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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료전지 ‘재추진’ 해야

[월간수소경제] 무엇부터 꺼내야 할지 난감하다. 여기저기 얽힌 것도 많거니와 사실여부를 벗어난 시장의 ‘설’도 난무한 사안이라 더욱 그렇다.


포스코에너지의 ‘계륵’으로 전락한, 아니 이제는 ‘찬밥’으로, 이것도 아니다. 버려야 할 ‘상한 밥’ 처지에 놓인 ‘연료전지 사업’ 얘기다.


‘포스코에너지가 이래저래 결단을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며 이렇게 질질 끌 바에야 차라리 연료전지 간판을 내리든 조치를 해야 한다. 이미 시장과 정부로부터 신뢰를 잃었으니 이 조차 늦었는지 모르겠다’


내용도 수위가 낮지 않지만 포스코에너지 내부에서 나온 얘기라 더욱 기막히다.


이 얘기를 굳이 해석해 보자면 두 가지가 가능하다. 먼저 표현된 그대로 받아들여 ‘시장도 정부도 포스코에너지에 대한 신뢰가 깨져 버렸다. 사업을 청산하든, 타 사업자에 넘기든, 사업을 재개하든 무엇이라도 해라’ 라고 해석된다. 자포자기 심정이다.


또 하나의 해석은 오히려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다. 이 같은 해석을 위해서는 앞뒤 전후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은 그룹에서 신사업으로 결정돼 이미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원이 투입됐고 정부 신재생에너지 정책(RPS)에 연료전지가 포함되기까지 포스코에너지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은 시장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을 접으면 사업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고 정책당국은 또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마음이 담겼다. 


2015년 후반부터 연료전지시스템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중된 시장의 혼란 역시 심각하다. 신규 연료전지사업이 줄줄이 좌초됐다. 기존에 납품한 사업자와는 유지보수에 따른 스택교체 단가를 놓고 소송까지 불사한다. 신규사업자는 물론 기존 수요처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결국 연료전지시장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모두들 적으로 돌려 세웠다. 그러니 이들로 하여금 ‘제발 포스코가 듣지 않을 수 없도록 욕이라도 퍼부어 달라’는 애타는 심정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내부에서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걸까. 경영진이 교체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권오준 회장의 바통을 이어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지난달 27일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 회장은 30일 첫 출근 후 ‘100일간 의견수렴을 거쳐 개혁과제를 선정, 발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미 취임 전부터 그룹 홈페이지에 ‘러브레터’ 제안활동을 벌인 바도 있다.


내부 목소리도 중요하겠지만 외부 이해관계자 의견도 쉽사리 흘려버릴 수 없는 시기인 것이다. 결국 내부 직원의 외침은 새로운 경영진에 압박을 가하고자, 그래서 연료전지 사업을 이어가고 싶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최정우 회장은 연료전지사업에서는 ‘저승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연료전지발전사업을 멈춰 세운 것이 바로 최 회장이다. 2015년 당시 그룹 경영실장으로 재임하면서 연료전지사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최근까지도 연료전지사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연료전지 사업에 실낱같던 희망을 품고 있던 직원들의 마음도 이해될 법하다.


그럼에도 필자는 다른 생각을 해본다. 외부의 압박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제대로 된 재평가가 이뤄지면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먼저 최근의 시장환경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근 REC 조정을 통해 폐기물과 바이오 가중치를 낮췄다. RPS 대상 사업자가 환경효과가 크지 않는 이들 에너지원으로 쉽게 REC를 확보하고 있다는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반면 연료전지는 가중치 ‘2’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사업이 좀 더 부각되고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RPS 대상 사업자인 발전사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월간수소경제가 발전사 연료전지사업 추진계획을 알아본 결과 6개 발전사 모두 ‘계획 확대 및 신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도도 긍정적이다. 올해 초부터 연료전지가 포함된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추진이 활발하다. 여야 구분이 없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수소경제법’에 이어 이채익(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유사한 ‘수소경제활성화법’을 입법 발의했다. 여야 간 이견이 없고 이미 관련부처 협의도 거친 만큼 하반기 법안 통과가 유력시 된다.


이들 법안에는 연료전지사업에 유리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REC 가중치 부여, 연료전지전용요금제, 산업단지 연료전지발전 건립 등이 적시돼 있다. 사업여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하는 것이다.


가장 큰 수요시장을 갖춘 중국이 최근 수소사회를 바로보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사업을 통해 충분한 레퍼런스를 확보한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몇 가지 주요한 환경을 들여다 보았다. 연료전지 사업여건이 향후 어떻게 변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예상은 포스코에너지만 비껴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실패의 경험’까지 보유한 곳이 포스코에너지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을 멈춰 세운 바 있다. 이러한 그가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다시 이 사업과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사업방향을 정해야 한다. 실행에 바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여 본다. 기존 ‘잣대’를 버리고 ‘재평가’에 임하시라.


취임 100일이 지나면 예정대로 개혁과제가 발표될 것이다. 또한 신사업 추진안도 드러날 것이다. 연료전지가 개혁과제에 포함돼도 신사업에 속해도 좋다. 단 ‘청산’ 대상이 아닌 새롭게 의욕적으로 재추진할 ‘먹거리’로 낙점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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