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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시장 ‘빅뱅’ 예고한 ‘범한산업’

전 세계 잠수함 연료전지 상용화, 지멘스와 범한산업이 유일
현대제철 건물용 연료전지 부문 양수, 시장 진출 ‘초읽기’
스웨덴 ‘파워셀’과 전략적 제휴로 민수용 시장 확대 나서
건설중장비 연료전지 및 이동형 수소충전소 개발 ‘한창’
서울 마곡에 500억 원 이상 투자, 연료전지 전문 R&D센터 건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에스퓨얼셀과 두산퓨얼셀이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군수용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시장 진출을 위한 막바지 채비에 분주한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당장 내년부터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기업은 건물용 연료전지 외에도 이동형 수소충전소, 건설기계용 연료전지 파워팩, 수중 밀폐형 및 무인잠수정용 연료전지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개발을 통한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공기압축기 선두주자 범한산업이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 경남 마산에서 설립돼 현재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범한산업(대표이사 정영식)은 지난 30여 년간 공기압축기 분야 전문기업으로 이름을 떨친 회사다. 주력 제품인 고압공기압축기는 공기를 높은 공압으로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공급해 주는 기계로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쓰인다.


특히 범한산업은 선박용, 발전설비(플랜트), 원전, 군수용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현재 국내 잠수함·선박용 공기압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선박용 전력 및 통신케이블을 제조하는 베트남 현지공장을 인수해 선박용 케이블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잠수함용 연료전지 기술력으로 건물용 진출
공기압축기를 주축으로 지난해 매출 35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범한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선택했다. 공기압축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 및 경험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영식 범한산업 대표는 “잠수함에 들어가는 압축기와 군수용 압축기를 공급하고 수중에서 외부 공기의 흡입 없이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잠수함 공기불요추진체계(AIP)의 주변장치들을 공급하면서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라며 “2015년 5월 군수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GS칼텍스의 연료전지 사업 부문을 양수해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범한산업은 자사의 압축기 유체제어 기술과 GS칼텍스의 연료전지 기술을 결합해 잠수함·선박용 연료전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공기불요 연료전지(순수 수소·산소용 연료전지: 수중·특수용) 시스템으로, PH1(80~150kW 스택 모듈), PH2(30~80kW 스택 모듈), PH3(500W~5kW 전력 모듈) 총 3가지 타입이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수식이 진행된 3,000톤급 차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범한산업의 PH1 타입의 연료전지(150kW급 4대)가 탑재돼 기존 잠수함보다 수중 잠항 기간이 늘어나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잠수함에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것은 독일 지멘스에 이어 범한이 두 번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에서 잠수함용 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지멘스와 범한산업이 유일하다는 얘기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하는 차기 잠수함 장보고-Ⅲ(총 9척)의 1번함이다. 나머지 8척(현재 2척 건조 중)의 잠수함에도 범한산업의 연료전지가 들어간다. 국내에서 장보고-Ⅲ 건조에 앞서 장보고-Ⅱ 잠수함이 건조된 바 있는데 6척 모두 지멘스의 연료전지가 탑재됐다.


정영식 대표는 “도산안창호함에 처음으로 연료전지를 공급함으로써 세계 군수용(잠수함)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앞으로 군수용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돼 연료전지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범한산업은 잠수함용 연료전지 모듈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무인잠수정용 및 수중 전원용 연료전지 역시 개발 중에 있다”면서 “앞으로 가정·건물용과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건물용을 주축으로 한 민수용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범한산업은 민수용 시장 진출을 위해 현대제철의 건물용 연료전지 양수작업을 최근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현대제철과 기술이전 협의를 시작해 올 상반기 3개월간 분야별 인력을 파견하고 사업화를 위한 특허권 41종 전용 실시권 및 도면, 개발문서, A/S 현황 등의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범한산업은 자체 보유기술을 적용해 연료전지 시스템의 개선 및 설계를 진행 중이다. 단가, 설치면적, A/S 편의성 등에서 경쟁 우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개발되는 범한산업의 건물용 연료전지(5kW, PEMFC) 제품은 도시가스(모델명: BNH050)와 수소(모델명: BHH050)를 각각 연료로 사용하는 2개 타입의 시스템이다.


정 대표는 “현대제철이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해 개발한 제품이고 인증도 받고 해서 기술적인 완성도는 갖췄다고 보여지나 시장에서 타제품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라며 “기술과 경제성 등 몇 가지 보완이 이뤄지면 건물용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범한산업은 상용화 판매를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의 인증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주관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KS 인증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KGS 인증과 KS 인증을 모두 받으면 바로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3년 내 건물용 연료전지 부문 매출 목표를 200~300억 원으로 잡았다.


정 대표는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에서는 범한산업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군수용에서의 경험과 연구개발 인력의 우수성을 감안한다면 연료전지 업계의 숨어 있는 ‘다크호스’라고 해도 무방하다”라며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공기압축기 시장에서의 성공 스토리와 군수용에 이은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위해 만전을 기해왔기에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 좀 더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파워셀’과 손잡고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 확장
범한산업은 지난 8월 세계적인 연료전지 기업인 스웨덴의 ‘파워셀’과 연료전지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민수용 시장 확장에 나섰다.


파워셀이 보유한 스택 및 연료전지 시스템의 한국 내 독점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범한산업의 연료전지 시스템의 유럽 내 판매에도 상호 협력키로 했다. 국내 MW급으로 추진되는 연료전지 프로젝트(발전용) 등에 파워셀 제품으로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파워셀의 스택 및 시스템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제조설비 구축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범한산업이 국내에 공급하는 파워셀의 제품은 부생수소용 및 UPS(무정전전원장치)용 연료전지 스택 및 시스템이다. 스택은 S1(1~5kW), S2(5~35kW), S3(30~100kW) 등 3개 모델을 갖췄다. 시스템은 PS-5(1~5kW), PS-100(20~100kW), MS-30(10~30kW), MS-100(50~100kW) 총 4개 모델이다. PS-5와 PS-100은 부생수소용, MS-30과 MS-100은 UPS용이다.


정영식 대표는 “범한산업은 파워셀의 앞서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파워셀은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수 있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함께 협업하면서 향후 우리가 제조한 연료전지 제품의 해외 판매에도 긍정적인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가 부생수소용이나 UPS용 연료전지 기술개발에 착수한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어 먼저 파워셀의 제품과 기술을 국내에 판매하면서 관련 기술과 경험을 쌓은 후 자체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신현길 범한산업 연료전지사업본부장(전무)은 “우리나라 연료전지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개질해 사용하고 있지만 파워셀의 연료전지기술 베이스는 볼보(Volvo)의 연료전지차량용 연료전지여서 기본적으로 수소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파워셀의 제품이 들어오면 일부 협업을 통해 국내 상황에 맞게 개조작업을 하거나 부생수소 발전이나 UPS용 등의 어플리케이션 시장과 연결된다면 제품 그대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굴삭기 등 건설중장비용 연료전지도 개발 중
범한산업(주관기관)은 건설용 중장비인 굴삭기에 저소음, 고효율 연료전지 적용을 시도하는 국책과제인 ‘2톤급 전동식 건설중장비용 연료전지 파워팩’ 개발도 참여하고 있다. 2016년 5월 시작해 현재 3차년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해 2차년도에 프로토타입 형태의 연료전지 굴삭기를 제작해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의 평가 장소에서 실주행 시험평가를 완료했다. 올해 3차년도에는 프로토타입에서 나타난 개선점을 반영해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동활 범한산업 연료전지사업본부 이사는 “건설 환경에 적합한 연료전지 파워팩의 내진동 구조 설계와 역동적인 굴삭기 동력패턴 분석을 통해 연료전지의 응답 특성에 대한 연구가 심도있게 수행되고 있다”라며 “향후 연료전지 굴삭기의 상용화를 목표로 건설기계 형식승인과 인증안 마련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교통안전공단,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등의 관계기관과도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식 대표는 “유럽 및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는 2020년 이후 건설중장비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과 연비 개선을 규제하는 Tier V, Stage V가 발효될 예정이어서 건설중장비 분야에서 연료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국내·외 건설중장비 관련 규제정책과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사업화 기회를 포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형 수소충전소 개발…수소압축기 국산화 추진
범한산업은 국책과제로 이동형 수소충전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3년은 기술개발, 2년은 실증이 예정됐다. 현재 초기 1단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동형 개질기와 수소생산 저장 기술을 확보 중이다. 이동형 트레일러에 탑재될 시스템은 올해 말 제작을 완료해 내년에는 실증 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범한산업은 군수용으로도 이동형 수소충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민수용과 군수용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정영식 대표는 “범한은 초고압 압축기분야에서 높은 제조능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기 때문에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수소압축기의 국산화는 물론 수소생산 개질 기술과 저장기술을 합쳐 가장 완벽한 풀 패키지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러한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소충전소 개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연료전지 경쟁력 강화
연료전지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마곡단지에 연료전지 연구를 위한 R&D센터(범한기술원)를 부지 5,000m², 건물 1만 5,500m² 규모로 건설 중이다. 지난해 말 착공해 오는 2019년 말 입주 예정이다. 대전에 있는 연료전지 연구 및 사업장 시설들이 R&D센터에 입주한다. 건물용 연료전지 양산은 창원에 두기로 했다.



R&D센터 구축에만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정 대표의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90여 명의 직원 중 연료전지 연구에만 35명에 이르는 등 연구개발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정 대표는 “다양한 연료전지 시장 대응을 위해 관련 시설과 연구인력 등 국내 최상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회사의 강점”이라며 “마곡 R&D센터가 완공되면 범한의 연료전지 사업은 본 궤도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한산업은 창원시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창원의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사업을 포함해 창원 본사에서 연료전지를 양산하는 등 지역의 수소산업 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세계적인 수소연료전지 기술경쟁력을 갖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 육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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