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너 파니코어(Werner Ponikwar) 린데그룹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부서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전 세계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일본과 중국, 미국, 유럽의 주요국들은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발맞춰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추진 중이다.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개발 비용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과 함께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도 속속 구체화되고 있다. 혼다는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하기로 했다. 아우디는 지난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h-Tron 콰트로’를 선보이며,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세계적인 가스 및 엔지니어링 회사인 린데그룹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전 세계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의 수소충전 인프라 시장에도 진출해 이엠솔루션과 함께 수소충전소 구축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린데그룹 본사의 워너 파니코어(Werner Ponikwar)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부서장을 만나 수송용 수소시장을 전망하고 린데의 역할과 사업비전을 들어봤다.

▲ 린데가 독일에 구축한 수소충전소.(사진=린데코리아)

린데는 글로벌기업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소개해달라.

린데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 및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서 5만 8,0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17 회계연도에는 약 171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린데그룹은 특히 ‘린데 클린 테크놀로지’라는 방침에 따라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의 경제적 사용이 가능토록 하는 기술과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이는 솔라 모듈 제조용 특수가스, 대규모 CO2 분리 및 응용기술부터 대체연료와 LNG, 수소와 같은 에너지 운반체까지 모든 제품을 포함한다. 린데그룹은 이 모든 제품으로 고객의 경제활동을 최적화하고 효율을 최대화하며, 친환경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분야에서는 세계 곳곳에 우리의 기술력으로 150개가 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린데는 장기적인 수익성 및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새롭게 선보이게 될 제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제 사업을 확장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고객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나의 목표로 두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워너 파니코어 린데그룹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부서장.

수소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

수소전기차 산업은 현재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겪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독일은 2019년까지 100개의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도 충전소 설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정부가 밝힌 수소충전인프라 구축계획을 통해 강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그 밖의 많은 국가들이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뚜렷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현재 1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전국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수소충전인프라 및 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명확한 시장의 기대와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 이외의 수소 이동수단도 상용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있다.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지게차는 지난 수년간 전 세계의 다양한 인트라로지스틱스(Intralogistics: 생산과 운송의 최적관리) 네트워크에서 사용돼 왔으며, 점점 더 많은 버스(일반노선)들이 수소를 연료로 운행될 것이다. 

또한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카쉐어링 차량 및 택시들이 유럽 대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린데가 알스톰(Alstom)과 파트너십을 맺고 수소충전소 시범운영 등 수소기차를 일반노선에 적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독일에서 6개 정도의 수소기차 프로젝트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든 예들이 수소 이동수단의 가치를 확인하고 각각의 기술력은 시범사업뿐만 아니라 상업적 프로젝트에서도 사용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음을 시사한다.

수소연료와 연료전지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 개발된 기술이다. 그럼에도 최근에서야 관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어떠한 환경 변화(계기)가 있다고 보나.

그 말에는 동의한다. 연료전지차는 오랜 기간동안 미래의 기술로 여겨져 왔다. 1990년대 다임러(Daimler)가 연료전지자동차를 개발했다. 30년 전인 1989년에는 린데가 처음으로 수소충전소를 건설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분야 선구자 및 R&D 연구개발 기관들에만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수소 에너지 및 수소 모빌리티의 지속가능성에 투자하고 있는 전 세계 여러 산업의 선두주자들과 정부기관도 시장의 주요 주체들로 나서고 있다. 청정에너지 사용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기술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글로벌 기업들이 뜻을 같이 해 투자의지도 밝혔다. 지난해 청정에너지인 수소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13개 글로벌기업이 모여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를 설립했고 린데 역시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향후 5년 간 수소 기술의 개발을 위해 1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 지난달 진행된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 모습.

수소전기차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공적인 수소 모빌리티의 구현을 위한 열쇠는 바로 여러 산업 분야에 걸친 지속적인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초기 프로젝트들을 통해 기술력이 입증됐고, 상용화된 사례도 이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향후 수소기술의 개발 노력은 상업화, 즉 간단히 말해서 ‘비용 절감’과 ‘사용 편의성 증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화, 표준화 및 규모의 경제성은 상용화와 대중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들로 기존 화석연료 수준을 목표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현대자동차, 도요타, 혼다, 다임러와 같이 기술혁신을 위해 헌신하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승용차, 버스, 트럭 등 다양한 수소차량에 대한 개발 노력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가 최근 새롭게 선보인 수소전기차 ‘넥쏘(Nexo)’는 이미 많은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수소 공급 면에서도 숙제가 존재한다. 회의론자들은 수소의 막대한 부분이 메탄 개질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수소가 친환경 연료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아마 100% 친환경 에너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현재 운송부문에 사용 중인 수소는 이산화탄소 감소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수소전기차 한 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생산·운영·처리의 전 단계를 포함해 총 130g/km이라는 점이다. 이는 적어도 독일이나 미국의 내연 기관 자동차보다 약 40% 낮은 수치이며, 전력망에서 전기를 공급받아야 하는 배터리 기반 전기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전기분해 기술이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생산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린데는 다수의 ‘Power-to-Gas’ 시스템 운영 및 지속적인 혁신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분해 수소생산기술이 기존의 수소 생산방식(개질)의 생산단가와 동등한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물론 당장이 아닌 중기적인 관점이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전기분해 시스템의 효율성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그리드의 스마트 통합이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 린데가 구축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연료를 충전하는 모습.(사진=린데코리아)

수송용 수소시장만이 아니라 점차 수소에너지가 사용되는 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산업 변화에서 린데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자 하는가.

수소에너지는 전망이 밝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렇기에 만족스러운 출발점에 린데가 서 있다고 확신한다. 린데는 수소 기술 측면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 기술수준을 이루는 데 많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본다.

린데는 자체 기술력으로 이미 세계 곳곳에 150개가 넘는 수소충전소를 건설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소가 약 350개소인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린데는 이러한 독보적인 기술경험 및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고 사용이 용이하며, 낮은 총소유비용(TCO)의 제품을 제공하는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랜 역사를 지닌 산업용가스 제조·공급업체로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담보하고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린데의 강점이다. 즉 수소충전소의 장비시스템부터 운전, 가스 공급까지 모든 것이 통합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 오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린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수소생산은 물론 충전, 이용에 이르기까지 수소벨류체인(H2 value chain)을 아우르는 기술의 최적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 독일에 있는 린데의 신재생에너지 수전해 설비.(사진=린데코리아)

한국의 수소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또 수소충전소 시장에서의 린데의 성과와 마케팅 전략이 궁금하다.

한국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 5,000대, 수소충전소 310기 보급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그리드와 연계할 수 있는 수소 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또 한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해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전해 들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한국에서도 녹색 수소에너지(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소생산·이용)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린데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핵심 5개국(독일·미국·일본·중국·한국)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관련 협단체는 물론 정부의 의지가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괄목할 만한 수소 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린데코리아는 한국의 이엠솔루션과 지난해 2월 파트너십 체결 이후 성공적인 협업을 통해 지금까지 총 4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이엠솔루션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한국 내 수소충전소 세일즈 수주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수소충전소 연료로 많이 채택해 사용하는 액화수소 방식에 대해서도 꾸준한 홍보를 하고 있으며, 한국의 수소에너지 관련사업이 본궤도로 오르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린데코리아는 한국의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수소충전 인프라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수소충전소 구축 및 기술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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