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수소전기차 관련 업계와 함께 오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총 2조 6,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큰 폭으로 성장할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또 지난 8월 플랫폼 경제 구현을 위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수소경제’를 선정하고 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생산·저장·이송·활용 등 단계별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수요기반을 확충해 나간다는 것.

이러한 정부 움직임에 앞서 수소산업생태계 조성에 나선 곳이 있어 주목된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미 다양한 전문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창조혁신의 중심으로 우뚝 서다
광주과학기술원 내에 위치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박일서)는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그룹이 손잡고 자동차 분야 연관산업 육성 및 창업 지원,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서민생활경제 혁신 플랫폼 구축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5년 1월 출범했다.

센터는 지난해까지 97개의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해 신규채용 332명, 매출 417억 원, 투자유치 37건 146억 원,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 민간투자와 정부 R&D 자금 매칭을 통한 기술창업 육성 제도)를 통한 9개사 45억 원 지원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

또한 168개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435개 기업의 보증펀드(423억 원)를 지원하고 수소펀드·성장사다리펀드 369억 원 투자를 실행했다.

지역특화산업(신산업)으로 육성 중인 수소산업생태계 조성 분야에서는 수소융합스테이션 구축 및 실증, 수소기초교육, 수소창업기업 14개사 발굴 및 보육, 국제수소포럼 및 수소산업전 개최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쳤다.

이 외에도 1913송정역시장, 발산창조문화마을, 광주푸드트럭 & 청춘광장 등의 서민생활 개선 및 창업지원은 물론 창업 교육·강연 및 경진대회, 메이커스페이스(시제품제작터) 운용 및 해커톤 개최, 투자설명회, 원스톱서비스 등을 통한 창업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글로벌 수소산업 허브도시 만든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자동차 및 수소연관산업+자율주행, 전기차, 드론, 퍼스널모빌리티 등)를 특화 분야로 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수소산업 지역 거점화를 통한 글로벌 수소산업 허브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전시실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투싼 iX 모델) 절개 모형이 전시돼 있는 모습.

센터의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업 지원사업으로는 크게 창업지원사업(신규 보육기업 발굴 및 육성), 투자 및 연계지원사업(보육기업 및 졸업기업 지원), 현대자동차 연계지원사업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창업지원사업은 벤처활성화지원사업(기술창업지원사업사업)과 지역기업혁신역량강화사업으로 구분되며 사업화 자금, 멘토링, 판로개척, TIPS 연계 등을 지원하는 벤처활성화지원사업은 기술창업기업(10개사)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가 2,000만 원~1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지역기업혁신역량강화사업은 시제품 제작, IP출원,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내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창업기업(10개사)을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4,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투자 및 연계지원사업은 IR, 투자자-창업자 연계, 수소펀드 및 신기술펀드 연계 추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간 5회 이상 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권 및 유명 투자사(VC) 연계 행사, 전시회 참가 지원, 중기부·산업부 등의 R&D 사업 추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 연계지원사업은 현대차를 통해 우수 기술 연구를 지원하고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또는 협력업체에 우수 제품 적용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 코멤텍의 수소연료전지용 PTFE 복합분리막.

안병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성장지원본부장은 “센터는 광주를 수소전기차의 메카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현대차의 기술역량을 융합해 수소전기차 전후방 산업과 기업을 육성하고 수소경제 선도 기반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라며 “수소 관련 벤처 기업 육성, 현대차의 기술개발과 마케팅, 자금 등을 연계한 멘토링과 산학연관 협업 네트워크 구축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산업 지원 성과
센터는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수소 인프라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국내 최초의 수소 융합스테이션 구축 및 실증을 통해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주그린카진흥원 부지에 지어진 수소 융합스테이션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발전, 수소·전기차의 충전 전력을 외부로 송전할 수 있는 V2G 기술을 검증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실증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융합스테이션은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과 개질 방식의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실증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교육사업도 적극적이다. 센터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인식 제고와 기초인력 양성을 위해 수소에너지 관련 기업, 엔지니어, 예비창업자,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수소연료전지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가 출자한 수소펀드는 지난해까지 총 92억 5,000만 원이 조성돼 총 10건에 수소펀드를 지원한 바 있다.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수소·전기차용 V2G인버터(10kW급) 및 충전기(50kW급), 그리고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소재부품인 가스켓에 고온 탄성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EPDM 고무 소재를 적용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했다.

▲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전시돼 있는 자이언트드론의 수소연료전지 드론.

센터는 현재 코멤텍, 하이리움산업, 자이언트드론, 휴그린파워, 오버플러스 등 총 14개 기업과 1명의 예비창업자를 육성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센터의 1기 보육 기업(수소펀드 1호 기업)인 코멤텍이 가장 먼저 손꼽힌다.

코멤텍은 100% 수입에 의존해온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인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 복합 분리막을 현대차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 고용 13명, 35억 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매출액도 16억 원(2017년)으로 빠르게 늘었다.

코멤텍은 3년간 PTFE 전해질막 국산화와 관련된 국책 과제(총 46억 원 규모)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성철 코멤텍 대표는 “PTFE 관련 기술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수소연료전지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는 얘기를 듣고 입주를 지원하게 됐다”라며 “센터 입주 후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성능 향상을 위해 현대차와 공동 연구에 나서 PTFE 복합 분리막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양산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창조경제혁신센터 내 다양한 고가의 분석 장비를 갖춘 테스트베드존을 활용하고, 특허 관련 지원도 받아 기술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면서 “기술 개발이 시급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이 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수소기업 성과물이 전시돼 있는 모습.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소사회를 선도하고 있는 제이카는 매출액이 2017년 6,000만 원에서 올해 2억 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고용 14명, 투자유치 15억 원을 이끌어냈다.

제이카는 현재 광주지역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올해 수소충전 인프라가 구축된 창원과 울산으로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강오순 제이카 대표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수소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초소형 전자빔 장치를 이용한 백금 촉매 활성화 기술을 개발한 알티엑스는 우호적 M&A에 성공하는 등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의 성공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니인터뷰 | 안병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성장지원본부장>


“수소창업기업, 미래 수소산업 핵심 될 것”
수소연료전지 드론 등 수소 생태계 발굴·지원 확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을 주요 지원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2014년 말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될 당시 광주지역과 대기업을 묶어 지역의 성장을 이끌 미래 산업을 발굴해야 했다. 광주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이유로 현대자동차 그룹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담기업이 되었고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분야와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미래 신산업으로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투싼 iX35 모델)를 양산하는 시기였고, 광주의 10년 후 미래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어 일반인의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부터 시작해 수소생태계 조성에 나서게 됐다.

센터 설립 후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업을 지원해왔는데 기대효과는.

국내 수소 분야로 알려진 기업은 현대자동차(수소전기차), 포스코에너지와 두산 등 대기업 위주다. 기존의 석유화학 관련 업체들이 수소생산을 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인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충전설비 등의 인프라가 완성되어야 의미가 있다.

수소발전 기술, 수소충전 기술과 인프라가 갖춰지면 수소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수소경제를 넘어 수소사회가 도래해 큰 변화를 이끌 것이고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맞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육성되어야 하고, 지금부터라도 창업이 활발해져야 한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창업기업을 육성해 오고 있다. 이들 기업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벤처에 머물러 있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광주 지역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관련 유관기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 지역의 강점과 각 기관의 역량을 잘 모아 나간다면 광주가 수소산업의 핵심 도시가 되고, 더 나아가 국가 산업발전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수소연료전지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수소연료전지 교육과 대외적인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센터는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수소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센터가 독자적으로 광주수소에너지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4월에는 지역의 여러 기관과 협력해 광주국제수소포럼을 열었고 동시에 국내 첫 선보인 수소산업전에 센터 보육기업 10개사가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센터가 주축이 돼 지난해 7월부터 광주수소산업 교류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 9월 11일 제5차 교류회까지 개최했다. 현재 지역 전문가 및 산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회 발족을 준비 중이다.

수소 분야 기업 지원을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인가.

센터는 올해부터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육성’을 센터의 대표적인 목표와 비전으로 삼고, 수소 분야를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이 되도록 모든 사업을 연계 또는 재편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드론, 수소전기자전거, 개인용 모빌리티 등의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을 발굴·육성해 아이디어 창업을 지원할 것이다. 물론 보육기업 및 졸업기업의 성장을 위한 지원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센터는 투자지원을 이끌기 위한 지속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이나 앞으로의 각오는.

2015년부터 센터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미래에 펼쳐질 수소산업과 수소경제사회를 얘기하고 있다. 수소산업이 가져올 미래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할 수 있는 일들을 계단을 쌓듯 하나씩 해나갈 것이다. 수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유망한 인재들의 수소기업 창업을 지원하겠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지원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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