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배향된 비스무스 바나데이트 광 전극.(사진=한국연구재단)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한-미 공동 연구진이 태양광으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전극 소재의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인선 아주대학교 교수, 샤올린 쳉(Xiolin Zheng)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한현수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원이 참여한 연구팀이 태양광-수소 전환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전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4월 18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태양광-수소 기술은 태양광과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이 과정에서 반도체와 촉매를 이용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존의 광 전극 소자 기술로는 태양광-수소 전환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태양광-수소 생산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10% 이상의 전환 효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표적인 광 전극 소재인 티타늄 산화물(TiO2), 산화철(Fe2O3) 등은 소재의 높은 전자·정공 재결합률, 낮은 전기 전도도 등이 효율 향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모든 소재가 결정구조의 방향에 따라 물리적 성질이 달라지는 비등방성을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증착 온도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절해 기존에 무작위로 배치되던 촉매 결정들을 표면에너지가 가장 낮은 면이 전극 기판과 평행하도록 우선 배향시켜 물질 고유의 특성을 조정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연구팀은 태양광-수소 생산 소자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화물 반도체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4)를 레이저 증착법으로 투명전극 위에 증착해 결정 구조가 특정 방향으로 우선 배향된 광 전극 소재를 성공적으로 제조했다.

이렇게 제조한 광 전극은 무작위로 배향된 기존 광 전극 소재에 비해 12배 이상 높은 전하 수송 효율과 3배 이상 높은 표면 촉매 반응 효율을 보였다. 그 결과 태양광-수소 전환 효율이 16배 이상 향상되었으며, 이는 이론상 효율의 82%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조인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태양광-수소 생산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앞으로 우선 배향된 비스무스 바나데이트 광 전극을 이용한 태양광-수소 생산 소자 상용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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