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루코퍼레이션이 국내에 공급하는 일본 타카이시공업의 수소충전소용 복합소재 오링 제품.(사진=타카이시공업)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공압·유압 등의 모든 기계류에 사용되는 고무 오링(O-Ring)은 가스나 공기가 용기나 기계장치의 일부분을 통해 그 내부와 외부에서 기체의 출입이 없도록 하고 내부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부품이다.

특히 수소전기차 보급의 핵심인 수소충전소 구축 시 사용되는 고무 오링은 열악한 수소 환경을 극복하고 수소 누출을 방지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부품에 속한다. 고무 오링이 파괴되면 수소충전소 구성 장치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소충전소에서 고무 오링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수소충전소용 고무 오링 제조기업 타카이시공업의 한국 대리점인 이루코퍼레이션(대표 김대현)은 일반 재질 고무 오링과는 달리 극한 수소 환경에서도 고도의 기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용 고무 오링을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9일 이루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크게 수소제조장치(온 사이트 충전소),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디스펜서로 구성된다.

이러한 수소 충전장치에는 각 장치를 통과하는 수소의 기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무 오링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일반 재질의 오링을 사용할 경우 고압, 가압·감압 주기, 극한의 온도 영역 등 다양하고 열악한 수소 환경을 견디기 힘들다.

일본의 수소 충전장치를 예로 들면 수소 제조장치는 상온 상압 조건에서 가동한다. 수소압축기는 서서히 압력을 올릴 수 있도록 토출구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올라가는 한편 가동 시 압력이 걸리고 정지 시 압력이 빠지는 가압 및 감압 사이클이 있다.

수소디스펜서는 프리쿨러가 내장돼 있어 온도가 –40℃까지 내려간다. 90MPa 수소가 수소전기차에 충전되며, 충전을 마치면 탈 압력으로 인해 0MPa까지 내려간다. 특히 긴급 이탈 커플링은 충전 시 –40℃에 가까운 수소가 3분 정도 흐르고 충전이 완료되면 단번에 탈 압력을 이루어 오링에 있어서는 가혹한 환경이 되고 있다.

▲ 기포 파괴 현상이 나타난 고무 오링.(사진=이루코퍼레이션)

고압 수소 환경에서 고무 패킹을 사용하면 자주 나타나는 문제점은 기포 파괴와 돌출 파괴이다.

고압 수소에 노출된 고무 패킹에는 점점 수소가 침투해 쌓였다가 압력을 빼면 수소가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내부에 기포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균열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진전되면 고무 패킹이 파괴된다.

또한 고압 수소에 노출된 오링 내부에 수소가 점점 쌓이면서 오링이 팽창되고 부피가 커져 틈 사이로 돌출되면서 파괴된다.

고압 수소에 고무 패킹을 사용하는 경우 이러한 파괴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과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무 오링을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시장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루코퍼레이션은 70년 전통의 고무 오링 전문 제조업체 타카이시공업의 수소충전소용 고무 오링을 공급한다. ‘저온 고압 수소용 EPDM’과 ‘고온 고압 수소용 FKM’ 등 두 종류가 있는데,  EPDM은 수소 디스펜서용(–40℃/90MPa), FKM은 수소 압축기용(150℃/90MPa)이다. 이와 관련된 밸브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인태식 이루코퍼레이션 이사는 “오링 재료의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배합 비율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수소스테이션의 긴급 이탈 커플링은 고압 수소(90MPa)와 저온(–40℃)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루코퍼레이션이 국내에 공급하는 일본 타카이시공업의 수소충전소용 복합소재 오링.(사진=타카이시공업)

타카이시공업은 기포 및 돌출 파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을 통해 60여 종의 배합을 시도한 결과 실제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오링을 개발했다. 기포 파괴는 실리카 배합, 돌출 파괴 문제는 카본 블랙 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들을 병용 배합한 오링을 개발한 것이다.

이 제품은 일본의 공인 시험기관인 HyTReC(수소에너지제품연구시험센터)의 시험결과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극한 수소 환경에서 수소 누출 없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인태식 이사는 “타카이시의 수소충전소용 고무 오링은 다양한 테스트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라며 “현재 수소스테이션 압축기와 디스펜서용 오링의 약 30% 이상이 타카이시의 제품이며, 유럽 및 미주의 수소스테이션 솔루션 업체에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 이사는 “각각의 수소 충전장치에서 수소 사용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수소를 밀봉하는 고무 패킹 재료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업체들과 오링 제품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루코퍼레이션은 이번 오링 제품에 이어 수소충전소용 열교환기 등 취급 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타카이시공업 직원이 고무 오링을 연구하는 모습.(사진=타카이시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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