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제토론회(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을 중심으로)’가 개최됐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액화수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을 중심으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이 논의돼 주목을 받았다.

박정·위성곤·장병완·조배숙 국회의원은 21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제토론회 –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을 중심으로’를 개최했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수소의 대용량 생산‧저장‧운송‧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액화 플랜트 및 액화탱크, 펌프, 밸브 등 국산화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국책 연구과제로 LNG 냉열을 활용하는 상용급(5ton/day)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이날 토론회는 리광훈 서울시립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수소사회 도래 및 수소전기차 동향(박순찬 현대자동차 이사) △수소경제 기반구축을 위한 제언(박찬일 SK가스 에코에너지산업지원실 실장) △재생에너지 3020 성공을 위한 P2G, 어떻게 할 것인가(양태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독일 액화수소플랜트 기술과 산업 현황(린데 Dr, Martin Knoche) △LNG 냉열을 이용한 수소액화(백영순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부회장·수원대학교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발제를 통해 수소경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자동차산업계가 전망하는 수소경제의 미래와 LNG를 이용한 수소산업의 밸류체인,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P2G 활성화 방안, 액화수소플랜트 건설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액화수소의 필요성과 액화수소플랜트 건설 방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발제에 나선 박순찬 현대차 이사는 “현재 유럽에서는 승용 수소전기차 ‘넥쏘’뿐만 아니라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 상용 부문의 수소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현대차도 수소전기버스 및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고속버스, 중형트럭 등 차종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상용 수소전기차는 대량의 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의 수소생산·저장·공급이 가능한 액화수소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일 SK가스 에코에너지산업지원실장은 “생산지에서 수요지역까지 고압기체수소 운반 시 효율성 문제는 인프라 확대에 큰 걸림돌이다. 온사이트(On-site) 개질 및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LPG·수소·전기 등 모든 친환경차량을 충전하고,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에코 스테이션(Eco Station)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기존 사업에 최적화되어 여유부지가 부족한 LPG충전소 여건 고려 시 고압기체수소에서 액화수소로의 전환은 긍정적이고, 미세먼지 등 환경이슈의 조기 해소를 위해서 LPG 차량 및 충전소를 브릿지(Bridge)로 활용, 규제완화를 통해 LPG충전소를 LPG 및 액화수소 복합 충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린데의 Martin Knoche는 “린데는 수소압축 및 액화 등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체수소, 액체수소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하고, 트레일러·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필요한 것으로 수송하고 있다”라며 “Ionic compressor, Cryogenic pump 등을 조합한 액체수소 및 수소가스의 저장·분배시스템을 개발해 수소융합스테이션에 적용, 수소전기차에 수소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또 하루 200kg 이상의 대용량 소비자(선박, 열차 등)에게도 컨테이너 형태로 액체수소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심지에도 콤팩트한 액체수소 스테이션 설치가 가능하다”라며 “실제 독일 뮌헨 주택가에 액체수소 스테이션이 설치돼 운용 중”이라고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기체수소는 하루 200kg 이하의 소용량 사용처에서 보다 경제적이고, 액체수소는 대용량 수요처 및 장거리 수소운송 시에 적합하다”면서 “특히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은 장기적인 사업이므로 향후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대량의 수소공급을 위해 미리 액체수소 공급 인프라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영순 수원대학교 교수는 “천연가스는 메탄을 주성분으로 한 가연성 가스로, 이를 대량수송 또는 대량저장이 가능토록 액화한 천연가스를 ‘LNG’라고 한다. LNG를 소비처에 보내기 위해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은 미활용되고 버려진다”라며 “한국은 천연가스 공급 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LNG 냉열을 이용한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하루 12톤 액체수소 생산규모 기준으로 액체수소가 고압수소가스보다 비용이 크지만 LNG 냉열을 활용한 수소액화공정은 기존 액화에너지의 30~40%를 절감해 액체수소가 기체수소보다 약 10%의 비용이 적게 든다“라며 ”국내에서는 인천·평택·삼척 LNG기지에서 나오는 LNG냉열을 이용해 액화수소를 생산·이송하면 경제성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액체수소는 수소 수요가 많은 도심지의 수소 저장·운송의 편의성과 다량의 수소운송 측면에서 최적의 방법이며, 적은 부지면적으로도 충전소 설치가 가능하고 운영비도 낮다“라며 ”또한 액체수소연료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 차량의 연료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고순도 액화수소는 연료전지시스템의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고 액체수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 엄석기 한양대학교 교수(가운데)가 액화수소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 엄석기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액화를 하려면 부수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한데 신재생에너지로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액화를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액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또 장기적으로는 액화수소를 해외에서 들여올 경우 냉각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국내에서 단기간의 대용량 수소의 저장·분배에 있어서는 액화수소가 유리하고, 실제 장거리 대용량 수소저장에는 장점이 많은 기술"이라며 "또 외국에서 대량의 수소를 가지고 오는 경우 단위 부피 당 많은 수소를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액상과 액화수소 기술이 굉장히 유망하지만 일본처럼 호주에서 대량의 수소를 액화 형태로 가져올 경우 우리는 LNG 인수기지가 많아 LNG 냉열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LNG 냉열이 많이 있는 지 등도 아울러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혁 월간수소경제 발행인은 “현재 국내 수소전기차 충전소 용량이 하루 250kg 규모 수준이다. 최근 지자체들이 하루 300kg 정도로 늘려서 충전소를 발주하고 있는데, 앞으로 수소전기차가 많아질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 에너지부(DOE)의 수소충전소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하루 500kg 이상인 경우 액화수소가 경제성이 있고, 실제 미국에서는 최근 하루 500kg 규모의 충전소 구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수소경제 로드맵을 보면 2022년에 수소전기차 8만 대가 공급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 300kg도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지금부터 액화수소에 관심을 갖고 기술개발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때마침 국토부가 최근 상용급 액화수소플랜트 핵심 기술개발 연구과제를 공고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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