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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보급 확산, 결국 ‘수소 가격’이 좌우

초기시장부터 수익 추구 시 수소가격↑… 소비자 외면 우려
충전사업자 ‘죽음의 계곡’ 극복 위해 ‘손실 분담’ 지혜 모아야

[월간수소경제] 올해 들어 수소산업이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가장 먼저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건강권 위협에 수소전기차가 대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지만 운행 중 미세먼지를 잡아먹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확산과 관련돼 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경직성 등으로 기저전력으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P2G를 통한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용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의 출시이다. 우수한 상품성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넥쏘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홍보되면서 수소충전소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 의사를 표현했다.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은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수소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필요성이나 수소에너지 확대에 대한 당위성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식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소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의 정비, 관련 기술의 개발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수소연료 가격이다.



수소가 기존 산업용 원료에서 국가 에너지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가정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이 수소의 소비 여부를 결정할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가격’이 될 것이다.


‘가격’은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소비자 가격이다. 소비자가 구매할 의사가 있는 가격으로, 품질 등 여타 조건이 일정하다면 저렴할수록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생산자 가격이다. 생산과 운송에 수반되는 비용에 적정 수익을 더해 형성되는 가격으로 생산자가 기꺼이 공급하고자 하는 가격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가격으로 소비자 수요와 생산자 공급이 시장에서 만나서 형성되는 가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소충전소를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하는 수송용 연료의 시장가격은 형성될 수가 없다. 국내 전기차와 유사한 수준의 수소연료 소비자 가격은 1,350원/kg 수준이며 디젤 연료 가격도 수소가격으로 환산하면 8,000원/kg 수준이다. 반면, 수소연료 생산자 가격은 5만 5,019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는 수소전기차 보급 초기 충전소 가동률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생산, 유통, 충전사업자 모두 손해를 보지 않고 일정 수익률을 보장할 때의 가격이다.



결국 수소연료의 공급가격과 소비자 가격은 5만 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정부가 수소연료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수소연료 시장은 형성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이러한 막대한 부담을 모두 감당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소공급가격의 비용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격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최적 방안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5만 원/kg이라는 막대한 소비자-공급자 간 가격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대안이 무엇인지 말이다.


수소충전가격,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여부가 가장 큰 영향 미쳐
언급된 수소충전소의 공급가격이 어떻게 제시됐는지 살펴보자. 먼저 가정이 필요하다. 수소전기차 보급 초기시장인 점을 감안해 수소충전소 가동률을 약 20%, 250kg/day 공급용량, 그리고 정부보조금이 없다고 가정했다. 운송은 200bar 튜브트레일러로 운송되고 운송거리는 200km/회다. 생산은 부생수소(납사분해)를 공급하게 된다.


이 같은 가정을 놓고 수소연료 가격(원/kg)을 계산하면 5만 5,019원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수소 제조가격은 3,099원, 수소 운송비용(7,656원)이 포함된 수소충전소 공급 가격은 1만 756원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20% 수준의 낮은 가동률을 기준해 인건비 및 판매관리비 등 비용과 마진(10%)을 붙이면 판매가격은 44,263원이 더해진 총 5만 5,019원이 되는 것이다.


최종 판매가격을 형성하는 단계별 항목의 비중을 보면 생산 5.6%, 운송 13.9%, 수소충전소 판매 80.4%로 계산된다.



이 같은 결과 값에 추가적인 변수를 적용했다. 각 단계별로 가동률이 100%로 확대될 경우, 수소충전소에 정부보조금이 100% 지급될 경우, 운송거리가 단축될 경우, 원료가격이 변화할 경우 등 다양한 조건 적용 시 나타나는 변화를 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수소충전소의 가동률이 확대될 경우 비용이 가장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수소충전소에 정부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튜브트레일러의 가동률이 증가할 경우, 원료가격이 하락할 경우, 마지막으로 운송거리가 단축될 경우의 순서로 전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나타났다.


이 분석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첫째, 수소충전소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소의 수요를 촉진시켜서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우선적으로 확대해야 하기에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수소전기차 보급을 얼마나 빨리 촉진시킬 수 있는가가 수소충전소의 경영을 정상화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운송거리 단축이 현시점의 수소충전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수소 운송의 높은 비용은 운송 거리에 따른 문제라기보다 수요가 많지 않은데 따른 가동률 저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운송 비용도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점진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가동률 개선이 보급 초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소가격에 단기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부보조금이다. 하지만 100% 정부보조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기적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하고 빠르게 확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보조하는 일정 기간 안에 수소충전소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앞서 분석한 공급자 가격의 인하 요인을 모두 합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 살펴보자. 분석 결과 5만 5,019원/kg 이었던 공급자 가격은 8,184원/kg 까지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모델에는 여전히 포함시키지 못한 추가 가격인하 요인이 남아있다. 수소충전소 용량을 확대(250kg/day → 500kg/day)하거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같이 운영비를 보조하거나, 운송 튜브트레일러의 용량을 확대(200bar → 450bar)하거나 수소연료의 대량구매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추가 인하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계량화가 가능한 수소충전소 용량, 튜브 용량, 운영비 지원 등의 요인을 이 모델에 추가할 경우, 공급자 가격은 최대 5,520원/kg까지 하락한다. 


이제 ‘소비자 가격과 공급자 가격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가’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돼 수소연료 수요가 확대되고 가동률이 높아지는 방안, 그리고 정부가 일정기간 보조금을 지급하고 수소충전소 용량을 확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공급자 가격을 크게 인하시킬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의 계곡’, 정부·민간 손실 분담해야 극복
비용 분석을 통해 수송용 수소연료의 시장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시장가격을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시장 가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공급자 가격이 높더라도 적정 소비자가격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시장 자체가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 수요가 촉진되면 점진적으로 가동률이 개선되고, 비용이 절감되면서 설비용량 투자 등 투자가 유발될 것이다. 이는 다시 수요를 확대시키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선순환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공급자 가격을 인하시켜 시장가격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단계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수소 충전업체는 초기 비용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공급업체의 손실은 판매할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구간을 지나 점진적으로 손실이 감소하다 결국 시장가격에 이르는 시점과 유사한 시점에 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손실 곡선(Curve)을 ‘죽음의 계곡(The Death of Valley)’이라고 한다. 시장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수소 충전업체들이 이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널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동일하다.


그렇다면 이제 ‘죽음의 계곡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로 넘어가야 한다. 죽음의 계곡에서 손실 구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손실을 분담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먼저 정부가 손실의 일부를 부담하는 방식은 수소연료 가격을 직접 보조하거나 수소인프라 구축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 수소연료의 수급 관리를 통한 지원 방식, 민간기업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해 직접 혹은 간접적 지원 방식 등을 들 수 있다.


연료 가격을 직접 보조하는 방식은 이미 전기차 전력연료 가격 지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특례요금제도를 도입해 전력연료 가격을 직접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완속 충전요금의 경우, 2017년부터 3년간 기존의 기본요금을 폐지하고 전력량요금도 50% 축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기존 대비 66% 가격을 인하시켰다.



수소연료에 대해서는 택시, 버스와 같이 기존에 가격지원을 받고 있는 분야에 한해서 직접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둘째, 수소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원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수소충전소에 대한 지원 시 개질방식, 튜브트레일러 방식, 이동형 방식 등 수소충전소 형태에 따라 지원 규모가 차별화되며 각각의 방식 내에서도 용량의 크기에 따라 지원 규모를 다양화하고 있다.


또한 대용량 수소 생산설비나 액화수소 설비에 대해서도 지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튜브 트레일러 방식의 충전소에 대해서만 지원하고 있으며 생산, 운송 등 인프라에 대해서는 지원규정이 없다.


셋째, 수소연료에 대한 수급관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수소연료는 기존 산업용 수소생산업체와 지자체의 개별 수소충전소가 계약을 통해 수소연료의 수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업체별, 지자체별 공급 방식이 서로 달라 최종 판매되는 수소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소연료가 수송용 에너지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유사한 가격을 형성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국적인 수소 수급관리를 수행하는 ‘수소연료 유통센터’의 구축이 시급하다. 유통센터에서는 전국 단위의 수소 수급 관리와 물류 관리, 가격정보 관리 등을 수행함으로써 전국의 수소가격이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간기업의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다. 특정 민간 기업이 수소충전소의 초기 손실을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기업간 협력을 통해 손실을 분담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러한 예로 독일 H2Mobility Germany, 일본의 JHyM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민간기업들이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들로 손실이 발생하는 손실구간에 수소충전소를 구축, 운영하고 수소전기차의 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충전소의 영업이 정상화(수익이 나는 시점)되면 해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다. 이들은 민간기업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정부의 수소충전소 보급 목표 달성이라는 공기업의 성격도 갖고 있다. 독일, 일본 정부가 이들 특수목적법인을 매개로 수소충전소 사업을 전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 정부는 수소충전소의 운영비를 전적으로 JHyM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특수목적법인의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특수목적법인을 만드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 선진국 정부의 전략을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근시안적 수익 추구, 오히려 ‘소비자 외면’ 직면할 것 
수소연료는 기존 수송용 천연가스와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천연가스는 정부가 가격을 직접 규제하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수소연료는 공공성이나 정부 정책 연관성이 높다는 점에서 천연가스와 유사하지만, 경쟁시장에 가까운 연료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수소연료 가격은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공성과 경쟁시장의 성격을 잘 이해한 가격정책이 요구된다.


정부의 수소연료 가격정책 방향으로 좋은 사례가 되는 것은 전기차 충전요금 가격정책이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기본적으로는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결정된다. 하지만 환경공단, 한전 등 공기관이 시장에 충전사업자로 진출한 후 가격 결정을 주도한다. 가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수소연료도 현재 지자체들이 수소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부터 민간사업자의 수소충전사업 진출이 시작됐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충전가격은 지자체가 설정한 충전소 가격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수소연료의 적정가격 설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서 살펴보았듯 초기 수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적정가격의 설정이 우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음으로써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의 지연과 이로 인한 충전소 경영 위축 등 악순환에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위한 민간 특수목적법인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향후 이들이 제시하는 수소연료 가격이 곧 시장가격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특수목적법인에 참여하는 기업의 일부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수소공급 가격이 설정될 경우 충전소 운영 초기 경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소시장에 근시안적인 수익을 보고 수소가격을 설정할 경우 소비자의 외면이라는 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송용 연료시장은 완전경쟁에 가까운 시장이며 수소가격은 소비자들이 수소전기차를 구매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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