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EA는 3개의 화학반응을 조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한다. 사진은 JAEA 오아라이(大洗) 연구소에 설치된 화학반응 관련 설비.(사진=일본경제신문)

[월간수소경제 편집부] 지난 2011년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발생 이후,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이하 JAEA)는 기존의 원자력발전과 구조를 달리해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형 원자로 ‘고온가스로(HTGR)’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일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발전 이외에도 고열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것을 고려 중이다.

이바라키(茨城) 현에서도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JAEA 오아라이(大洗) 연구소에는 ‘고온공학시험연구로(HTTR)’가 설치되어 있다. 1998년 처음으로 임계한 연구용 고온가스로다. 현재는 재구동에 앞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 심사를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상업용 원자력발전에 있어 경수형원자로(경수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경수형원자로는 원자로를 식힐 때 경수, 즉 물을 사용한다. 고온가스의 경우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헬륨가스를 이용한다.

핵분열 반응 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열은 헬륨가스에 의해 원자로 밖으로 배출된다. JAEA는 2004년, 950℃ 상당의 고열을 가두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고온가스로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열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JAEA는 헬륨가스를 이용한 가스터빈 발전과 더불어 수소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3개의 화학반응을 조합한 수소 제조법 ‘IS 프로세스’의 실현에 나섰다.

요오드화수소는 400℃에서 수소와 요오드로 분해된다. 황산의 분해 반응은 보다 더 높은 온도의 열을 필요로 한다. 황산은 900℃에서 이산화황과 산소, 물로 분해된다. 두 개의 분해 반응에서 남은 이산화황과 요오드를 다시 물과 반응시키면 요오드화수소와 황산으로 돌아간다.

해당 과정은 요오드화수소와 황산을 순환시키면서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므로 이산화탄소 등의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는 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 과정에서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지만,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화석연료 개질 방식을 통한 생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수소가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다.

IS 프로세스의 원리는 미국 기업에서 고안했으나, JAEA는 2004년 세계 최초로 IS 프로세스를 이용한 수소의 연속 제조를 실현했다. 2016년에는 시간당 20L 이상의 수소를 31시간 연속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황산이나 요오드화수소는 금속을 부식시키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장치의 재료로 세라믹을 이용하거나, 배관 내부를 유리나 불소수지로 가공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2019년에는 수소의 연속 생산 시간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소제조에 필요한 열은 아직 전기 히터로 공급하고 있다. JAEA는 2027년부터 발전용 가스터빈이나 대형 수소제조설비를 HTTR과 연결해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스터빈 발전은 2030년, 수소제조는 2040년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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