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 11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 맞춰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 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타 완성차, 선박, 철도, 지게차 등 운송 분야는 물론, 전력 생산 및 저장 등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혀 더욱 주목된다. 오는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 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수소전기차 ‘넥쏘’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성능을 보완하고 라인업을 확대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미 울산에서 5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1M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하게 된다. 이밖에 건물용 연료전지 시범사업 참여도 검토 중이다.

발전용 연료전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개발은 지난 2017년 현대차에 전략기술본부가 신설되고 본부 내 미래혁신기술센터가 발족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임태원 미래혁신기술센터장(전무)을 지난달 현대차 의왕연구소에서 만났다.    

임 센터장은 연료전지시스템 판매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소전기차의 원가 절감과 수소 관련 부품업체와의 동반 성장 및 고용창출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료전지협회 설립 필요성에도 공감하는 한편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관련해 ‘제2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며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등 ‘수소 이용’ 부분이 강점을 갖기 위해선 수소 생산·공급 등 업스트림 부분과 보조를 맞춰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국가적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임 센터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발전·건물 및 타 완성차, 선박, 철도, 지게차 등 운송 분야에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연료전지시스템 판매사업 진출을 선언한 배경은 무엇인가.

사업적 관점에서 보면 현대차가 보유한 연료전기기술을 통해 수소전기차 외 발전, 타 운송 분야 등의 사업 다각화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연료전지시스템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면 수소전기차 원가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된다. 결국 고객이 수소전기차를 구매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 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으며 미래 수소경제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하고 그 시점을 앞당기는 데 역할을 하리라 본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연료전지시스템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면 국내 수소 관련 부품업체와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직·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 등 국내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울산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에 구축한 현대자동차의 5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사진=현대차)


현재 울산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에서 5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실증 중이다. 여기에 투입된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전기차에 적용된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와 수송용(수소전기차) 연료전지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발전용 연료전지는 일정한 출력으로 상시 가동을 하는 데 반해 수송용 연료전지는 정출력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다이나믹 운전이 필요하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1~2시간 정도만 운전을 한다.

결국 발전용 연료전지는 출력 변화가 크지 않으므로 응답성이 수송용에 비해 덜 중요한 편이며 상대적으로 고출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신 발전용은 장기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계약을 맺고 일반적으로 20년을 사용하므로 장시간 운전이 가능한 내구성이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다.

또한 소비자나 고객 관점에서 보면 발전용 연료전지는 TCO(총 원가관리)가 중요한데 CAPEX(설비투자비용)나 OPEX(운영비용)를 낮춰 가격 메리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수소전기차에 사용된 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인데 최근 실증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연구개발이 진행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기간과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여수엑스포 전시공간인 한국관에 수소전기차용으로 개발 중인 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1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를 설치해 건물 내 전력을 공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발전용 연료전지에 특화해 연구개발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발전용에 대한 기술적 요소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으로 발전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수소전기차 기술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였기에 수송용과 발전용을 동시에 개발하기보다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에 전력키로 하고 최근 수소전기차 전용모델인 ‘넥쏘’ 출시에 이르게 됐다.

이제는 발전용 연료전지에도 집중할 때가 됐다고 본다. 발전용 연료전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개발은 2017년 현대차에 전략기술본부가 신설되고 본부 내 미래혁신기술센터가 발족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발전용시스템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발전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시 발전에 적합한 운전 로직, 복수의 연료전지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기술, 비용을 낮추기 위한 통합 발전 전용 부품을 개발하고 설치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연료전지 MEA의 일부 소재를 발전용에 적합한 소재로 변경하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기술 중 일부는 500kW 연료전지시스템에 적용해 실증이 진행 중이다.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은 상시 운전 평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량의 수소공급이 원활해야 하지만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평가할 수 있는 실험 공간 확보가 중요한 일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 공동연구실을 만들어 스택 평가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울산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 부지 내에 500kW 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
 

▲ 울산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에 구축한 현대자동차의 5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 연구동.(사진=현대차)


언급한 것과 같이 울산에서 500kW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증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500kW 시스템 실증을 통해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추가 개선 및 보완 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조건에서의 운전 로직을 활용해 발전 내구 향상을 위한 기술검토도 동시에 이뤄지게 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성능 및 안정성이 개선된 컨테이너 타입의 1MW급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1M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은 한 개의 컨테이너가 500kW 시스템으로 구성돼 현재 실증 시스템 대비 소형화와 통합 구조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BOP 부품이 통합되거나 삭제되고, 개발 중인 발전 전용 전력변환장치와 통합 제어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안정성과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1MW 시스템 개발 이후에는 다양한 파트너사(발전사, 수소공급업체, 에너지업체 등)와 업무 제휴를 맺고 시범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의 발전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수십 MW로의 확대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및 활용시장 확장 계획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발전용연료전지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발전용 연료전지는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공용화 할 수 있기에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1MW 발전용 연료전지는 수소전기차 30대에 해당하는 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50MW 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한다면 이는 수소전기차 1,500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므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시스템 원가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전용 연료전지는 연속운전을 통해 수소를 대량 소비하게 되므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과 산업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본격적인 수소 생산과 소비가 활성화돼야 수소경제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사업을 착수하게 되었다.

향후 건물용 연료전지 시범사업 참여도 검토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발전용 연료전지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다만 전력 공급 외에 건물 내에 열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러 시·도에서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고 수소연료전지와 관련된 입법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여러 시범사업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는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단 현대자동차는 1kW 내외의 적은 용량의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보다는 최소 수십kW 이상의 대형 건물용 연료전지와 비상전원용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시범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 임태원 현대자동차 전무와 <월간수소경제>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외에 선박, 철도, 지게차 등 운송 분야에도 기존 넥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해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각각의 상용화 목표 시점과 현재 추진현황을 전해 달라.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선박, 철도, 지게차 등의 다양한 운송 분야에 진출하면 수소사회 구현에 기여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사회 전반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과 구체적인 추진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이어서 언급하기가 어렵지만 특정 분야는 이미 진행 중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현대자동차는 연료전지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양산하기 위해 지난해 아우디와 기술 특허를 교환하고 비경쟁 부품을 공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스위스 수소에너지기업인 H2Energy와 수소전기트럭 공급 계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MOU를 체결하고, 올해부터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1,000대의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은 디젤트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수소전기트럭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시스템을 본격 출시하면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국내 다수의 연료전지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고정형(건물·발전용)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현대차는 지난 2013년 투싼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이제는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발전·건물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시스템은 대량 양산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기에 기존의 고정형 연료전지시스템의 소량 생산 체제와 비교 시 가격 경쟁력에 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대차 시스템은 양산 차량에 적용하는 기술로 품질, 성능 및 안전성 등에서도 타 시스템 대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은 CAPEX(설비투자), OPEX(운영비용)에서 타 시스템 대비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고정형 연료전지시스템은 해외 기술을 베이스로 한 시스템인 데 반해 현대차에서 개발하고 있는 발전·건물용 시스템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돼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하는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시스템을 공용화한 것으로 국내 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 11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사진=현대차)


타 연료전지제조사가 언급된 만큼 시장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질문도 하겠다. 자동차제조사가 연료전지시스템까지 판매한다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선과 관련해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 달라.
연료전지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단계로 많은 업체가 시장에 참여해 경쟁한다면 오히려 시장이 활성화되고 확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대차가 발전·건물용 시장에 진출한다면 이는 기존의 중소 업체들이 경쟁하는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예를 들어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주로 1~10kW가 대부분이지만 현대차는 이러한 시장에서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게는 수십 kW에서 수백 kW급 이상의 대용량 건물용 분산발전 시장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은 아직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이며, 현대차가 참여함으로써 연료전지시스템의 전체 시장 크기를 확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시스템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을 저감할 수 있을 것이고, 관련 법규·표준·제도 정비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고정형 연료전지시스템은 해외 기술을 베이스로 한 제품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현대차 연료전지시스템이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한다면 수소연료전지 관련 부품업체 활성화를 이끌어 기업 육성은 물론 직·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판단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부품 산업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수소사회를 선도할 수 있도록 현대차가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16년 연료전지시스템 제조사, 발전사, 도시가스사를 중심으로 한 ‘연료전지산업발전협의회’가 설립됐지만 가정·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 제조사, 부품사 등 연료전지업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연료전지협회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혹여 협회 관련해 가입 요청을 받거나 설립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연료전지 협회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듣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요청을 받거나 제안 받은 일은 아직 없다. 협회를 떠올리면 이차전지 산업계의 한국전지산업협회가 롤모델로 받아들일만하다. 업계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관련 산업활성화에 뚜렷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수소연료전지도 전지산업협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어느 한 기업이 사업과 애로사항을 정부에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듣는 게 특정 회사만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것이다.

연료전지업계가 함께 시장 파이를 키우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국내 고정형 연료전지시스템은 해외 기술을 베이스로 하고 있고 관련 시장을 선도하던 포스코에너지는 지금 많이 힘든 상황이다. 수소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진정한 연료전지사업자는 냉정하게 봤을 때 아직은 없다고 본다.

태양전지는 원소재부터 패널까지 국내에서 만드는 서플라이 체인과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반면 연료전지는 어떠한가. 지금은 자동차 부품 위주로 해서 협력업체들과의 협업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둘러보면 산업적 밸류체인이 매우 취약하다. 산업파급효과 측면에서 연료전지는 미흡한 상황이다.

협회가 제기능을 한다면 이러한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지 않겠나. 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여건을 면밀히 파악해 업계 스스로 취약한 부분부터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부품 공용화도 제조사가 아니라 관련 산업간 체제를 만들 수 있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노력하면 모두에게 이득이 될 방안을 찾을 수 있고, 협회가 이러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 

  

▲ 지난해 12월 미국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2019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의 파워트레인.(사진=현대차)


정부가 지난달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견해와 바람이 있다면 말해 달라.
이번이 두 번째 기회이다. 첫 번째는 노무현 정부가 수소경제를 육성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기술이 받쳐 주지 못했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서 기술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소경제로 가지 못했다.

이번에 두 번째로 도전하는 것인데 기술은 어느 정도 돼 있다. 지금이 좋은 기회이다. 앞으로 10년 후에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고 하면 그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해야지 ‘블루오션’이다. 그때 가면 기술적으로는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앞장서서 할 이유가 없다.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수소 관련 주식이 상승했다는 식의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로드맵에 제시된 목표를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 갈지를 논의해야 한다.

로드맵 수치를 보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등 ‘수소 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이 수소 이용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려면 수소 서플라이 체인에서 활용 부분의 다운스트림도 챙겨야 하지만 제조와 생산단계의 업스트림 측면을 특히 신경써야 한다.

우리나라가 수소를 국내에서만 100% 자급자족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국가적인 전략 등이 동시에 수립돼서 함께 발맞춰 나가야 진정한 수소경제이다. 

많은 환경주의자들은 천연가스로 수소를 만드는 데 어떻게 수소가 친환경적이냐고 말한다.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일본과 같이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호주, 아프리카 등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수입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가들과의 전략적인 제휴 등을 통해 2050년 에너지믹스는 어떻게 가져간다 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한정된 땅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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