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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수소 생산에 박차 가하는 ‘일본’

일본, 2030년까지 해외 미이용 에너지 이용한 수소 서플라이 체인 구축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 필드’ 2020년 운영 예정…연간 900톤 수소 제조
日 환경성, ‘지역 자원 활용 그린수소 생산’ 지원… 에너지원 다양화 주목돼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수소경제로 쏠리는 이목이 이전에 비해 한층 날카로워졌음을 느낀다. ‘수소’의 첫 이미지로 ‘수소폭탄’ 등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기보다 ‘환경’과 ‘경제성’을 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화석연료 개질(추출) 방식으로 얻는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볼 수 있는가’라는 비판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개질수소를 주로 활용 중인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수반하지 않는 그린수소(Green Hydrogen) 생산의 기술 수준 및 경제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환경과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모두 인정한다면 그린수소로 구동되는 진정한 수소경제에 도달하기까지 중간과정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국가 로드맵을 통해 수소경제 이행 초기 단계에서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개질수소를 주로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수전해 등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22년까지 MW급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기술, 즉 P2G(Power to Gas)를 개발하고 100MW 규모로 실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2G 기술 개발은 수전해 효율 향상 및 수소 가격 저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린수소 생산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부는 지난 1월, ‘재생에너지 장주기 저장 및 전환을 위한 P2G 기술개발’ 과제(2019년 52억 원 규모)를 공고하며 본격적인 P2G 기술 개발의 방아쇠를 당겼다.

다른 국가들 역시 자국의 상황에 걸맞은 그린수소 생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 캐나다와 같이 면적이 넓고 일조량이 많은 국가들은 태양광 및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갈탄이 대량으로 매장된 호주는 갈탄을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로 처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이미 호주와 손을 잡고 갈탄 개질 수소를 액화수소 형태로 수입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미이용 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수입 전략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을 통해 수소사회 진입을 시도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수전해 수소의 경제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목표 및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성은 ‘지역 재생에너지 유래 수소에너지 활용 실증사업’을 지원함으로써 그린수소 생산을 ‘지역 사회 부흥’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마침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도쿄 빅사이트(Big Sight)에서 개최된 수소 및 연료전지 전문 전시회 FC EXPO 2019에서는 정부 부처와 다양한 기업들이 추진 중인 그린수소 생산 관련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은 대부분 기획 단계에 머물러 있어 관련 제품이나 실증 결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그린수소 생산 기반을 마련하려는 일본의 의욕만큼은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다.

국제적인 수소 서플라이 체인 구축
일본 수소·연료전지전략협의회는 지난달,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담긴 ‘수소·연료전지전략로드맵’을 발표했다. 해당 로드맵에 따르면 일본은 △국제적인 수소 서플라이 체인 구축  △일본 내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 확대 △지역 특화 자원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및 지자체 부흥의 세 개 트랙을 통해 수소 생산의 경제성 및 환경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우선 국제적인 수소 서플라이 체인 구축과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해외의 미이용 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서플라이 체인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목표다.

현재 일본은 수소 서플라이 체인 추진 기구인 HySTRA를 중심으로 호주로부터 수소 수입을 추진 중이다. HySTRA의 정식 명칭은 ‘기술연구조합 CO₂ 프리 수소 서플라이 체인 추진기구’이다.

호주 라트롭 밸리(LaTrobe Valley)에는 대량의 갈탄이 매장되어 있다. 갈탄을 개질해 수소를 분리한 다음 -253℃의 온도로 액화시킨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CCS 기술로 처리한다.

액화수소는 선박을 통해 일본 고베시에 위치한 액화수소 수입기지로 이송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J-POWER와 가와사키중공업, 쉘 재팬, 이와타니산업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 관계자는 “내년인 2020년부터 실증 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수정, 발표된 로드맵에 따르면 일본은 갈탄 개질을 이용한 수소 수입을 통해 현재 수백 엔/Nm³ 수준인 수소 가격을 2022년 12엔/Nm³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미쓰비시그룹, 닛폰유센, 치요다화공건설, 미쓰이 그룹으로 구성된 AHEAD(차세대수소에너지체인기술연구조합)는 브루나이에서 천연가스 개질 방식으로 생산한 수소를 톨루엔과 화학반응시켜 MCH(메틸시클로헥산) 형태로 수입한다. MCH는 상온 및 대기압에서 안정적이므로 손쉽게 운송할 수 있다.

AHEAD는 선박을 이용해 MCH를 수입한 다음 가와사키 시에 건설 중인 수소 플랜트에서 MCH를 분리해 수소를 뽑아낸다. 수소 플랜트는 올해 9월 완공될 전망이며, 이후 진행되는 실증사업에서는 연간 210톤의 수소를 정제할 계획이다.

일본은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운송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독일에 본사를 둔 철강 회사인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FC EXPO 2019를 통해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저장 및 운반을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제조한 다음 티센크루프 그룹의 uhde짋 암모니아 합성법을 이용해 수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티센크루프는 전 세계에 걸쳐 600기 이상의 수전해 플랜트를 공급했으며, 그 용량은 10GW에 이른다. 암모니아 플랜트와 관련해서도 9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티센크루프 관계자는 “대기 중의 질소와 수전해 플랜트에서 얻은 수소를 이용해 친환경 암모니아를 제조할 수 있다”며 “암모니아는 다시 수소화할 수도 있지만 비료나 멜라민수지, 폴리우레탄, 폴리카보네이트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내 재생에너지 이용한 수소 생산 확대
일본은 해외에서 수소를 수입하는 방안과 함께 자국 내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후쿠시마 현에 구축 중인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 필드(FH2R, Fukushima Hydrogen Energy Research Field)’이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NEDO는 후쿠시마 현 나미에 정에 10MW급 수소제조장치를 갖춘 수소에너지 시스템을 구축, 2020년부터 실증 운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수소사회 이행을 향한 일본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공항과 도쿄 시내를 잇는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하고, 올림픽이 개최되는 오다이바 지역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준비에 분주하다. 이때 필요한 대량의 수소를 FH2R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로 충당하게 된다.

도시바 ESS, 이와타니산업, 도호쿠전력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2019년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후 2020년 7월까지 시운전 및 기술검증 과제를 추진한 다음 본격적인 수소 제조 및 공급에 돌입한다.

NEDO에 따르면 FH2R은 기존 전력계통과 인근의 태양광·풍력발전소의 전기를 이용해 연간 최대 900톤의 수소를 제조할 예정이다. 이때 수소의 제조 및 이용은 이와타니산업의 수소 수요 예측 시스템의 예측 결과에 따라 이뤄진다.

설치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오프사이트 방식의 수소충전소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곳이 있다. 바로 지게차용 수소충전소다. 2019년 2월 말 기준 일본에는 150대 가량의 수소전기지게차가 보급돼 있다. FC EXPO 2019 전시회장에서도 지게차용 수소충전 솔루션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전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온사이트 방식이었다.



현재 간사이국제공항, 주부국제공항, 도쿠시마공항 등에 수소전기지게차 및 충전 인프라가 보급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 태양광발전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한편 에너팜 사업 중단을 선언한 도시바 ESS는 순수소연료전지 시스템 ‘H2Rex’를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다. 라인업은 용량에 따라 700W, 3.5kW, 100kW로 구성된다. 작년 출시해 지금까지 100여 대를 보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ESS 관계자는 “일본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그 수소를 직접 연료전지에 투입해 전기 및 열을 발생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순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증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에너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파나소닉 역시 순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21년 4월 발매를 목표로 한다. 한편 파나소닉은 에너팜을 통해 얻은 개질 기술을 활용해 대용량 수소개질기도 개발 중이다. 수소개질기는 2022년 발매를 목표로 오는 5월부터 실증 운전을 시작한다. 그린 수소 제조 및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는 순수소연료전지와 수소개질기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특화 자원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일본은 그린수소 생산을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후쿠시마 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여파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지역을 부흥시키기 위해 수소사회 실현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수소 관련 연구소, 수소충전소 등을 유치함으로써 지역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원자력에서 친환경 수소에너지로 이동시키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대형 중공업 업체인 IHI는 후쿠시마 현 소마 시에 수소 관련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했으며, 지난달에는 일본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JHyM의 첫 번째 수소충전소가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에 설치되어 운영을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이와키 시에 거점을 둔 기업들이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총 26대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환경성 역시 FC EXPO 2019에 부스를 꾸려 ‘지역 단위의 저탄소수소 서플라이 체인 조성 사업’을 소개했다. 해당 사업에서 강조하는 슬로건이 ‘지산지소(地産地消)’, 즉 지역 내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것이다. 현재 8건의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도 태양광 일색이 아니라 각 지역 및 사업 주체의 특성을 살려 다양성을 높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도요타자동차는 1,980kW급 풍력발전소를 이용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요코하마 시의 시장 및 물류창고에 공급해 수소전기지게차를 충전한다.

석유화학기업인 쇼와덴코는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수소를 가와사키 시에 위치한 도큐REI호텔에 공급한다. 호텔은 수소를 도시바 ESS의 순수소연료전지에 투입해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쇼와덴코는 수소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드라이아이스로 재활용한다.

에어워터는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가축 분뇨의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제조한다. 이렇게 얻은 수소는 충전소를 통해 차량에 공급하거나 온실, 낙농가 등에 설치된 순수소연료전지에 투입한다.



다이세이건설은 홋카이도 무로란 시에 위치한 풍력발전소 전력으로 제조한 수소를 수소흡장(저장)합금탱크에 저장한 다음 트럭을 이용해 운반한다. 수소흡장합금이 수소를 흡수·방출하는 데 필요한 열은 실증 시설에 설치된 연료전지의 미이용 저온 배열을 이용한다.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긴 했으나 일본 역시 아직은 부생수소와 화석연료 개질 수소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논란은 없을까. FC EXPO 2019 전시회장에서 만난 파나소닉 관계자는 “일본이라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실증사업 등을 통해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각 기업들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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