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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 진입 꿈꾸는 일본 ① 2020년 도쿄올림픽은 수소사회 ‘쇼케이스’

日, 올림픽 준비 ‘한창’…수소충전소도 대폭 늘어
2020년 에너팜 시장 자립화 목표…대중화 위한 신기술 개발
수전해 방식 수소전기지게차 수소충전소 개발 ‘열기’
CO2 free 달성 위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 ‘활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세계 최초의 수소사회를 꿈꾸는 일본 정부와 기업의 발걸음이 올해 들어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다가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일본 정부는 2014년 4월에 발표한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사회 실현을 명문화하고, 같은 해 6월 수소·연료전지전략 로드맵을 수립한 이후 본격적으로 수소사회를 준비해왔다.

이후 2017년 4월 ‘세계 최초 수소시대’를 선언한 일본 정부는 그해 12월 아베 총리가 참석한 에너지각료회의에서 2050년 CO2 free를 목표로 한 2030년까지의 분야별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수소기본전략’을 채택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수소사회 쇼케이스화’를 명시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수소에너지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각오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성화 연료로 수소를 사용키로 한 점도 그 의지가 대단함을 방증한다. 2020년이 일본 수소사회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누적) 수소충전소 160개소, 수소전기차 4만 대, 수소전기버스 100대, 수소전기지게차 5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 가정용 연료전지 ‘에너팜’의 시장 자립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올해 일본의 수소연료전지 시장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실제 지난 2월27일부터 3월1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FC EXPO 2019’는 지난해보다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월간수소경제는 국내 정부·지자체 및 수소산업계 관계자 30여 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을 이끌고 도쿄 빅사이트를 찾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 ‘분주’
딱 1년 만에 일본 도쿄를 방문해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시내 곳곳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맞이하기 위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FC EXPO 2019’ 행사가 열린 도쿄 빅사이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지난해 방문 시 볼 수 없었던 수소충전소(아리아케 이와타니 수소충전소)가 눈에 들어온 점도 인상적이었다. 도쿄올림픽에 맞춰 공항으로 오가는 수소전기버스 충전을 위해 지어진 충전소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욱 커지고 전시품도 다양했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 독일, 캐나다, 중국, 호주, 노르웨이, 핀란드 등의 국가에서 28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중국 기업의 참가가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STX중공업, 미코, 에이치앤파워, 지필로스, 코오롱, JNTG, 동진쎄미켐, 일진복합소재 등 1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참가 기업들은 연료전지시스템과 수소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충전소 설비, 수소생산·저장·운송 기술, 관련 부품·소재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알리는데 열을 올렸다. 

에너팜 대중화 및 상업용 연료전지 보급 가속화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보급이 시작된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에너팜’이 지난해까지 25만 대(누적)가 보급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2014년)에서 오는 2020년까지 14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했지만 2017년 12월 마련된 ‘수소기본전략’과 지난해 7월 발표된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2020년 보급 목표는 명시하지 않는 대신 시장 자립화 실현을 목표로 정했다. 2020년까지 에너팜 가격을 PEFC는 80만 엔, SOFC는 100만 엔으로 각각 인하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가격 인하를 통한 에너팜 대중화로 2030년까지 530만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일본 에너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파나소닉과 아이신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이들 기업은 에너팜 대중화를 위해 고객의 요구와 트렌드에 맞는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전시장에서 LPG용 및 유럽형(수출용) 연료전지, 맨션용(공동주택용) 연료전지 홍보에 적극 나섰던 파나소닉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공간 활용성과 바닥 난방 효율성이 높고, 홈에너지관리시스템(HEMS)과 연계된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IoT 기술을 활용한 HEMS는 컨트롤러를 통해 바닥 난방이나 주방 및 욕실의 온수를 조정하고, 에너지 사용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파나소닉은 최근 2021년을 목표로 순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제품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전시회 출품이 기대된다. 순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발전출력은 5kW, 정격운전 시 발전효율은 57%로 수소충전소나 상업시설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SOFC 타입 에너팜을 공급하고 있는 아이신은 지난해 9월 태풍으로 인해 일본 각지에서 정전이 발생한 점을 상기시키며 갑작스러운 정전에 대비할 수 있는 자립운전기능을 강조했다.

또한 에너팜(SOFC 타입)의 잉여전력 매매가 오사카, 나고야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6월 에너팜 보급사업을 중단한 도시바는 순수소연료전지시스템 ‘H2Rex’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H2Rex는 700W, 3.5kW, 100kW, 100kW 이상급으로 구성돼 있는데, 주로 공장·호텔·편의점 등 사업소용으로 보급되고 있다. 지금까지 100대 이상을 보급했다는 게 도시바 측의 설명이다.

도시바는 전기와 통신망 등이 없는 섬과 재난현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프 그리드(Off-grid)용 순수소연료전지시스템 ‘H2One’ 보급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재난용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충전소용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최근 도요타자동직기 다카하마 공장에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수소를 지게차에 충전하는 수소전기지게차 충전소가 도시바의 ‘H2One’으로 구축됐다.

Brother는 사업체, 통신기지국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DC380V, 4.4kW의 고출력 백업용 순수소연료전지를 선보였다.

블룸에너지 재팬도 이번 전시회에서 200kW, 250k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SOFC)을 소개했지만 아직은 일본 시장에서 보급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대형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보다는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소충전소 시장 변화 
올해 전시회에서도 변함없이 도요타의 ‘미라이’와 혼다의 ‘클라리티’ 수소전기차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미라이 후속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에 본격 투입되는 도요타의 수소전기버스 ‘소라’ 시승회도 전시회 기간 중 하루 4회 진행됐다. 일본 정부는 2017년 2대 운행을 시작으로 2020년 100대, 2030년 1,200대의 수소전기버스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환경성은 소형 수소전기트럭 개발을 진행 중이다. 환경성의 ‘연료전지 소형 트럭의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도쿄R&D는 이번 전시회에서 30kW급 2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장착한 배송용 수소전기트럭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서 공공도로 실증 운행을 완료했다. 이번 실증 운행에서 바이오가스에서 추출한 수소가 차량 연료로 사용됐다. 후쿠오카시는 2017년 3월 말 주부 하수처리센터 내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소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일본에는 100개소 이상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됐다. 2020년까지 160개소(누적)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일부 보완된 ‘수소기본전략’에서는 2025년까지 32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키로 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 제이하임(JHyM)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제이하임은 2021년까지 총 8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수소전기차 대량 생산 및 가격 인하, 수소 공급 비용 저감, 수소충전소 설치·운영비 저감 등을 통해 2020년대 후반 수소충전소 비즈니스 자립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특히 운영비 저감을 위해 지난해 운전자 셀프 충전을 허용한 데 이어 올해 8월까지 안전대책을 마련해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원격 감시를 이용한 무인 수소충전소 운영’까지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셀프 충전’ 시스템을 선보인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메저먼트는 얼굴 인식을 이용해 셀프 충전 가능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일본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다쓰노도 셀프 충전용 디스펜서를 선보였다.



최근 일본에서는 수소전기지게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2016년부터 판매가 시작된 수소전기지게차는 2017년 40여 대에서 올해 2월 말 현재 150여 대가 보급됐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500대, 2030년까지 1만 대의 수소전기지게차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전시장에서는 온사이트 방식의 수소충전시스템을 선보인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모두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지게차에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스즈키쇼칸은 지게차용 수소충전 시스템 ‘SmartFuel’을 출품했다. 지난해 11월 주부국제공항에 2호기가 설치됐다.

지난해 전시회에서 지게차 등 소형 특수차량 충전용 이동식 수소스테이션(환경성 실증사업)을 전시했던 이와타니산업은 수전해 수소제조장치와 압축기, 고압수소탱크, 유량계 등이 포함된 패키지형 수소충전장치를 선보였다.

도쿄무역메카닉스는 아이비스 에너지 솔루션즈(Ivys Energy Solutions), 맥파이 에너지 노스 아메리카(McPhy Energy North America), PDC 머신즈(PDC Machines) 3사가 개발한 소형 수소충전장치 ‘심플 퓨얼(simple.fuel)’을 출품했다.

혼다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수소전기차 ‘클라리티’와 함께 재생에너지 수전해 방식의 패키지형 수소충전소(70MPa)인 ‘SHS(스마트 수소 스테이션)’을 소개했다.

고베제강소도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충전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베제강소는 자사의 수전해식 고순도 수소제조장치(HHOG)를 적용한 수소충전소(30kg/h 충전 규모)를 선보였다.



일본제강소(JSW)와 고아쓰쇼와봄베, 신일철주금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최근 상품화한다고 밝힌 수소충전소용 고압가스용기 ‘HyST300 model R’이 관심을 모았다.

신일철주금의 대구경 심리스(seamless) 강철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강도와 내구성이 높아 99MPa의 고압수소도 저장이 가능하고, 시보리(spinning) 가공을 이용해 경량화와 비용 절감도 실현했다는 게 일본제강소 측의 설명이다.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 ‘활발’ 
일본은 수소사회의 궁극적인 목표인 CO2 free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에서 갈탄 개질 수소를 액화 형태로 수입하는 프로젝트는 물론 자국 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수소 수입과 관련해 2030년 상용 규모의 국제적 수소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해 연간 30만 톤의 수소를 조달하고, 수소공급비용은 30엔/Nm³ 수준으로 저감한다는 목표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일본의 그린 수소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수소 수입을 추진 중인 HySTRA(기술연구조합 CO₂ 프리 수소 서플라이 체인 추진기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와사키중공업, J-Power, 쉘 재팬, 이와타니 등으로 구성된 ‘HySTRA’는 호주 라트롭 밸리에 매장돼 있는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액화 형태로 운송해 일본 고베항 액화수소 수입기지로 들여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30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실증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은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수입도 검토 중이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는 이번 전시회에서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저장 및 운반을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제조한 후 티센크루프 그룹의 uhdeⓇ 암모니아 합성법을 이용해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현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수소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전력원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후쿠시마현에 구축 중인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 필드(FH2R)’가 소개됐다. 10MW급 수소제조장치를 갖춘 수소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900톤 규모의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환경성은 ‘지역 단위의 저탄소 수소 서플라이 체인 조성 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지역 내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이다. 지역 및 사업 주체의 특성에 따라 풍력, 태양광, 바이오가스, 폐플라스틱, 가성소다(Caustic Soda) 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총 8건의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생산된 수소를 운송하는 방식도 파이프라인, 액체 및 기체수소, 수소흡장(저장)합금·카트리지 등 다양하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은 수전해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여러 기업이 수전해 기술을 선보였는데, 일본 기업으로는 히타치조선과 고베제강소가 눈에 띄었다.

히타치조선은 1~200Nm³/h의 다양한 규모의 수전해 시스템 기술을 소개했다.

고베제강소의 자회사인 코벨코 에코 솔루션즈는 최근 새롭게 출시한 수전해식 고순도 수소제조장치(HHOG) ‘H2BOX-Ⅱ’(1Nm³/h, 0.82MPa)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보다 크기와 부피가 줄어 설치가 용이하다. 이와 함께 20~60Nm³/h(0.82MPa)급 신제품도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한 김수현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수소사회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시바코엔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를 방문했을 때 ‘수소로 세계를 움직이자’라는 현수막 문구를 보고 일본이 수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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