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회 ‘KEVC2018(Korea Electric Vehicle Conference)’ 세미나 참석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월간수소경제 김동용 기자]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및 전문조사기관인 SNE리서치가 주최하는 제2회 ‘KEVC2018(Korea Electric Vehicle Conference)’ 세미나가 29일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친환경차 투자 계획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SNE리서치는 이번 세미나에서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 이러한 시장 흐름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 첫 날인 29일 1부에서는 김광수 SNE리서치 대표의 ‘글로벌 EV시장 전망과 2018년 Key Issues’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 자동차 oem들의 전기차 대응 전략(김철수 호남대학교 교수) △초소형 전기차 시장 전망 및 전략(이정용 새안 대표)이 다뤄졌다.

 

2부에서는 △수소전기차 개발 현황 및 개발 이슈(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팀장) △연료전지‧수소에너지 개발 현황 및 개발 이슈(양태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 3부에서는 △국내외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정책 추진현황 및 보급방안(이영철 한국가스공사 박사) △China EV & Battery's Key 4 Components SCM Analysis & Opportunity(ITRI Mark Lu) △자율주행차 개발 현황 및 전망(이경수 서울대 교수)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에선 ‘전기차 VS 수소전기차’를 주제로 김광수 SNE리서치 대표가 사회를 맡고 김철수 호남대 교수와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월간수소경제 발행인),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한 토론도 함께 진행됐다.

 

29일 세미나에서 열린 토론의 주요내용을 정리했다.

▲ 김광수 SNE리서치 대표.

 

Q. 2017년 전 세계에서 전기차는 370만대가 출하돼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고 있다. 수소전기차도 도요타, 혼다, 현대자동차 및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투자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두 친환경차가 미래에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들려달라.

 

■ 김철수 호남대 교수

 

과거 전기차 개발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전기차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9, 2010년 즈음부터 판세가 뒤집혔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하이브리드차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을 서둘렀지만, 전기차의 특성에 리튬이온배터리를 결합하면 Advantage(이점)가 있었다는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숙제로 안고 있었던 전기차의 경제성문제는 상당부분 해소가 됐다.

 

그 후 지난 2016년부터는 전기차의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시 전망에선 2017년에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고 2020~2030년엔 전기차의 경제성이 내연기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는 예측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가격적인 흐름을 포함해 전체적인 시장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는 같은 논리를 적용해서 경제성을 전망하고 예측해봤지만, 아무리 계산해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넥쏘’라는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한 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지만, 경제성 확보 타이밍은 아직도 장담할 수 없다.

▲ 김철수 호남대 교수.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김철호 교수님이 언급한 수소전기차의 경제성에 대해서 조금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경제성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째,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스택에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의 양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물론 아직도 일본에 비하면 더 많은 백금을 사용하고 있지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고가의 백금은 수소전기차 단가를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둘 째,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멤브레인’을 글로벌 테크놀로지 기업 고어(W. L. Gore & Associates)가 특허를 냈지만, 지금은 국내 일부 업체도 국산화를 하고 있다. 연료전지 스택 셀에 들어가는 멤브레인의 양이 많아 가격부담이 있지만, 지금은 국산화를 통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수소전기차도 전기차처럼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건 다르지 않다.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어떤 것이 옳다’,   ‘더 경제적이다’ 등의 개념보다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둘 다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경제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왜 지금 친환경차를 주목하고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것인가. 전 지구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환경 규제 때문이다.

 

규제시장에서는 규제에 맞춰 기술개발이 돼야 한다. 여기에 경제성의 논리를 대입하면 그 어떤 것도 기존 기술과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여러 국가, 국제기구에서 친환경 관련 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모두 이러한 보조금이 없다면 현재의 판매량을 보일 수 없었을 것으로 본다.

 

또한 규제시장이 범 지구적 환경문제에 기인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에너지 전환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수송 분야의 한 축일 뿐이다. 그 외 많은 산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수소와 이차전지가 대립, 경쟁적인 관계가 아닐 것이다. 기술개발의 정점이나 목표지향점이 모두 전기이다. 수소도 연소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활용해야 한다. 결국 전기를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규제시장에 맞춰 생산해 낼 것인지가 핵심이다.

 

‘탄소제로’ 섬을 목표로 전기차를 적극 보급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를 보면, 좋은 방향이지만, 에너지 자립율이 높지 않다. 아직도 화석에너지 발전량이 약 50%,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지에서 송전하는 비율이 30%를 조금 넘는 것 같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10~15% 정도다.

 

물론 과거와 비교해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앞으로 늘어날 전력사용량과 전기차의 전력사용량을 고려하면 더 많은 전력을 육지에서 끌어와야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제주도는 ‘탄소제로 섬’이 되겠지만, 그 전력량을 충당하기 위해 육지에서는 화력, 원자력 등을 통해 전력을 추가 생산해야 한다.

 

때문에 제주도가 진정한 ‘탄소제로 섬’이 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이 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건 수소로 변환해 저장하는 것이고, 태양광과 풍력의 한계를 고려했을 때, 연료전지는 좋은 에너지 발전 대안이다. 제주도가 왜 연료전지를 고민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사례가 정부가 추진한 ‘에너지자립섬’이다. 태양광, 풍력 등을 설치하고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해 에너지자립을 실현하는 사업모델이나 기존의 디젤 발전방식으로 50% 이상의 전력을 충당하는 섬이 있다는 사실에 비쳐보면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진 않은 것 같다.

 

결론은 이차전지, 배터리 업계에서 수소를 경쟁관계가 아닌 융합, 상생할 파트너로 바라봐줬으면 한다. 최종목표는 전기에너지다. 충분히 협력자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월간수소경제 발행인)

 

Q. SNE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025년엔 4대 중 1대가 전기차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 외에도 전기차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은 적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등이 전기차 투자에 이어 수소전기차까지 많은 자본을 들여 연구‧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차가 다소 늦었다고 평가받는 전기차보다는 수소전기차로 특색을 드러내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올해에는 ‘넥쏘’ 출시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홍보 등을 통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시선일 뿐이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곳에서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일단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용도가 다르다.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배터리업계는 좋겠지만, 배터리는 너무 무겁다. 현재 배터리팩의 평균 무게를 고려하면 버스나 트럭에 탑재하는 배터리팩의 무게가 2톤을 넘어가게 된다. 배터리를 실어 나르기 위해 차가 움직이는 상황이 된다. 충전시간, 충전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도 상용차량은 수소전기차가 이점이 많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오히려 수소전기차가 경제성이 있는 것이다.

 

■ 김철수 호남대 교수

 

앞서 두 분이 말씀하신 제주도의 ‘탄소제로 섬’ 사례와 배터리팩의 무게 때문에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용도가 다르다는 의견은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제주도의 경우 남는 전력을 저장하는 게 아닌 역전송을 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일 것이다. 수소로 저장하면 3배 정도 가격이 더 비싸질 것이다.

 

용도가 다르다는 것도 한 예로 이산화탄소 배출만으로 비교해도 수소전기버스가 하이브리드 버스보다 훨씬 더 좋은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비싼 가격을 감내하면서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대체한다면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방법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수소가 좋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전기차 뿐 아니라, 수소전기차 개발‧양산에 투자하는 이유는 정확한 원인을 답변하기 어렵다.

수소전기차의 부품 수는 전기차보다 훨씬 많고 복잡하다. 그만큼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한 수소를 전기로 한 번 더 변환하는 것도 비용증가의 측면이 있다. 이런 이유로 수소전기차보다 전기차의 경제성이 좀 더 낫다는 것이다.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현대차와 도요타가 수소전기차 개발‧양산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술의 다양성을 고려한 것일 수도 있다. 자동차는 소비재이기 때문에 기업을 대표해 내세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가벼워야 연비가 좋다. 전기차의 배터리가 무거운 건 사실이다. 배터리를 탑재한 트럭이나 버스가 수소전기 버스, 트럭보다 경제성이 더 낫다는 이유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수소충전소 구축에 앞서 자주 나오는 의견이 가격문제다. 수소충전소 건설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는 다소 지나친 걱정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1,200여개의 LPG충전소가 있는데, 인프라 구축 비용이 우리나라 경제를 무너트릴 정도는 아니었다. 수소충전소는 자본의 문 제보다는 부지 선정의 문제가 더 큰 것 같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좋지 않아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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