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테늄엣그래핀 촉매를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펭 리 박사와 백종범 교수.(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백금을 이용한 기존 촉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성능과 안정성이 높은 ‘그래핀 촉매’가 개발되었다. 이에 따라 수전해 기술의 시장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가격이 백금의 4% 수준인 루테늄을 그래핀에 담은 새로운 촉매 물질 ‘루테늄엣그래핀(Ru@GnP)’을 개발했다. 해당 물질은 현재 상용화된 백금 촉매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내구성이 높아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에 따라 백금 촉매를 대체할 차세대 촉매로서 이목을 모으고 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 원소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에서 개질해서 얻고 있다. 화석연료 개질법은 제조단가가 낮지만 수송비가 높고 완전한 무배출(zero-emission)이라고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분리하는 ‘수전해’다. 수전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소발생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 전압(과전압)이 낮고, 반응속도가 빨라야 한다.

백금은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물에서의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낮아서 조금씩 용해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백금을 대신할 비귀금속 기반 촉매 연구도 많이 이뤄졌지만 물에서 부식(산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백종범 교수는 “촉매의 시장성 향상을 위해서는 고효율, 우수한 내구성,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라며 “이번 연구는 지난해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보고한 루테늄 촉매를 한층 강화해 상업화에 필요한 수전해 촉매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결과”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저가의 금속인 ‘루테늄 염(Ru salt)’과 초산기(-COOH)가 붙은 그래핀’을 물속에 넣고 교반시켰다. 이때 자연스러운 화학반응(환원)이 일어났고, 이 상태에서 열처리를 진행해 루테늄엣그래핀을 제조했다.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간단한 방식으로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든 루테늄엣그래핀 촉매는 수전해 반응에 필요한 과전압을 백금 촉매보다 더 낮출 수 있었다. 또한 물의 산‧염기 농도(pH)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기존 백금 촉매와 달리 대체로 일정한 성능을 보였다.

백종범 교수는 “물의 산‧염기 농도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므로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펭 리(Feng Li)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이며, 전인엽 원광대학교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교육부 및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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