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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충전소, 수소충전소 보급 확산에 날개 달아주나

용이한 부지 확보, 구축·운영비용 절감, 주민수용성 확대 등 장점 많아
수소協, 패키지형 복합충전소 구축 돕는 기술협력단 발족
복합충전소, 기존 주유 및 충전 사업자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공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지난달 울산광역시에서만 두 군데의 수소충전소가 새롭게 운영을 시작했다. 북구 연암동에 위치한 경동충전소와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신일충전소다. 울주군 온산읍 웅촌면에서 건설 중인 충전소 역시 곧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 충전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의 여유 부지에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한 ‘복합충전소’ 형태라는 점이다. 특히 경동충전소는 수소전기차는 물론 전기차, 휘발유·경유·LPG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량까지 한곳에서 충전할 수 있는 ‘국내 1호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주목된다.


‘수소전기차 보급이 먼저냐, 수소충전소 구축이 먼저냐’를 논의하던 시기는 지났다. 수소충전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이 ‘복합충전소’라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본은 올해 초, 기존 주유소에 수소충전설비를 병설할 수 있도록 소방법을 개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수소충전 인프라를 보급하는데 있어 복합충전소 구축이 가능한 부지를 우선적으로 조사하고, 해당 충전소가 커버할 수 있는 반경을 기준으로 향후 충전소 보급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6년 7월 ‘융·복합 및 패키지형 자동차 충전소 설치에 관한 특례기준’을 고시하고 기존 LPG· CNG충전소 및 주유소 등에 수소충전소 병행 설치 및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설치를 허용했다. 또한 ‘충전설비 주위 8m 이내 전기설비에 대한 방폭 제품 사용’ 규정 역시 8m를 4m로 완화하고, 방호벽 설치 시 안전거리(12~30m) 유지 의무를 면제해 복합충전소 구축이 용이해졌다.


이후 한국수소산업협회는 ‘복합충전소가 우리나라 충전소 보급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주창하며 기술협력단 발족, 복합충전소 보급사업 순회 설명회 및 간담회 개최 등 활발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특수목적법인(SPC) ‘HyNet’ 역시 지난 8월 개최된 ‘제2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포럼’에서 현재로서는 오프사이트(Off-site)+하루 300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일반충전소’+기존 주유소 부지에 수소충전설비를 구축하는 ‘복합충전소’ 방식이 가장 수행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복합충전소의 직·간접적 효과
복합충전소는 기존의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에 수소충전설비를 병행 설치하는 것이다. 충전설비 자체는 단독 수소충전소와 동일하다. 수소를 900bar로 압축하는 수소압축기와 수소를 870bar로 저장하는 수소저장용기, 압축된 수소를 냉각하는 칠러 및 프리쿨러, 상온의 수소를 700bar의 압력으로 충전하는 디스펜서로 구성된다.



이들 장비를 설치하려면 660~990m2(200~300평) 가량의 공간이 필요하다. 수소충전소만 단독으로 건설할 때에 비해 100평 가량의 부지를 절약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 보급 확산을 가로막는 첫 번째 요인은 ‘부지 확보’다. 이격거리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어야 한다. 접근성까지 높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 모든 조건을 갖추더라도 주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속수무책이다. 이렇게 부지를 찾고 인허가를 받는 데만 2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 복합충전소는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 가운데 복합충전소 구축을 원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지 적합 여부를 검토한 다음, 구축 가능한 사업장에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부지 및 건축비용에서 10억 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복합충전소는 운영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다만 주유소는 기존 인력을 고압가스 취급 요건을 갖춘 인력으로 교체할 필요는 있다. 올해 초 한국수소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복합충전소는 단독 수소충전소에 비해 운영비를 1억 1,000만 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이 중 인건비가 8,000만 원을 차지한다.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복합충전소에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


지난 6월 정부는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방향’을 통해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 5,000대를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기존의 내연기관차량이 1만 5,000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만 5,000대 정도는 전체 차량에서 결코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가 10만 대, 100만 대로 늘어난다면 사정은 다르다.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들에게 있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복합충전소는 기존 사업자들에게도 유리하다. 신규 수소충전설비만 추가로 갖추면 비스니스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주유 및 가스산업의 쇠퇴를 막고 수소산업의 우군(友軍)을 늘려 나가는데도 일조한다.


복합충전소 구축 효율 향상시키는 패키지형 충전설비
이에 더해 패키지형 충전설비로 복합충전소를 구축하면 그야말로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다. 기존의 복합충전소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유소와 마찬가지로,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수소저장용기 및 압축기 등을 각각 설치한 다음 외부에 디스펜서를 연결하는 식으로 구축한다.



그러나 패키지형 충전설비는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수소충전소의 구성 요소들을 두세 개의 컨테이너에 설치한 패키지 모듈을 가져와 현장에서 배치하고 바닥에 고정하기만 하면 된다. 조립식 주택을 떠올리면 된다. 설치 기간이 짧으며,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복합충전소를 구축하는 데 200~300평이 필요하지만 패키지형으로 구축할 경우 330m2(100평 이하)의 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공장 내에서 테스트를 마친 다음 충전소로 공급되므로 품질의 안정성이 높다.


이전 설치가 쉽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시험 삼아 적은 용량의 패키지형 충전설비를 구축했는데 고객이 늘어 더 큰 용량의 충전설비가 필요해진다면 기존의 패키지형 충전설비를 떼어낸 다음 다른 사업자에게 팔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또 다른 충전소로 옮길 수 있다.


기존 사업자에 손 내미는 기술협력단
이에 한국수소산업협회는 ‘복합충전소’를 ‘패키지 형태’로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패키지형 복합충전소 구축 경험이 없는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기술협력단을 발족했다.



기술협력단은 넬코리아, 효성, 이엠솔루션, 동성정공, MS이엔지 등 13개사로 구성되어 있다. 수소공급기업, 충전소구축기업, 엔지니어링기업, 설비 및 부품기업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기술협력단을 발족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장봉재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은 “지자체 보급과 민간 보급 모두 수소충전소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며 “이미 구축 경험을 갖고 있는 지자체나 충전소 구축업체들도 부지 선정과 민원 해소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제 막 수소산업에 뛰어든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가 겪을 고충을 덜어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수소산업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요청서를 접수받고 있다. 기존 사업자 가운데 복합충전소 구축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기술지원 요청서를 접수하면 기술협력단에서 우선 부지 면적이나 주변 환경 등 사업소 조건 적합 여부를 검토한다.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충전 설비를 선정하고, 지자체나 민간보급사업 지원에 필요한 제반 입찰 서류 준비와 기술제안서 작성 등에 도움을 준다. 복합충전소 구축 이후에는 지자체 연계를 통해 충전소 운영 활성화를 돕고, 운영비용 저감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주유 및 충전 사업자, 복합충전소에 많은 관심 보여
한국수소산업협회는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기존 주유 및 충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복합충전소 사업설명회를 추진했다. 전국을 4개 권역(서울·경기·인천·강원권역, 부산·울산·경남권역, 대전·충남·충북·대구·경북권역, 광주·전남·전북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순회 형식으로 진행했다.


네 번에 걸친 사업설명회에서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 및 에너지 유통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설명회 기간 중 복합충전소 구축 의향이 있고 기술적 지원을 희망한다고 신청서를 제출한 사업장은 총 95개소였다. LPG충전소가 58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주유소 20개소, LPG+주유소 9개소, CNG충전소 6개소, LPG 용기충전 2개소로 나타났다.


한국수소산업협회는 이들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체 부지 면적과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복합충전소 활용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그 결과 46개소는 당장 활용 가능하며, 23개소는 현장에서의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봉재 회장은 “이 결과를 전국 1만 5,000여 개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로 확장하면 6,900여 개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 또한 패키지형 충전설비를 통해 설치 면적을 최소화하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새롭게 운영을 시작한 울산 경동충전소는 경동가스충전소와 연암셀프주유소의 유휴 부지에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한 복합충전소다. 기존 가스충전소와 주유소에 더해 경동충전소까지 운영하게 된 성기은 경동에너지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유소와 LPG충전소 사업이 성장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수소충전소를 선택했다”며 “기존 서비스 외에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충전시설까지 갖춤으로써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장봉재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복합충전소, 가장 효율적인 수소충전소 구축 방법
“수소사회, 아직 어느 나라도 진입한 적 없어…우리만의 전략 고민할 때”



사업설명회에 이어 지난 8월에는 ‘복합충전소 보급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지역별로 순회 개최했다. 여러 지역 중 대전, 충청북도, 충청남도 세 군데에서 진행한 이유는.


한국수소산업협회는 사업설명회의 성과를 실제 복합충전소 구축으로 연결하기 위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복합충전소 구축이 가능한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대표와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 한국수소산업협회 기술협력단이 모여 상호 협력관계를 수립하고,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 대응전략에 대해 협의했다.


대전과 충청북도, 충청남도는 이미 내년도 지자체 보급사업에 환경부 지원금을 요청한 곳이다. 그만큼 수소충전소 및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이며, 관심도도 매우 높다.


대전은 수소충전소뿐만 아니라 수소산업 전반에 관심을 갖고 협회와 정보 및 의견을 공유했으며, 충청북도는 수소산업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충청남도 역시 수소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충청남도는 오는 10월 4일,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들을 초대해 복합충전소 설명회를 겸한 간담회를 확대 개최하기로 했다.


복합충전소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 사업자들은 수소충전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언론 등을 통해 수소충전소가 대두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기존 주유소 및 LPG·CNG충전소의 경영 악화가 진행되는 현 상황을 발 빠른 사업 전환을 통해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위기의식과 기회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공존하고 있다.


복합충전소 보급 확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복합충전소는 부지 활용과 인건비 절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수소충전소 보급 방식이지만, 관건은 역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이다. 복합충전소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독 수소충전소라 하더라도 정부나 지자체가 밀어붙이면 활성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지자체 및 민간보급사업을 복합충전소에 맞춰 수정한다면, 자연히 물꼬가 복합충전소를 향해 트일 것이다. 지자체 보급사업의 경우 예산은 환경부와 지자체가 15억 원씩 마련하되, 복합충전소 구축을 유도해 건설비용을 20억 원으로 절감할 수 있고 나머지 10억 원은 수소전기차 보조금으로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소충전소 1기당 수소전기차 70~100대를 동시에 보급할 수 있어 충전소의 수익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민간보급방식에서는 기존 사업자들의 초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환경부 15억 원과 민간사업자 5억 원을 매칭해 복합충전소를 구축한다. 나머지 10억 원은 향후 충전소 용량 증설에 투자하는 식이다. 이처럼 지원 방식을 수정하면 보다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충전소 보급 확산과 관련해 정부나 수소산업계에 제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2022년까지 310기의 수소충전소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가장 경제적이면서 빠르고 쉬운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기관 및 기업들이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동안 이 같은 길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오직 국가 차원에서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 효율적인 예산 실행 방법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길 바란다.
수소사회는 아직 어느 누구도 진입해 본 적이 없다.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 정책을 살피고, 외국 기업의 동향을 주시하며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현대자동차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기에 수소전기차 분야 선도 기업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만의 수소산업, 우리만의 전략, 우리만의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복합충전소가 그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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