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동가스충전소 유휴 공간에 세워진 수소충전소.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울산광역시에서 수소충전소 설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출시된 수소전기차 ‘넥쏘’로 인해 일반인이 충전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울산시의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울산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울산대공원 남문 부근에 있는 옥동충전소(남구 남부순환도로 465, 수소복합충전소 1호기)와 남구 장생포 인근에 있는 매암충전소(남구 장생포고래로 29번길 5) 등 2기로, 일반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울산시는 수소전기차의 충전 편의를 위해 올 하반기 3기, 내년 상반기 2기의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7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건설 예정인 수소충전소 3기 중 북구청 인근에 있는 경동충전소(북구 북부순환도로 1165 연암동, 수소복합충전소 2호기)와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신일충전소(울주군 웅촌면 웅촌로 490, 수소복합충전소 3호기) 등 2기는 지난달 공사를 완료하고 7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간다.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에 설치되는 나머지 1기(수소복합충전소 4호기)는 7월에 착공해 9월 준공 예정이다.

특히 올해 건설되는 충전소 3기 모두 기존 주유소 및 LPG충전소의 여유 부지를 활용하는 복합충전소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울산의 수소복합충전소는 지난해 10월 준공한 옥동충전소까지 합하면 총 4기로 늘어난다.

3기 모두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울산TP)가 통합 발주한 것으로 울산시가 구축비용을 지원하고, 울산TP가 구축 전 과정을 지원·관리한다. 수소충전설비는 효성이 공급한다. 건축공사는 SH신한이 맡았다. 이들 3개소 중 경동충전소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 경동수소충전소 건물 내부에 설치된 수소저장용기. 바로 뒤에는 압축기가 있다.

경동충전소, 주유소·LPG충전소 유휴 공간에 건설
지난달 21일 승용차로 약 4시간 20분을 달려 울산 북구 연암동에 위치한 경동 수소충전소 건설현장에 도착했다. 현대오일뱅크의 폴을 달고 있는 경동가스충전소(LPG)와 연암셀프주유소(총 5,000㎡ 부지) 사이 유휴 공간에 건설 막바지 단계에 있는 수소충전소가 눈에 들어왔다. 수소충전소는 도로변에서 봤을 때 오른쪽으로 LPG충전소와 사무실, 왼쪽으로는 편의점과 주유소가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거리상으로는 LPG충전소와 더 가깝다.

수소충전소 건물 외벽의 철골 구조물들은 아직 철거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내부에 주요 설비인 수소저장용기와 압축기가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압축기 옆 벽에는 수소충전을 제어하는 각종 밸브들이 부착돼 있다. 수소충전소 건물 정면엔 디스펜서 2기, 건물 뒤로는 칠러와 수배전반이 각각 나란히 설치됐다.

원현호 SH신한 현장소장은 “현재 공정율은 90% 정도로 이제 외벽 구조물 철거와 도색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6월 말이면 공사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원 소장은 이어 “수소충전소 운영자가 현대오일뱅크 폴을 달고 있는 LPG충전소와 주유소 사이에 설치되는 점을 고려해 현대오일뱅크의 주색상인 파란색으로 도색하기를 원해 이에 맞출 예정”이라며 “수소복합충전소 3호기(울주군 웅촌면)는 S-Oil의 노란색을 주색상으로 사용하기로 결정됐고, 4호기(울주군 온산읍)는 SK에너지의 빨간색을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소복합충전소 3호기는 S-OIL 폴을 달고 있는 LPG충전소와 주유소 사이에 설치되며. 4호기는 SK에너지 폴을 달고 있는 주유소 부지에 설치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경동충전소는 튜브트레일러 방식으로 수소를 공급하고 충전압력은 700MPa 전용이다. 충전용량은 일일 360kg으로 하루(12시간 기준)에 수소승용차 60대와 수소버스 2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 경동수소충전소에는 디스펜서 2기가 설치돼 수소승용차 2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안성한 효성 과장은 “지난해 10월 준공한 옥동 수소복합충전소와 같은 충전설비들이 설치됐다”며 “특히 경동충전소는 디스펜서가 2기가 설치돼 수소승용차 2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안 과장은 “울산에서 옥동충전소에 이어 2~4호기 수소복합충전소 설비 구축까지 수주함으로써 복합충전소 부문에서 효성의 경쟁력을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동충전소는 계획된 전기차 충전시설까지 설치되면 수소, 전기 등 대체 연료를 포함해 휘발유·경유, LPG 등 전통 연료까지 다양한 차량용 연료를 한 곳에서 채울 수 있는 국내 1호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경동가스충전소와 연암셀프주유소 사업자인 (주)경동에너지는 이번에 수소충전소까지 운영하게 됨으로써 미래 수소사회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LPG충전소와 주유소 사업이 성장에 한계를 보임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충전소를 선택한 것이다.

▲ 경동가스충전소와 연암셀프주유소 사업자인 성기은 (주)경동에너지 회장은 경동수소충전소까지 운영하게 됐다.

성기은 (주)경동에너지 회장은 “수소충전소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내는 데 장기간이 걸리겠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수소충전소 운영에 대한 투자를 결심했다”면서 “기존 주유소와 LPG충전소 이외에도 수소충전소와 전기차 충전시설까지 운영하게 됨으로써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울산TP, 올해 3기 복합충전소 준공 ‘최선’
울산TP는 올해 3기의 수소충전소를 적기에 오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성규 울산TP 선임연구원은 “동시에 건설 중인 수소복합충전소 2호기와 3호기는 현재 공정율 90%로 7월부터 시운에 들어 간다”라며 “4호기는 당초 남구 여천오거리 인근(남구 신화로 101)에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법령상 문제로 인해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 그린주유소 부지로 변경돼 7월부터 착공, 오는 9월 준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안성규 울산테크노파크 선임연구원(왼쪽)과 안성한 (주)효성 과장이 경동충전소 건설 현장을 점검한 후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재 수소복합충전소 구축 주체는 지자체(울산시: 구축비용 지원, 울산테크노파크: 건설 및 시운전)이지만 운영주체는 충전소 부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기존 주유소 및 LPG충전사업자로, 복합충전소 운영으로 인한 운영비 절감과 민간투자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방식이다.

안성규 울산TP 선임연구원은 “울산은 기존 주유소 및 LPG충전소 사업자로부터 사업소 여유 부지를 무료로 제공받아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이들 사업자가 수소충전소를 운영토록 하고 있다”라며 “지자체가 충전소를 직접 설치·운영하는 경우와는 달리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운영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내년 상반기에 설치 예정인 수소충전소 2기도 복합충전소 형태로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기존 주유소, LPG충전소 등을 대상으로 부지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울산시가 복합충전소 구축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단독으로 짓는 수소충전소보다 단기간에 부지 확보와 설치가 가능하고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동수소충전소 조감도.(사진=SH신한)

한국수소산업협회가 실시한 수소충전소 운영원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를 단독시설로 설치·운영할 경우 연간 운영비가 2억 2,670만 원이 소요되지만 옥동충전소처럼 기존 주유소 및 LPG·CNG 충전소에 복합으로 설치·운영하면 인건비 지출이 감소해 연간 1억 2,660만 원의 운영비가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에서는 지난 6월 말 현재 수소전기차 123대가 보급돼 있고, 수소차 추경예산 지원분 200대까지 합하면 올해까지 총 360여 대가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부터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버스를 투입해 시범운행할 예정이다.

울산시의 관계자는 “이번 추경으로 확보한 예산을 통해 수소차에 대해 높아진 시민들의 관심과 수요를 충족하고, 시장 확대를 통한 수소차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며 “적극적인 수소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소차 대중화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