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근오 래티스태크놀로지 사장, 유화롱 KAIST 연구원, 장대준 KAIST 교수.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KAIST 기계공학과의 장대준, 폴 베르간(Pål G. Bergan) 교수 연구팀이 자유자재로 형상을 조절할 수 있는 격자형압력탱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친환경 선박의 LNG 및 액체수소 연료 저장 탱크에 활용 가능하며, 실제로 최근 울산항 청항선의 LNG 연료탱크에 적용되었다.

격자형압력탱크 기술은 내부 격자구조를 통해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으며, 기존의 실린더형이나 구형으로만 가능했던 압력용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압력용기 설계의 새로운 표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 원천 특허를 출원한 이후, 2012년부터 포스코와 협업을 통해 상용화에 착수했다. 이후 7개의 국제인증을 획득하고 4개의 시험탱크를 제작 및 시험해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해당 기술은 KAIST 기술창업 기업인 래티스테크놀로지로 이전, 상용화가 추진되었다.

기존의 구형 또는 실리콘형 압력 탱크는 압력 하중을 막응력(Membrane Stress)으로만 견디기 때문에 표면의 작은 결함들이 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파괴되거나, 크기가 커지면서 표면 두께가 증가해 용접이 어려워져 대형화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실린더 주위는 버려지는 공간이 돼, 다수의 실린더를 사용할 경우 실질적 저장 공간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 격자형압력탱크의 내부 구조.
이에 연구팀은 격자구조를 내부에 적용해 기존 압력 용기와는 전혀 다른 설계 이론을 개발했다. 내부 압력을 받는 마주보는 두 면을 격자구조로 연결하고 용기 표면은 보강재를 사용해 굽힘 응력(Bending Stress)으로 압력을 견디게 했다. 또한 레고 블록과 같이 규칙적인 격자구조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대형화를 용이하게 했다.

이러한 설계 구조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는다. 구조적 다중성으로 안전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 탱크가 커져도 구조의 두께가 유지되며 높은 공간 효율성을 보장한다. 그밖에도 격자 구조가 내부 유체의 움직임을 제한해 선박용 LNG 저장 탱크의 가장 큰 숙제인 슬로싱(sloshing) 현상과 피뢰파괴 위험을 대폭 낮췄다.

연구팀과 래티스테크놀로지 기술팀은 경량화와 경제성에 중점에 두고 상용화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내부 격자 구조가 너무 밀집되면 탱크는 가벼워지지만 제작이 어려워지고 경제성이 떨어진다.

반면 여러 개의 실린더를 단일 격자형 압력용기로 대체할 경우, 탱크 자체의 경제성뿐만 아니라 배관이나 전계장 등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비용과 운용의 복잡성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구조 및 생산 최적화를 통해 다수의 실린더를 단일 탱크로 대체하면서 중량과 비용은 감소시키는 격자형압력탱크를 개발했다.

장대준 교수는 “압력용기는 물질과 에너지를 저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로 가정부터 산업까지 다양한 곳에 필요해 격자형압력탱크의 응용 범위는 매우 넓다”며 “LNG 추진 선박용 연료 탱크 뿐 아니라 육상 산업 설비, 철도, 차량 등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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