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
[월간수소경제] 정부는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제41조, 에너지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20년을 계획기간으로 국가의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금번 에너지 기본계획은 3차로 2019년부터 2040년까지의 국가 에너지의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난 계획과 달리 금번 에너지 기본계획은 총 5개의 분과로 분류돼 있다. 수요, 갈등관리·소통, 산업·일자리, 공급, 총괄분과가 그것이다.

특히 이번 계획 수립의 특이한 점은 갈등관리·소통분과와 산업·일자리 분과이다. 이는 사회의 여론수렴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추진방향과 의지를 보여 준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움직임도 그렇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수소에너지의 초기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이다. 올해 초부터 수소전기차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유는 수소전기차 신차 발표에 따른 일반 시민들의 관심 고조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 정책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정부와 국회는 최근 확정된 추경예산에서 수소전기차 보급 예산을 증액했다. 당초 130대 가량의 보조금을 반영했지만 추경에서 500대를 보급할 수 있는 112억 5,000만 원을 추가 편성해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금년 말이면 수소전기차 약 1,000여대가 도로를 누빌 것으로 예상되며 수소충전소도 28개소(누적) 가량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 산업부는 6월 25일 백운규 장관을 주재로 권문식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철 효성중공업 사장, 이재훈 SK가스 사장,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등 수소전기차 관련 업계 및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혁신 2020 플랫폼 2차 회의’를 개최하고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선점을 위해 수소전기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 6월 7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방향’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였고 6월 25일 산업부에서는 산업혁신 2020 플랫폼 2차 회의 결과로 ‘민관 공동 수소·전기차 산업생태계 구축 가속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러한 정책 추진 배경은 미세먼지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에너지신산업으로서 수소·전기차 산업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로 연결함으로써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 5,000대, 수소버스 1,000대를 각각 보급한다. 차량 운행을 위한 충전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직접적인 정책 외에 주목할 점은 ‘수소에너지’를 국가 에너지로서 첫 인지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수소에너지’를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 Audi의 P2G 실증플랜트. 이 곳은 3개의 2MW 전기분해 장치를 갖춰 세계에서 가장 큰 P2G 사이트 중 하나이다.(사진=독일의 Energiespeicher)

수소산업 확장 속도 빠르다
해외 수소전기차 보급현황을 보자.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약 4,200여 대가 보급됐다. 지난 연말 기준인 만큼 현재 5,000대가 넘어 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약 2,600여 대, 유럽은 700여 대, 중국은 1,100여 대가 각각 보급됐다.

수소전기차 외 수송용시장을 들여다보면 트럭과 지게차 등의 개발이 활발하다. 먼저 수소트럭은 환경오염 배출이 심한 경유차를 대체를 목적으로 유럽과 일본, 미국 기업에서 개발을 추진 중이며 일부 실증운행이 이뤄지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수소지게차는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미 미국 지게차 시장 60만 대 중 약 3%인 약 2만여 대를 보조금 없이 판매하고 있다. 이외 국내외 많은 전문기업이 수소드론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고 독일의 Alstorm은 수소기차를 개발해 실증에 나섰으며 올해까지 총 14대의 수소기차를 정규노선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스즈키는 수소전기오토바이 개발에 나서 이미 영국 경찰에 7대를 제공, 시험운영하고 있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 이외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수소를 생산하는 P2G(Power to Gas) 프로젝트 실증이 활발하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40여 곳에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5개소를 선정해 재생에너지에서 발생되는 잉여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 독일에서는 약 20개의 P2G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독일의 P2G 실증사업 사이트.(사진=독일의 P2G정보센터)


일본, 에너지전환의 중심에 ‘수소’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에 따른 에너지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수소에너지를 국가의 기본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대규모 실증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14년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사회 실현을 명시화 하고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 실증, 제도 및 인프라 구축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도입 가속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대형축전지 및 수소의 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에너지 기본계획에는 LNG 및 LP가스 산업에서의 수소사업 진출 강화, 2030년 친환경 자동차의 신차판매 비중을 50%∼70%로 보급하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기본계획 3장 8절에는 ‘수소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을 명시했으며 수소의 제조, 저장, 수송, 이용기술의 개발과 저비용화를 추진하고 전력, 석유 관련 에너지구조의 변화를 이끌 대규모 체제 정비, 수소사회 도입을 국제적으로 선도해 가갈 것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세부내용으로 연료전지(에너팜) 보급 계획(2030년 530만 대 보급)과 수소전기차, 수소충전소 보급계획, 수소발전 등 신기술 개발,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수소생산, 저장 및 수송기술 개발(수소 해외수입, 재생에너지 연계 수소생산, 수소선박을 이용한 수소이송기술개발, 태양광 수소생산)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수립 중인 5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소에너지를 세부적으로 명시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본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수소에너지는 더 이상 미래에너지가 아니다. 수소에너지는 미세먼지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환경문제 대응과 에너지신산업인 수소·전기차의 글로벌 시장 선점,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에너지 전환의 구체적 방향이다.

수소에너지 산업이 지금은 초기시장이지만 2030년 또는 2040년이 되면 국가 에너지의 일정부분을 감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계획기간이 2019년부터 2040년까지로, 계획 수립 시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다양한 방안을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으로 반영해 구체적인 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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