 위해 기초과학 지원 필요
학계에서 노력하는 대부분의 연구는 원천기술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이다. 이는 기술의 실증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건물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우려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전기자동차가 처음 세상에 출시되었을 때 이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매우 적었고, 충전을 위해 수십 시간이 소비되어야 한다는 점들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학 기술은 더욱 발전했고, 충전을 할 수 있는 스테이션(station)들도 많아져서 이제는 마트와 같은 곳에서 장을 보고 나오면 80% 이상 충전이 되어 불편함 없이 차량을 이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 새로운 기술로 여겨지는 수소 에너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수소 에너지가 진정 친환경적인지, 효율적인지 판단이 어려운 시기다. 보다 구체적으로 연료전지 스택에 필요한 백금 촉매의 사용량과 관련해서도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생산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 1967년 아폴로 우주선에서 쓰인 연료전지 백금의 양에 비해 40년 뒤인 2007년 연료전지에 쓰인 백금의 양은 1/10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어렵게 보이는 문제점들이 많은 것이 분명한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를 해결하려는 기초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른 성과들은 실증화에 접목되고 있다. 그렇기에 수소 에너지 연구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보다 다양한 기초연구 분야에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좀 더 친환경적인 나라를 만드는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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