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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문턱 넘은 수소산업 법안, 연내 입법은?

법 제정 통해 선진국과의 수소 생산, 저장·운송 분야 기술 격차 줄일 수 있을 것
수소안전법, 고압가스안전관리법과 유사한 점 많아…안전관리의 이원화 우려 있어
수소거래소, 수소의 도매를 체계화함으로써 수소사회 발전의 기반 될 것
산 너머 산…법 제정 의지는 있으나 연내 입법은 불투명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최근 정부가 전략투자 대상 중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하면서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소경제 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수소경제 원년’을 선언하며 방아쇠를 당겼지만 아쉽게 불발에 그쳤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수소경제 육성 관련 법률의 부재’다.


‘수소경제 육성’이 법률을 통해 명문화될 경우 정권이 바뀌어도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안정적인 투자 및 기술개발로 이어진다. 수소산업계 전체가 수소경제법 제정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소산업 관련 5개 법안, 그리고 공청회
지난 4월 10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소경제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후,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수소경제활성화법’ 제정안을,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잇따라 대표 발의했다.



수소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8월 16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소연료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정안을, 다음날인 17일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소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들 다섯 개 법안과 관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는 지난 10월 31일, 공청회를 개최해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양태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허영택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준처장,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술인으로 나섰다. 또한 산자중기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해 이들의 발표 내용을 귀담아 듣고, 궁금한 점에 대해 가감 없이 질문을 던졌다.


수소 밸류체인 전체에 걸친 균형적 발전 필요
수소에너지 밸류체인은 생산, 저장·운송, 활용 단계로 이뤄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시스템’ 모두 밸류체인 중 활용 단계에 해당한다. 기술 개발 역시 활용 단계에 치중돼 있다.



양태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수소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 생산, 저장·운송 분야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수소경제법안’, ‘수소경제활성화법안’과 달리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에서는 ‘수소이용시설’에 충전소에 더해 연료전지까지 포괄함으로써 보다 균형 잡힌 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견해다.


양태현 박사는 “수소산업 관련법이 제정되면 기술 개발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저장·운송 분야에서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수소산업 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고압가스안전법’과의 관계 명확히 해야
전현희, 박영선 의원은 수소 관련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정안을 통해 수소연료의 충전·저장·사용을 비롯해 관련 용품 등의 안전관리 사항을 규정했다. 두 법안의 규정 내용은 유사하지만, 박영선 의원은 ‘수소배관의 보호’ 등을 추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허영택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준처장은 “현행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은 저압(1MPa 미만) 수소의 안전관리를 규정하지 못한다”며 “미래 수소경제사회에 대비해 법률 및 제도를 통해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안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일부 규정에 대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영택 기준처장에 따르면 두 법안은 적용 대상이 되는 수소연료를 ‘자동차용’과 ‘발전용’으로 한정하고 있다. ‘산업용’, ‘가정용’, ‘연료전지 외 직접 사용’ 등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허 처장은 “이번 법안 제정을 계기로 연료용 수소-비연료용 수소, 고압수소-저압수소 등에 대해 관계 법률 간 규율 대상을 명확히 정리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법안의 많은 조항이 현행 고압가스안전법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 처장은 “두 법안의 많은 조항이 고압가스안전법과 유사하다”며 “안전관리가 이원화될 경우, 고압시설 안전 관리 체계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소 고압시설에 대해서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의 안전관리 규정을 적용하거나, 인허가 의제처리 등을 통해 일관성 있는 안전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허 처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산업 전문가,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를 구성해 수소사업과 안전규정 관련 쟁점 사항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 관련법 통해 ‘큰 그림’ 그릴 수 있어야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은 “수소경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수소 관련법 제정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며 “또한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를 반영함으로써 에너지 믹스에 대한 고려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재행 단장은 이번 수소 관련법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사회 이행을 위한 중장기 계획 내용 및 수립 체계와 더불어, 이를 시행하기 위한 연차별 세부시행계획 내용 및 수립 절차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재행 단장은 “이번에 발의한 법안들이 중장기 계획 체계나 수소산업 육성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어, 조금만 조정한다면 수소경제 이행에 있어 법안 부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이나 ‘특별예산’ 통한 안정적인 재원 확보 필요
정부는 최근 혁신성장 전략투자 대상 중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초기 시장의 특성 상, 현재로서는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재원을 풀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양한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기금이나 특별예산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또한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추진기관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소 3법 중 ‘수소경제활성화법안’은 ‘한국수소산업진흥원’의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이종영 교수는 “진흥원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을 승계하는 것이 예산 및 업무 효율 측면에서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소거래소’ 설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수소거래소가 설치될 경우 서로 다른 방법으로 생산된 수소를 적절한 가격에 일괄적으로 유통할 수 있다. 이종영 교수는 “국내에서의 수소거래소 구축 및 운영 경험은 국제수소거래소의 국내 설치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커스는 ‘경제성’과 ‘안전’
전문가 발표 이후, 산자중기위 위원들은 궁금한 점에 대해 가감 없는 질문을 펼쳤다. 수소에너지의 경제성과 안전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환경적인 면에서나 가격적인 면에서나 수소에너지는 커다란 장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왜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발전이 더딘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양태현 박사는 “수소의 가장 큰 경쟁자는 화석연료들이다. 아직은 수소가 화석연료에 비해 경제적인 논리에서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가격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경제성이 결정될 것이다. 이후에는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내 수소충전소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에 대해 묻자 신재행 단장은 “40%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하면 기술력은 40~50%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소 저압시설이나 수소를 직접 사용하는 연료전지 등에 대한 안전기준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별도의 수소안전법안이 필요하다고 보는 건가”라고 질의하자 이종영 교수는 “수소경제법이 산업의 ‘육성’을 지향한다면 수소안전법은 ‘규제’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수소경제법에 해당 내용을 포함시키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답했다.


넘어야 할 산 많아…연내 입법 불투명
수소경제 관련 법안인 ‘수소경제법안’과 ‘수소경제활성화법안’,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은 지난 8월 23일 ‘제363회 국회(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를 통해 소위원회에 회부되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소위원회 안건으로 채택될지도 불확실하다.


김규환 의원실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정안이다 보니 조문별로 일일이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의지가 있어 공청회까지는 빠르게 추진되었지만 연내 입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수소안전 관련 법안은 지난 8월 21일 산자중기위에 회부되었다. 제안설명서는 이미 제출을 마쳤다. 향후 상임위원회를 통해 고압가스안전관리법과의 관계, 입법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수소산업계의 이목이 ‘수소경제법’으로 쏠리고 있다. 연내 입법 가능성도 논의되었던 만큼 기대감으로 가득 찬 눈빛이다. 연내 입법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꾸준한 관심을 통해 그 등을 받쳐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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