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환주 광신기계공업 대표.(사진=광신기계공업)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지난 1월, 광신기계공업이 현대자동차가 발주한 고속도로 휴게소 수소충전소 4기를 모두 수주하며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설비 구축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4기 중 여주휴게소 충전소는 지난해 1월 이미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광신기계공업은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자라는 타이틀도 갖게 되었다. 3기 중 안성휴게소 충전소는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남 및 함안휴게소 충전소는 6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 광신기계공업의 돌풍은 운이나 요행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50여 년간 쌓아온 가스 압축기 관련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1967년 설립된 광신기계공업은 국내 최초로 CNG 압축기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해 우리나라 기계산업 발전에 이바지했으며, 2000년대 초 국내 전역에 CNG 버스 충전소용 압축기를 보급함으로써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광신기계공업은 CNG 압축기 시장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유망 에너지인 ‘수소에너지’에 주목했다. 2009년 수소충전소용 다이어프램 압축기를 개발해 수소충전소 3기에 공급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다른 타입의 수소압축기 개발에도 나서는 등 기술 개발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권환주 광신기계공업 대표로부터 그간의 발자취와 수소압축기 및 수소충전소 시스템 국산화 기술 개발 계획, 수소충전소 구축 시장에서의 전략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광신기계공업의 수소 다이어프램 압축기.(사진=광신기계공업)

50여 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한 광신기계공업은 국내 최초로 CNG 압축기 국산화에 성공한 데 이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20여 개국에 2,000기 이상의 CNG 압축기를 납품해 왔다. 광신기계공업이 그간 걸어온 발자취를 소개해 달라.

선친인 권도현 회장이 지난 1967년 광신기계를 설립한 이래, 오직 압축기 기술 개발 및 생산에만 전념해 왔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CNG 압축기를 개발해 국산화를 이뤄냈다.

환경부는 지난 2000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기존의 경유 버스를 CNG 버스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CNG 충전용 압축기를 개발해 납품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수십 년간 축적해온 압축기 개발 기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미국,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20여 개국에 2,000기 이상의 CNG 압축기를 수출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CNG 압축기를 보급하던 시기부터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수소압축기 개발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수소압축기 개발 및 수소충전소 시스템 국산화 현황과 앞으로의 추진 계획이 궁금하다.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 과제를 통해 수소충전소용 다이어프램(diaphragm) 압축기를 개발해 충남 내포충전소와 울산 매암충전소, 광주 그린카진흥원 내 수소충전소에 공급했다. 개발 후 실증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하는 바람에 제품을 개선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우리가 공급한 압축기 문제로 인해 수소전기차 충전이 중단된 사례는 없었다. 이후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켜 왔으며, 현재는 안정적으로 운전 중이다.

▲ 광신기계공업의 수소압축기가 설치된 충남 내포충전소.

광신기계공업은 현재 수소충전소 시스템과 관련해 압축기와 관련 장비를 국산화해 공급 중이다. 압력용기는 국산 제품을 사용 중이며 수소충전기, 프리쿨러, SCADA(모니터링 시스템) 및 POS는 자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국산화 비율은 90% 이상에 이른다. 따라서 수입 업체에 비해 30%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100%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이어프램 압축기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 과제를 통해 모듈화 형태로 올해 충남 당진과 경남 창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될 다이어프램 압축기는 개발 초기의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다른 타입의 수소압축기도 개발 중인데, 이는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야기한 ‘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참여 중이다. 해당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패키지형 수소충전소는 압축기와 압력용기, 판넬 등을 패키지 형태로 한 공간에 설치하므로 설치 면적이 작은 것은 물론이고 설치와 이동이 용이하다. 해당 사업은 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을 통해 수소충전소 설치 면적과 공사기간, 초기 투자 설비의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수소 모듈화 사업은 이미 개발을 마쳤다. 오는 5월쯤 설치해 검증 단계를 앞두고 있다. 패키지형 수소충전소는 설치 면적과 투자비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소경제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 광신기계공업은‘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 과제 주관기관으로 참여 중이며, 모듈화 형태로 수소압축기를 설치할 예정이다.(사진=광신기계공업)

지난해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면서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구축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전 준공을 목표로 한 탓에 공사기간이 12월부터 1월까지 2개월에 지나지 않았다. 짧은 공사기간과 공사에 적합하지 않은 기상 조건을 극복해야만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통해 수소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를 포함해 현대자동차가 발주한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4기를 모두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주휴게소를 제외한 3기의 구축 계획 및 추진 현황 등을 들려 달라.

무엇보다 4기를 수주한 가장 큰 요인은 현대자동차의 훌륭한 구매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자동차는 제조·설비·서비스 능력 등을 통합적으로 평가해 입찰 자격을 부여한다. 그리고 자격이 부여된 업체 가운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업체를 선정한다. 이와 같은 구매 시스템이 업체 간 바람직한 품질 및 가격 경쟁을 이끌어 내었고 최종적으로 광신기계공업이 낙점된 이유일 것이다.

안성휴게소 충전소는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남 및 함안휴게소 충전소는 6월 말 완공될 예정이며, 완공 직후 상업 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운영을 중지했던 여주휴게소 충전소도 3월 말부터 영업을 재개할 것이다.

▲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인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사진=광신기계공업)

광신기계공업은 당초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수소에너지 네트워크 주식회사(HyNet)’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특수목적법인 설립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역시 설립에 있어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 싶었으나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컸다. 비록 HyNet 설립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맡을 수 있는 역할에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환경부의 도심형 수소충전소 30기,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10기 등 신규 40기가 발주되는 등 앞으로 수소충전소 발주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소충전소 설비 구축 시장에서의 전략과 향후 목표는.

중소기업인 광신기계공업은 수소충전소 발주 주체인 지자체들에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지자체를 대상으로 우리 회사의 전통과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를 성공적으로 완공해 수소충전소 수주의 교두보로 활용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 

수소충전소 설비 구축 시장에 있어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01년, 우리나라 천연가스 충전소 시장에 세계 유수의 압축기 제조업체들이 들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광신기계공업이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충전소 사업에 있어서 제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서비스’다. 충전소의 정지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 능력을 갖춘 회사가 충전소 사업에서 승기를 가져간다.

광신기계공업은 전국에 100여 기 이상의 충전소를 건설한 실적이 있으며, 경정비가 가능한 12개의 지역 대리점과 충전소 서비스를 전담하는 경인 서비스 센터 및 본사 서비스 센터를 갖추고 있다. 해외 메이커에 의존하거나 여타 기업에 하도급을 주는 기업들과는 급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광신기계공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 3월 말 완공 예정인 안성휴게소 수소충전소 이미지.(사진=광신기계공업)

수소충전소 발주 및 입찰, 설비 구축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제도가 있다면.

현재 입찰 방식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43조(협상에 의한 계약체결)’에 따라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기술평가 점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90%)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세금을 절감하고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어렵다.

현재 국내에는 3개 이상의 업체가 수소충전소를 설치해 상업운전 중이며, 이들 업체는 시장에서 이미 설계, 생산, 서비스 등 관련 자격을 인정받은 상황이다. 이러한 업체들이 공급 실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평가 점수 90%, 가격평가 점수 10%를 기준으로 입찰하는 방식은 ‘우수한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한다’는 발주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힘들다.

따라서 자격 심사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제한적 최저 입찰제 등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국내 수소산업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광신기계공업의 각오는.

석기나 철기, 청동기 시대가 원자재의 고갈로 인해 끝난 것이 아니듯, 화석연료 또한 고갈에 앞서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다음 에너지에 왕좌를 내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환경이나 경제이론을 떠나 새로운 에너지의 도입은 21세기의 사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는 최적의 시기에 이뤄진 것이라고 본다. 광신기계공업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수소압축기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수소경제 활성화에 있어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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