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운영된 강릉 이엠솔루션 수소충전소. 올림픽 종료 후 철거된 이 충전소는 국내 최초의 수소전기버스용 충전소로 린데의 버스용 충전 프로토콜이 적용됐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올해부터 수소전기버스가 본격 보급됨에 따라 수소전기버스용 충전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수소승용차 충전소에 대한 설명서 및 기준은 조금씩 확보되고 있지만 상용차, 특히 수소전기버스 충전소와 관련한 내용은 전무하다.

국내에 지어진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승용차와 수소전기버스 충전이 가능하지만 충전소 사양이 승용 충전 프로토콜(규격)에 맞춰져 있어 버스 1대 충전에 20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충전소의 경우 버스 1대를 충전하는 데 무려 40~5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승용 충전과 상용 충전의 프로토콜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승용 충전 프로토콜은 미국 ‘SAE J2601’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충전 사양은 차량 초기압력 10MPaG(100bar), 충전 압력 70MPaG(700bar), 충전 용량 5.1kg(넥쏘의 총 수소저장량은 6.33kg), 충전시간 3분 이내, 대기온도 20℃가 표준 조건이다. ‘SAE J2601’의 최대 충전압력은 875bar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상용 충전 프로토콜이 없는 상황이다.    

수소 상용차 및 충전소 보급 계획
지난 17일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7개 도시에 수소전기버스 35대를 보급한다. 서울 7대, 부산 5대, 울산 3대, 광주 6대, 창원 5대, 아산 4대, 서산 5대이다.

정부는 이번 35대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까지 시내버스 2,000대를 수소전기버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2020년 300대, 2021년 665대, 2022년 1,000대를 보급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수소전기버스 생산 확대, 수소충전소 등과 연계해 2021년 광역버스 보급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한다.

경찰버스도 수소전기버스로 대체한다. 올해 경찰용 수소전기버스 2대 개발 후 2020년 말까지 실증을 거쳐 2021년부터 소요 연한(8년)이 경과한 버스부터 우선적으로 교체, 향후 경찰버스 전체를 수소전기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경찰버스 특성(승차 인원, 적재공간 등)에 맞는 전경용 수소전기버스를 개발 중이며, 올 하반기 개발을 완료해 경찰청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렇게 수소전기버스를 시내버스 및 광역버스, 경찰버스로 확대해 오는 2040년까지 4만 대(국내 누적)의 수소전기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전기버스 인프라도 구축된다.

오는 2021년부터 수도권 주요 교통축별로 충전·정비 인프라를 갖춘 수소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고, 경유하는 신규·증차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 CNG충전소, 혁신도시 등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올해 중으로 지자체·운송연합회 등이 버스 공영차고지 등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수소트럭도 개발 후 2040년까지 3만 대(국내 누적)를 보급한다. 오는 2021년 중형트럭(5톤급), 2025년 대형트럭(5톤 이상)이 출시될 전망이다.

먼저 공공부문 화물특수차의 수소트럭 전환이 추진된다. 오는 2020년까지 5톤급 수소트럭(화물특수차)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화물특수차는 청소차(쓰레기 수거 포함), 노면청소차, 살수차 등을 말한다.

2021년부터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수소트럭 시범사업을 실시해 국내 관용 화물특수차(약 1만4,000대) 중 5톤급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트럭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시범사업 성과분석을 토대로 공공부문 친환경차 의무구매 대상에 상용차 포함을 검토할 방침이다.

민간부문 화물일반차의 수소트럭 전환도 추진한다. 2020년까지 10톤급 수소트럭 부품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실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2018년 기준 화물일반차 등록대수는 253만 대(소형 207만 대, 중형 31만 대, 대형 15만 대)에 달한다.

2025년 대형(5톤 이상) 수소트럭 전용부품의 가격저감 기술을 확보해 2030년까지 수소트럭 부품 국산화율 10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수소전기버스부터 상용차 보급 확대가 예정돼 있어 수소전기버스용 수소충전시스템 구축이 시급해졌다.

수소전기버스는 승용차보다 대량의 수소를 사용하는 한편 짧은 충전시간이 관건이다. 시내버스와 광역버스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배차시간을 맞춰야 시민들의 반발이 생기지 않는다. 이에 따라 빠른 충전 속도가 중요하다.

국내 실정에 맞는 수소전기버스 충전 프로토콜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 지난 29일 자동차회관에서 개최된 ‘상용차(수소버스) 수소충전소 사양 가이드 설명회’에는 지자체, 충전설비 구축 업체 등에서 100여 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차, 상용차 수소충전소 사양 제시
일단 올해부터는 지자체들이 임시적으로 현대차가 제시한 수소전기버스 충전소 사양 가이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지난 29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상용차(수소버스) 수소충전소 사양 가이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시내버스 운행과 관련한 지자체 및 수소충전소 설비 구축업체 등에서 100여 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구영모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실장의 ’상용차(수소트럭, 수소버스) 기술개발 현황‘에 대한 발표에 이어 현대자동차가 상용차(수소버스) 수소충전소 사양 가이드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상용 충전 프로토콜은 일본 ’JPEC-S 0003‘ 부속서 Ⅰ을 인용했다. 시내버스는 충전시간 14분 이내, 대기온도 20℃, 차량 초기압력 10MPaG(100bar)를 표준조건으로 했다. 이밖에 충전압력 70MPaG(700bar), 충전용량 29kg(총 수소저장량은 36kg)이 기본 조건이다.

광역버스의 경우 대기온도, 차량 초기압력, 충전압력은 시내버스와 같고, 충전시간은 17분 이내, 충전 용량은 34kg(총 수소저장량은 43kg)이다.

’JPEC-S 0003‘의 최대 충전압력은 820bar로, 가장 안정적인 상용 충전 프로토콜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이번에 제시한 사양은 상용차 수소충전소의 최소 사양을 선정하기 위한 가이드로, 최종 발주 사양은 발주처가 정하며 높은 사양을 선정해도 무방하다”라며 “시내버스와 광역버스는 고속 충전을 위해 충전 하드웨어(브레이크어웨이, 호스, 충전노즐, 리셉터클, 프리쿨러) 및 충전 프로토콜 개발이 선행돼야 하며, 현재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전기버스 충전 프로토콜 개발
미래기준연구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수소전기버스 충전시스템 기술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충전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튜브트레일러 운송용량을 2배 이상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충전시스템의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한다. 28개월간 진행되며 총 86억6,000만 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이번 사업에는 태광후지킨, 지티씨, 엠에스이엔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원산업진흥원,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미래기준연구소는 ‘도심 수소전기버스 충전소 최적 모델 개발’과 ‘수소전기버스 충전프로토콜 표준화(KGS코드 개발)’, ‘버스용 수소충전소 경제성 분석 툴 개발’을 담당한다.

충전 프로토콜 표준화를 위해서는 미국(SAE J2601-2) 및 일본(JPEC-S 0003)의 수소충전 프로토콜을 조사‧분석한 후 경제성과 안전성을 충족하는 한국형 표준(안)을 개발해 KGS코드로 제정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성공적으로 운영된 강릉 이엠솔루션 수소충전소는 국내 최초의 수소전기버스 전용 수소충전소(600kg/hr급)로,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이를 통해 이엠솔루션이 ‘수소전기버스 충전소 모니터링 사업’을 주관했다.

올림픽 이후 철거된 이 충전소는 올림픽 기간 중 운행된 수소전기버스의 수소충전을 담당했다. 이엠솔루션과 함께 충전설비를 구축한 린데가 버스용 프로토콜을 개발해 국내 처음으로 적용했다.

 
린데, 에어리퀴드, 넬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협의체를 통해 수소충전 프로토콜을 자동차제조사들과 공유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