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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특별 좌담회] 증권 애널리스트가 바라본 수소사회 가능성

글로벌 연비규제 등 강화…수소전기차 앞세워 수소산업 가속도 붙을 것
중소기업 참여해야 인프라 시장 확산…대-중소 협력방안 필요
연료전지 REC 2.0, 사업성은 확보…안정적 시스템 공급 여부 관건
연료전지사업, 공급자 관점아닌 수요자 측면 바라봐야 할 때

[월간수소경제 편집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발전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시장이 덩달아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업계와 학계, 그리고 관련 정부 부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번에는 투자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증권사의 연구위원(애널리스트) 견해를 들어보기로 했다. 실제로 이번 좌담회를 통해 수소업계 종사자와는 또 다른 시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7월 17일 장성혁 월간수소경제 편집국장의 사회로 윤주호(메리츠종금증권), 이지훈(SK증권), 한상준(바로투자증권) 등 세 명의 초청 애널리스트와 좌담회 옵서버로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이 함께 참석해 수소사회 가능성과 투자 관점에서 관련산업 및 시장을 점검해 봤다.


사회자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


패널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한상준 바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



토론 01 
2018년 상반기 국내 수소산업 총평


장성혁(사회)
올해 상반기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와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수소산업 관련 세미나와 토론회가 연일 개최되고 있으며, 수소경제법안 발의, 정부의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 정책 방향 발표 등 주요 이슈들이 많았다. 최근 수소산업의 흐름에 대한 전체적인 총평을 바란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작년까지만 해도 수소산업이 잠잠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최근 들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새로운 에너지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수소사회로의 진입을 선언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정권이 탈원전을 선언하고 친환경 관련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소’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고 본다.


이지훈 애널리스트
몇 년 전부터 기대를 갖고 유심히 지켜봤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드라이브를 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성과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지자체와 발전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연료전지 발전 분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수소전기차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 때다.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우리나라가 늦게 인식한 것일 뿐, 세계적으로는 이미 2015년부터 수소전기차를 주목하고 있었다. 도요타가 ‘미라이’를 출시한 시기를 살펴보면 독일의 린데가 수소충전소 구축 기술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그때부터 독일,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소 분야 얼라이언스가 발족되었다.


자동차 관점에서 보면, 2020년부터 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으로는 정부의 규제를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직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면 가능하지만 시장변화가 좀 더 빠르다. 미국의 경우, 올해 1월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친환경차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수소전기차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소전기차 개발은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보다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초창기 전기차 시장과 비슷한 양상이다.


장성혁(사회)
예정된 규제에 따라 주목받는 시점이 온 것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이승훈 총장
수소전기차가 주목을 받게 된 실질적인 계기는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 문제는 지금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 그런데 국회에서 수소전기차의 미세먼지 정화 효과에 대해 언급되기 시작하면서 수소전기차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었다.


두 번째 계기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다. 차량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급스럽다. 일반 소비자들도 타 보고 싶다고 생각할 수준의 차가 나오다 보니 구매 신청이 많이 들어왔다. 원래 올해 정부보조금은 240대를 대상으로 지원될 예정이었는데, 추경을 통해 500대에 대한 보조금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넥쏘에 대한 관심이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 전달되면서 공무원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작년만 해도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자료를 요청하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다양한 부서에서 대응하고 있다.


수소 산업과 관련해 2년에 한 번씩 발행되는 IR보고서가 있는데, 수소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맨 첫 장에서 강조하더라. 나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다. 정부에서 규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계획이 나오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토론 02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 인프라


장성혁(사회)
수소 산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한다. 수소에 대한 관심이 정책으로, 또 다양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수소 산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인 아이템이다 보니 많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정부에서도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 정책을 내놓았다.


문제는 충전 인프라다. 아직 수소충전 인프라는 여타 에너지원 차량 충전 인프라에 비해 구축비용이 비싸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정부 지원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이다보니 충전소 구축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소충전 인프라 확산과 관련해 금융계에서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는 없나.



이지훈 애널리스트
수소전기차는 상용차나 버스 등 대형 차량에 보다 더 적합하다고 본다. 과거 천연가스 버스를 보급할 때처럼 정부 차원에서 버스 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경우, 충전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수소충전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게 돼 수소충전소 구축에 대한 민간 참여를 보다 활발하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한국의 경우 상당량의 부생수소가 생산되는데 해당 부생수소는 화학업체의 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수소 거래소’를 만들어 부생수소를 일괄적으로 구매한 후, 정유·화학업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면 수소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본다.


일본은 호주에서 수소를 수입하기 위해 HySTRA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여기에는 유수의 일본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단체를 설립해 수소를 수입해 오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부생수소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장성혁(사회)
수소충전소 구축 자체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없나.


한상준 애널리스트
우리나라는 LPG 충전소가 굉장히 많다. 기존에 설치된 LPG 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하면 부지 선정이나 설치비용 문제는 일정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도쿄가스는 LPG, LNG 충전소에 개질기를 설치해 운영하기도 한다.


지금은 내비게이션이 잘 발달돼 있어 예전처럼 많은 충전인프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정 구간에만 수소충전소가 설치돼 있으면 된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전기차는 2010년 처음 출시되었고, 그로부터 3년 뒤인 2013년 수소전기차가 출시되었다. 3년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2015년부터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고려하면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는 시점은 올해 즉 2018년이 맞다.


수소충전 인프라 확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부 정책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수소충전소 구축과 관련된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고 구축 주체인 지자체 역시 신설 업무라 어려움이 많다. 부지 및 사업자 선정, 부품 조달 등에 있어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장성혁(사회)
현재로서는 수소전기차 보급률이 낮다 보니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수소충전소 설치비용과 함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운영비 지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윤주호 애널리스트
부생수소가 생산되는 정유·화학업체를 제외하면, 현재 수소산업에 진출하려는 업체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수소충전 인프라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규모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진출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다. 수익성을 어느 정도 중소기업에 나눠줄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이 뛰어들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정부나 얼라이언스추진단 등에서 어느 정도 결론을 내줘야 중소기업도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토론 03 
글로벌 수소전기차 경쟁


장성혁(사회)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혼다는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최근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동맹을 맺었다.


수소전기차 시장에서의 이 같은 완성차 업체의 동맹(협력)의 이유는 무엇이고 향후 어떤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나. 또한 현대자동차와 아우디의 동맹은 국내 수소전기차 부품업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상준 애널리스트
수소전기차는 스택(Stack)을 비롯해 사용되는 부품수가 많아 전기차에 비해 개발 비용이 높다. 따라서 개발이 수포로 돌아가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를 지게 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협력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와 아우디가 동맹을 맺더라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는 오히려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대자동차라고 하는 단일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었지만, 수소전기차에는 메인 제조기업 외에도 많은 밸류체인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중소기업 역시 어느 정도 수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혁(사회)
현대자동차가 현재 수소전기차 시장에서는 퍼스트무버 위치에 있는데, 현대자동차와 연관된 부품업체들이 향후 후발 수소전기차 제조사들로부터 긍정적인 수혜를 받는다고 보는 것인가.


한상준 애널리스트
해외에도 수소전기차 부품업체가 많으므로 모든 업체가 수혜를 보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에게는 해외 수출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완성차 업체들이 서로 협력을 맺게 된 것은 ‘시장 확대’의 필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들은 서로를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6,000대 가량으로 미미한 숫자다. 경쟁도 경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술 제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선결 과제일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고려할 수 있는 해외 시장으로는 미국, 유럽, 중국이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 결국 가장 급한 것은 유럽 시장이다. 지난 2015년 디젤게이트가 터진 이후 유럽에서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디젤게이트에 대처하기 위해 급하게 친환경차로 눈을 돌렸지만, 수소전기차의 경우 캐나다의 발라드파워시스템즈로부터 스택 기술을 사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소전기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부품을 조달받아 수소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유럽은 우선적으로 수소충전소를 적극 구축 중이다. 수소전기차 양산기술을 확보하지 않음에도 말이다.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성혁(사회)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전기차 관련 특허를 푼 것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비슷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시장은 맥락이 다르다.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부품만 납품하더라도 문제가 없지만,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으로 진출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지훈 애널리스트
올해 초 수소전기차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러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아직 수소전기차 생산량이 많지 않아 주식시장의 기대를 따라가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수소전기차 핵심인 스택 관련 기술을 제외하면 여전히 취약한 편이다. 몇몇 주요부품을 제외하면 주목할 기업이 없다. 또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에서 스택 관련 기술 대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 풀어줄 건 풀어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내 의견은 조금 다르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가 이끌어 나가면서 밸류 체인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현대자동차의 성공은 관련 부품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승훈 총장
자동차 관련 기술만 놓고 보면 아우디가 현대자동차보다 훨씬 우위에 서 있다. 그런데도 아우디가 현대자동차와 동맹 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에 있어서 현대자동차의 수준을 인정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양산을 2013년부터 시작한 만큼, 부품의 최적화 수준이 매우 높다. 현대자동차에서 보유 중인 기술도 있지만 대부분 중소 부품업체에서 갖고 있는 기술이다. 결국 시장의 문제다. 자동차를 통해 수익을 내려면 연간 1만 대 이상 생산하고 이를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시장이 크지 않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최근 2년 사이에 4,000대 이상 수소전기차가 보급되었다. 미국은 수소충전 인프라를 먼저 설치하고 강력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수소전기차의 초기 시장을 형성했다.


작년 미국 충전소 운영기업인 FEF(FirstElement Fuel)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처음에는 수소충전에 대한 수요가 적을 것이라고 판단해 용량을 작게 해서 설치했는데, 최근 가동률이 80%를 넘으면서 액화수소 방식의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하더라.


유럽의 경우 메르세데스 벤츠가 올해부터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 판매에 돌입한다는데 수소전기차 시장이 커져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면 우리나라 부품사들도 수혜를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 04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관계


장성혁(사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경쟁 관계로 보는 시각과 상호 보완 관계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부품산업 등 산업적 연관효과와 기술·성능과 같은 차량 특성 등을 감안해 향후 시장도 함께 전망해 달라.



한상준 애널리스트
글로벌 환경규제에 서둘러 대응하기 위해 수소전기차에 비해 개발이 손쉬운 전기차를 먼저 출시하고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특히 전기차는 사용자가 집에서 충전할 수 있어 인프라 구축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과거에는 공공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면 주차비가 면제되었지만 지금은 주차비를 받는 곳이 생기고 있다. 또 테슬라의 전기트럭을 급속충전하기 위해서는 3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한 번에 넣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충전의 용이성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앞으로 전기차가 더 늘어난다면 충전에 따른 인프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다.


결국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같이 갈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장거리 이동을 필요로 하거나 대형 차량의 경우 수소전기차가 유리하다고 본다.


다만 캘리포니아를 기준으로 전기차는 월 60달러, 수소전기차는 월 2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 수소전기차의 ‘효용성’을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전기차가 주목을 받게 된 것도 일반 소비자들이 효용성을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지훈 애널리스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그 특성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 수소전기차의 충전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슈퍼카를 만들 수도 없다. 각각 한계가 있고 수요 시장도 다르기 때문에 같이 성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경쟁 관계라고 보는 경우 원가와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등을 놓고 각각을 비교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280km이고 수소전기차의 주행거리가 600km이니 수소전기차가 유리하다? 전기차도 배터리의 용량을 두 배로 늘리면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자동차 가격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수소전기차 관련 자료를 작성할 때도, 정부보조금과 지자체보조금에 따라 다르겠지만, 5,000만 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정부에서 아예 가격을 정해줬다. 충남의 경우 3,500만 원이면 수소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국이 ‘전기차로 가느냐’, ‘수소전기차로 가느냐’ 는 것이 문제다. 중국은 BYD, 미국은 테슬라를 키우기 위해 전기차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 브랜드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단지 대세라는 이유로 전기차를 밀어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전기요금이 싸 전기차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만 해도 전기차로 큰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려하면 수소전기차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이승훈 총장
추진단의 입장에서는 기술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의 경우 수소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충전시간이 길어지고 차량의 무게도 무거워진다. 즉 연비가 낮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차는 대형차로 갈수록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기술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 탱크의 용량만 키우면 대형차에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다. 다만 아직 기술 개발 중이라 내구성의 문제가 남아있다. 세계적인 기술 개발의 흐름도 전기차는 소형차, 수소전기차는 트럭이나 기차와 같은 대형차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전기차 가격은 수소전기차의 50~60% 수준이다. 두 차량 모두 보조금이 지급되지만, 시장에 출시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친환경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두 종류뿐이다. 소형차를 원하면서도 가격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전기차를, 주로 장거리를 운행하는 사람들은 수소전기차를 구매할 것이다. 결국 시장을 만드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토론 05 
국내 연료전지 시장


장성혁(사회)
정부가 최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연료전지의 가중치(최고 수준인 2.0)를 유지함에 따라 발전사들이 연료전지설비 확충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료전지는 친환경 분산전원으로서 설치 공간이 작고 단기간에 설치가 가능해 그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연료전지발전시장은 초기 투자비가 높다는 점에서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만큼 투자자 모집 및 운용 등 금융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광주 상무지구에 26.4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PF가 진척을 보이지 않아 사업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보니 사업이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쉽지가 않다.


연료전지발전시장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과 함께 시장을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의견을 달라.


이지훈 애널리스트
대산산업단지에서 진행되는 연료전지발전사업의 경우, 기대수익률이 6% 정도다.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초기 세팅(착수조건)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광주 상무지구 건은 정확히 어떤 이유로 PF가 난항을 보였는지 집어내기가 쉽지 않다. PF가 꼭 해당 사업의 사업성이 나빠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의 REC 가중치가 2.0인 현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사업성이 확보되어 있다고 본다. 다만 사업주들이 고민하는 것은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다.


또 포스코에너지도 연료전지 사업을 거의 접지 않았나. 이처럼 나중에 운용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두산이 연료전지발전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순수소를 연료로 이용하는 사례(대산산단 프로젝트)는 처음이니만큼 두산 역시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될 것이다.


연료전지의 REC 가중치가 지금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현재로서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수소경제로 나아갈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지금의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장성혁(사회)
조금 전에 대산산업단지 연료전지발전사업의 기대수익률이 6%라고 했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수익률이 몇 퍼센트 이상이어야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하나.


윤주호 애널리스트
투자에서 요구되는 IR은 시중 금리와 리스크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은 없다. PF라는 것이 컨소시엄 형태다 보니 각자가 원하는 요구 수익률이 다 다르다. 이들을 취합해서 구조를 짜는 식이다. PF 역시 꼭 사업성이 안 좋아서 깨지는 것은 아니다. 의견 차이로 인해 해산되는 경우도 있다.


이지훈 애널리스트
투자라는 것은 얼마를 벌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업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사업의 안정성은 정책 기조가 변화하면 어그러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시장이 보다 확산될 것이다.


장성혁(사회)
그렇다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제도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나.


윤주호 애널리스트
현재 연료전지발전사업 프로젝트는 공급자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래서는 시장이 열릴 수 없다. 자금이 투입되면 그걸로 수요가 끝이다. 연료전지발전사업도 수요자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현재 우리나라는 가정용 연료전지 설치비용에 대해 약 90%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30~40%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주거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단독주택 위주인 반면, 우리나라는 아파트를 선호한다. 따라서 아파트에 연료전지가 설치되어야 연료전지 시장이 열린다. 최종소비자는 결국 건설사인 것이다. 아파트에 대한 연료전지 도입방안이 마련돼 지원돼야 활성화 될 것이다.


장성혁(사회)
현재 가정용 연료전지 설치비용의 90%를 지원하는데도 보급이 더디다는 것은 보일러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태양광 발전과 같이 남는 전기에 대한 전력거래제도를 도입하면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까.


윤주호 애널리스트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태양광 분야 종사자들은 태양광과 연료전지의 융복합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내수 시장을 키워서 돈을 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태양광과 연료전지를 패키지로 묶어서 해외 수요처를 발굴하는 것이다.


장성혁(사회)
신재생에너지 간 융복합 모델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들어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모델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친환경성 측면에서는 이득이지만 아직은 돈이 안 된다는 게 제일 문제다. 가정용 연료전지의 경우,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힘들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니 산업계에서 먼저 관심을 갖기 않을까 싶다.



토론 06 
앞으로 주목할 수소산업의 변화


장성혁(사회)
최근 수소산업계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수소에너지 관련 내용 반영과 수소경제법안 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 설립도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는 등 수소산업계의 분위기가 좋다. 앞으로 주목할 수소산업의 변화와 관련 시장 및 기업의 성장 가능성. 그리고 투자자 관점에서는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하나.


윤주호 애널리스트
다양한 에너지원이 연료전지에 투입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그것마저도 수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지난 3월 일본에서 개최된 수소·연료전지 전문 전시회 ‘FC EXPO’를 방문해 기업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다. LNG, LPG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는데 굳이 왜 수소를 투입하느냐고 물으니 ‘국가 전체가 수소사회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우리 기업만 쉬운 길을 갈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한국은 일부 대기업만이 수소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추진단이나 여타 단체들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이지훈 애널리스트
수소전기차와는 별개로 연료전지발전사업의 전망은 아주 밝다고 본다. SK그룹에서도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며, 여천에도 몇 군데가 후보지로 올라왔다. 최소한 연료전지발전사업은 돈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설치 규모 면에서는 세계에서도 상대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 이러한 실증 경험을 통해 해외 진출의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국내 배터리 산업을 보면 LG, SK, 삼성과 같이 굵직한 대기업 세 군데에서 잘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수소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은 현대 외에는 두각을 보이는 곳이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수소사회 진입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그만큼 수소에너지의 이점과 효율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을 추진단과 같은 수소 관련 종사자들이 정부기관에 꾸준히 어필한다면 수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유지될 것이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돈이 되는 산업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구상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일이다. 일본은 수소사회로 나아간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정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해당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때문에 아직 수소 수요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수소 공급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HySTRA가 호주에서 갈탄 개질로 수소를 생산해 수입하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에는 급하다고 느낄 정도다.


우리는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지만, 언젠가 수소 수요가 폭등하게 되면 수소 공급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에 오를 것이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수소충전소 1기당 구축비용이 30~40억 원에 이른다. 수소충전소 구축 시장 규모만 1조 원에 이르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의외로 수소생산·운송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용 문제로 인해 오프사이트 방식의 수소충전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부생수소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정유·화학업체와 수소를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운송업체들이 돈을 벌 것이다.


장성혁(사회)
최근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좋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나.


이지훈 애널리스트
이제 시작이다. 수소산업은 현 정부의 화두인 ‘친환경’과도 어울리지 않나. 현대자동차도 오래 전부터 수소전기차 개발을 진행해 왔고.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수소경제’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정책이라고 본다. 단발성으로 끝나기에는 너무 큰 주제이기도 하고. 이제 막 불이 붙은 참이다.


윤주호 애널리스트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개발을 추진한 지는 몇 년이 지났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 빛을 발했다. 이는 이번 정부에서 탈 원전을 선언해 수소산업을 키울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커다란 목표로 내걸고 있다. 수소에너지 밸류체인은 대부분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전기차와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한상준 애널리스트
언급한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단기적으로 타오를 건 다 타올랐다고 본다. 반짝 뜨겁게 달아오르던 것이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이승훈 총장
미국은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이나 지게차 등 수소 관련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일본은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정책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각국에서 수소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수소사회로의 흐름이 당분간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수소전기차만 이야기하지만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연료전지 시장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중국 시장은 다소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최근까지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전기차 보조금은 장기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2020년까지 유지된다. 또한 최근 중국의 14개 완성차 메이커들이 수소전기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세계 시장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현대자동차라는 대기업 하나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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