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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 진입 꿈꾸는 일본 ② ‘친환경성’ 검증 끝났다…‘에너팜’ 확산 본격화하는 일본

일본, 10년간 에너팜 25만 대 보급…2030년까지 530만 대 보급 계획
파나소닉, 설치 공간 줄이고 바닥 난방 효율 향상시킨 신모델 선보여
아이신의 SOFC, 전기효율 높고 잉여전력 판매 가능 ‘장점’ 부각
‘연료전지’ 대신 ‘에너팜’ 브랜드 통해 친환경·경제적 이미지 구축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날아온 소식 하나가 우리나라 연료전지 업계를 놀라게 했다.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에너팜(ene-farm)’이 25만 대 보급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2009년 첫 보급을 시작한 지 10년 만의 일이다. 일본은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530만 대를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보조금 제도를 기반으로 대형 발전용 연료전지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면, 일본은 온수 사용량이 많다는 문화적인 요인을 살려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을 이끌어 나가던 도시바 ESS가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 사업을 중단하고 업무용 대형 연료전지 보급에 주력하게 되면서 3세대 연료전지 기술인 SOFC의 ‘높은 발전효율’과 ‘잉여전력 매매’를 등에 업은 아이신이 빈자리를 채웠다.

일본 내에서도 몇몇 기업들이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 참여를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지만, 당분간은 파나소닉과 아이신의 2강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Big Sight)에서 개최된 ‘FC EXPO 2019’에 출전해 자사 제품을 선보였다.



에너팜, ‘친환경성’ 검증은 끝났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탈원전을 선언했다. 탈원전으로 인한 공백은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발전으로 메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력발전소는 대부분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전선을 이용해 도심으로 전력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화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열에너지는 사용할 길이 없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을 100%로 놓았을 때 송전 과정에서의 손실이나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배열은 59~60%에 이른다. 즉 1차 에너지 이용률은 40% 수준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1차 에너지인 도시가스를 배관으로 공급해 에너팜에 투입한다. 파나소닉의 PEFC 시스템은 발전효율이 약 40%지만,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열에너지를 바닥 난방이나 목욕탕, 주방 등의 온수 가열에 활용할 수 있어 종합효율은 97%에 이른다. 나머지 3%는 이용하기 어려워 버려지는 배열이다.

아이신의 SOFC 시스템은 발전효율이 52%로 매우 높지만, 버려지는 배열이 PEFC 시스템보다 많은 13%로 최종적인 1차 에너지 이용률은 약 87%다.

PEFC, SOFC 시스템 모두 기존 화력발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효율을 자랑한다. 일본에서 에너팜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유효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파나소닉과 아이신의 부스에서는 에너팜의 친환경성, 즉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에 대한 설명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에너팜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져 올해 전시회에서는 기존 제품과 올해 4월 발매되는 신제품 간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소형화, 스마트화 내세우는 ‘파나소닉’
파나소닉은 4월 중, 공간 활용성이 높고 홈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HEMS) 및 리튬 이온 배터리에 연결 가능한 에너팜 신제품을 선보인다.

우선 높이와 안길이(제품 앞쪽에서 뒤끝까지의 길이), 배기구의 위치를 개선해 창문이 있는 벽면이나 좁은 공간에 설치하기가 용이해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품의 높이를 100mm 줄이고 배기구 위치를 215mm 낮춰 에너팜에서 배출되는 수증기로 인해 창문이 흐려지는 것을 막았다.

파나소닉의 에너팜 신제품은 급탕기 내장 여부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급탕기가 분리된 모델은 기기의 안길이가 350mm로 50mm 줄었다. 단독주택의 간격이 최소 500mm 이상이어야 한다는 일본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급탕기를 수평으로만 설치할 수 있었으나, 2019년 모델부터는 두 기기 사이를 떨어뜨리거나 모퉁이를 사이에 두고 수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돼 보다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급탕기가 내장된 모델은 안길이가 400mm로, 여타 모델에 비해 공간 효율성은 떨어진다”며 “대신 열탕저장탱크의 용량이 130리터로 급탕기가 분리된 모델에 비해 30리터 더 많은 열(약 60℃)을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EFC는 SOFC와 달리 24시간 발전하지 않고 저장탱크의 열탕이 다 차면 발전이 멈추므로, 열탕저장탱크의 용량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을 오래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급탕기가 내장된 모델은 ‘프리미엄 히팅’이라는 기능을 지원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바닥 난방을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기존 에너팜 제품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수를 바닥 난방에 활용할 수 없었다. 가스로 급탕기를 돌리고, 이때 발생한 온수로 바닥을 데우는 식이다.

그러나 2019년 모델부터는 열탕저장탱크 내 뜨거운 물을 바닥 난방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운전 직후에는 빠른 난방을 위해 가스로 급탕기를 돌리다가 열탕저장탱크 내 뜨거운 물의 양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 물을 순환시켜 바닥을 데운다. 따라서 가스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로는 ‘홈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과의 연동’을 들 수 있다. 최근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가리킨다. 퇴근 도중 휴대폰으로 보일러를 켜고, 설정된 시간이면 조명이 켜져 알람을 대신하는 모습을 광고에서 본 적 있을 것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 역시 ‘똑똑한 사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에너팜을 파나소닉에서 제공하는 홈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인 ‘스마트 HEMS’에 접속시키면 컨트롤러를 통해 바닥 난방이나 주방 및 욕실의 온수를 컨트롤하고 에너지 사용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스피커와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파나소닉 부스에는 현재 유럽 시장에 수출 중인 유럽형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도 전시되어 있었다. 2014년부터 수출 중이며 누적 6,000대 가량 보급했다는 설명이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연료전지를 주로 주택 건물 바깥에 설치하는 일본과 달리 유럽은 지하실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럽형 에너팜에는 배열을 바깥으로 내보내기 위한 연통이 추가로 설치되어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정전 대비 기능 강조하는 ‘아이신’
일본은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가 잦다는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건축, 에너지, 산업 등 모든 방면에 걸쳐 자연재해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태풍으로 인해 일본 각지에서 며칠씩 정전이 발생하기도 해 아이신은 이와 같은 갑작스러운 정전에 대비할 수 있는 ‘자립운전기능’을 강조했다.

아이신은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최대 약 700W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휴대폰 충전에 약 15W, 탁상용 LED 조명에 약 20W, 선풍기에 약 40W의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전 중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이신의 부스에는 정전 발생 시를 가정한 모형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전 발생 시 2분 내로 통상운전 모드에서 자립운전 모드로 바뀐다. 이후 에너팜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자립운전 전용 콘센트로 공급된다. 코드를 바꿔 꽂아주면 정전 시에도 가전제품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잉여전력 매매’가 에너팜 보급에 미치는 영향
일본의 경우 에너팜으로 생산한 전력 중 가정에서 사용하지 못한 잉여전력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 SOFC 타입에 한정된다. SOFC는 24시간 발전하므로 잉여전력이 생길 수 있지만, PEFC는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양만큼만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공급회사에 따라서도 매매 가능 여부가 갈린다. 포문을 연 것은 오사카가스다. 2016년 4월부터 에너팜 잉여전력 매입을 시작했다. 

아이신 관계자는 “오사카, 나고야 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잉여전력 매매 가능 지역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히로시마가스도 올해 4월부터 잉여전력 매입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가정의 잉여전력을 매입해 전력 소매회사인 미쓰이물산에 판매할 계획이다.

에너팜의 전력을 가정 내에서만 소비할 경우, 전력 사용량이 적은 봄이나 가을에는 잉여전력이 발생할 수 있다. 

아이신 관계자는 “광열비가 절감돼 에너팜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사카가스의 발표에 따르면 연간 광열비가 24만 9,000엔(가스요금 9만 8,000엔, 전기요금 15만 1,000엔)이 발생하는 가정에서 SOFC 타입의 에너팜을 설치하면 연간 광열비를 약 10만 엔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잉여전력을 판매할 경우 1만 3,000엔의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된다.

PEFC 타입의 파나소닉은 ‘더블 발전’으로 대응한다. 태양광발전 설비와 에너팜을 모두 설치한 가정이 대상이다. 에너팜에서 생산한 전기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태양광발전 전력 중 가정에서 사용하지 못한 잉여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에너팜’ 알리기 위한 2인 3각 레이스
현재 일본에는 약 27만 대의 에너팜이 보급돼 있다. 우리나라의 설치현황과 비교하면 큰 숫자지만 일본 5,000만 세대 전체를 대입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발표되고, 수소를 알리기 위한 산업계 및 언론의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 엷어진 상황이다. 일본은 어떨까.

파나소닉 관계자는 “일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연료전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뒤이어 덧붙인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에너팜’은 다르다. ‘에너팜’이라고 했을 때 일본 사람들의 70%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연료전지의 원리에는 관심이 없지만 친환경적이며 광열비를 아낄 수 있고, 설치 보조금까지 지원되니 에너팜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파나소닉, 아이신 등 각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의 점유율 확대에만 급급하지 않고 ‘에너팜’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팜 판매를 담당하는 전국 각지의 도시가스 공급회사들도 홍보에 적극적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530만 대의 에너팜을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도시바 ESS가 손을 떼고 나간 빈자리를 놓고 저울질을 하는 모양이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몇몇 업체들이 에너팜 시장 진출을 고민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올해 초 후지경제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세라와 미우라공업이 SOFC 시스템 상품화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의 세라믹 기업 그룹인 모리무라 그룹 4개사(노리타케, TOTO, 일본가이시, 일본특수도업)가 SOFC 합병회사 설립에 합의했다. 4개사 모두 세라믹 재료 및 제조와 관련해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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