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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연료전지 한류’ 이끄는 MTFC

러시아 연해주 하롤지역에 ‘30MW’ SOFC 발전소 추진
기술·인력·경험 3박자 갖춰… 소재부터 O&M 자체 해결
압착기술 활용, MCFC 단전지 생산 비용·시간 대폭 줄여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발전소’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대기오염, 건설 반대 현수막과 시위, 대단위 부지와 건물, 발전소를 중심으로 끝없이 이어진 송전선…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발전소는 도심이 아닌 도시 외곽, 지방소도시 등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러한 등식을 깨고 있는 발전소가 있다. 연료전지(Fuel Cell) 발전소가 그렇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연소 과정 없이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당연히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옥외, 지하, 옥상 등 설치 조건에 제약이 없고 공간 효율성 역시 뛰어나다. 다시 말해 적은 공간에서도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 1㎿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면적에 연료전지 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그 발전 규모는 221㎿에 이른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전국 곳곳에서 연료전지 발전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발전 규모도 0.3㎿에서 58.8㎿까지 다양하다. 서울시의 경우, 대량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노후 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을 낮추기 위해 2020년까지 300㎿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연료전지 발전소가 바다 건너 러시아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연해주 투자청과 하롤 군, K-Energy는 러시아 연해주 하롤 지역에 30㎿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MOA(Mode of Actions)를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연료전지 발전소 설계와 30㎿ 규모의 SO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이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기업이 MTFC(Mirae Technology Frontier Cell)이다.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도전
류보현 MTFC 대표는 고온연료전지분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유수의 대기업에서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대처에 실망감도 느꼈다.


기술 라이센싱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기술 개발 및 응용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었고 국가가 세금으로 조성한 시장에서 나온 수익은 외국계 기업을 통해 고스란히 해외로 흘러 들어갔다.이에 류 대표는 자체적으로 핵심 기술(core technology)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각오로 2016년 MTFC를 설립했다.



이후 MTFC는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와 SOFC 구성요소 제조 및 판매, 연료전지 성능 평가 장치 제작을 통해 입지를 다져 나갔다. 특히 MCFC 단전지의 경우, 압착기술을 응용한 생산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테이프캐스팅이나 소결공정을 활용할 때보다 제작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3개의 국내 특허가 출원중이다.


소재부터 O&M까지, 밸류 체인 전반 경험 보유
그러나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해서 전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고온연료전지 제품의 원천 기술은 충분히 개발할 수 있었지만,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가격경쟁력과 차별성까지 확보하는 것은 많은 인원이 수년간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류 대표는 MTFC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연료전지 시스템 제조와 연료전지 발전소 설계 및 시공, 사업모델 개발 분야로 선회하게 되었다.


실제로 MTFC는 연료전지의 모듈화 및 시스템화, 연료전지 발전소 운용과 관련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소재부터 O&M(Operation & Maintenance)에 이르기까지 연료전지 발전소 밸류 체인 전체를 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 부는 ‘연료전지 한류’
이러한 강점 덕분에 MTFC는 러시아 프로젝트에서 ‘연료전지 발전소 설계 및 30㎿ 규모의 SOFC 시스템 공급’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을 수 있었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극동지방 개발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극동지방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해주 일대에 경제선도지역을 구축하고, 각종 세제 혜택과 토지 분양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하롤 지역은 러시아 연방 우주발사기지가 신설되는 곳으로, 러시아 정부는 해당 지역을 과학, 관광, 영농 중심의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영농 분야의 경우, 인삼 재배 및 가공을 중점적으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 정부는 현지 개발업자인 달스터(Dalster)사에 175㏊(약 53만 평) 규모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기후다. 인삼은 토양의 온도가 4℃ 이하로 떨어지면 성장을 멈춘다. 또한 인삼 가공 공장에서는 많은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다. 러시아의 산업용 천연가스(PNG)의 가격은 45원/Nm³ 가량으로, 우리나라(700원/Nm³ 가량)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반면 계통한계가격(SMP)은 연해주 일대가 250원/kWh 이상이며, 하롤 군이 위치한 캄차카 반도는 300원/kWh을 웃돈다.


러시아 정부가 연료전지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복합화력발전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인삼 재배’라는 사업 특성과 친환경 산업경제구역을 조성하고자 하는 러시아 정부의 바람이 맞물려 후보에서 밀려났다.


이에 더해 인삼 재배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스마트 팜(smart farm)’이 제기되었다. 스마트 팜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습도, 일조량, 이산화탄소의 양 등을 측정 및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어 장치를 구동해 적절한 상태를 유지한다.


인삼 재배 현장에 스마트 팜을 적용하면 2개월 만에 6년근 인삼에 함유된 사포닌의 120%를 얻을 수 있다. 인삼을 심은 뒤 2개월만 기다리면 곧바로 수확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 ‘6년근 인삼’이 아니라 ‘6년근 인삼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MTFC는 인삼 농공단지와 연료전지 발전소 간 융복합 모델을 설계하고, 30MW급 연료전지를 납품한다. 현재는 인삼 재배 단지의 위치와 부지 규모가 결정되었으며, 연료전지 발전소 부지 또한 확보되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각종 인허가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1MW’와 오픈 이노베이션
이번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용량 및 소용량 연료전지 시스템이 함께 설치된다는 점이다. 대용량 시스템만으로는 연료전지 발전소 이용률이 93%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MTFC는 대용량 및 소용량 연료전지 시스템을 동시 설치해 98% 이상의 이용률을 확보할 계획이다.


류 대표는 “전체 연료전지 발전소 30㎿ 중 1㎿는 국내 다른 기업의 SOFC 제품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계획된 용량을 맞추고, 나머지 1㎿는 국내 기업의 소용량 SOFC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류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SOFC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기술 개발 과정에 있어 우리들이 지닌 역량을 일정 부분 공유할 생각도 있다. 이번 러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SOFC 기업들과 합리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미니인터뷰 - 류보현 MTFC 대표>


연료전지 발전소, 용도에 따라 최적 설계 적용해야
“국내 SOFC 기업들이 하나로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 필요해”



러시아 프로젝트의 경우, 단순히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 및 운영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팜과의 융복합을 통한 사업 모델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연료전지 발전소는 무조건 발전 용량이 크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용도에 따라 최적의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에 위치한 유성온천지구의 경우, 전기도 전기지만 온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열효율이 높은 연료전지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남는 전기를 매전하면 사업의 수익성도 보장할 수 있다.


이처럼 용도에 따라 발전소의 용량과 전기 및 열효율, 이용률 등을 고려해 연료전지 발전소를 설계 및 설치하고 이를 사업 모델과 연결시키면 사업성 면에서도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롤 지역처럼 우리나라에도 도서·산간지역과 같이 메인 그리드를 연결하기 힘든 곳이 있다.


사실 태양광 발전, IoT,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등 기술은 거의 갖춰져 있다.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된 상태다. 우선 정부 정책을 통해, 연료전지를 포함한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개념이 적용된 마이크로 그리드를 시범 시행해야 할 것이다.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다만 전력 판매와 관련해 법령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될 것이 걱정된다. 우리나라는 외국 사례를 ‘레퍼런스(reference)’ 삼아 일을 진행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도 얼마든지 ‘최초’로 일을 벌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범 사업과 법령 제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서둘러 행동에 옮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 및 제품 개발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하반기에는 자사 인근 부지에서 30㎾급 SOFC 발전 시스템을 설치 및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은 부지 구매와 발전소 인허가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운행되면 실증 데이터가 확보될 것이다. 해당 발전 시스템은 러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는 프로젝트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 인근에 4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위치해 있는데, 해당 발전소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가상 발전소 모델도 검증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9년 하반기에는 동일한 부지에서 500㎾급 SOFC 발전 시스템 실증이 이뤄진다. 삼중발전(tri-gen)이 가능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발전 시스템이 될 것이다.


국내 연료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언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현재 국내 다수의 기업이 SOFC 기술을 개발 중이다. 물론 이들이 하나의 회사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SOFC를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이 우선적으로 서로 손을 잡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 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가 요구된다. 일본 ‘에너팜(Ene-Farm)’ 사례와 같이 정부에서 기술개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한다면 국내 SOFC 산업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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