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연구동.

[월간수소경제 김동용 기자] 포스코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MCFC(Molten Carbonate Fuel Cell : 용융탄산염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연료전지 회사다. 지난 2007년부터 연료전지사업을 진행한 이후 2008년 BOP 제조공장, 2011년 스택(stack) 제조공장, 2015년 셀 제조공장을 차례로 준공하고 단일 사업장 전 세계 최대인 연산 100MW 규모의 셀·스택·BOP를 모두 생산·공급하는 체제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국내 24개 현장을 대상으로 총 171.8MW에 해당하는 MCFC 제품을 보급·가동 중이며 이 가운데 경기그린에너지는 세계 최대 규모(약 60MW)의 친환경 도시형 분산발전소로 경기도 화성시 소요전력의 70%에 해당하는 전력(464,000 MWh/년)과 소요열의 15%에 해당하는 열(222,000 Gcal)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산업단지 내 MCFC를 사용한 분산발전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전력 공급 외에 고품질의 스팀(steam)을 공급할 수 있다. 대구 성서공단 내에는 MCFC를 사용해 11.2MW 규모의 전력 및 시간당 4~4.5톤의 스팀을 공급하고 있다.

▲ 포스코에너지가 설치한 발전용연료전지 용량.(자료=포스코에너지 홈페이지)

연료전지란 수소,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차세대 발전 장치다. 발전용, 수송용, 휴대용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응용될 수 있으며 효율이 높고 공해물질 배출이 적어 환경과 에너지 안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연료전지는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 특성에 따라 응용분야도 다르다.

PEMFC는 저온형 연료전지로 주로 수송용, 가정용, 건물용 또는 소규모 분산발전용으로 사용되며 MCFC와 PAFC는 주로 분산발전용 또는 대형발전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SOFC는 고온형 연료전지로 가정용, 분산발전용으로 적합하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본부의 주요 연구 분야는 △발전용 MCFC 제품 최적화(성능개선 및 품질안정화, 운전 및 정비기술 고도화, 셀·스택 수명 향상) △고효율 MCFC 제품 개발 △MCFC 제품 응용성 확대(Tri-generation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대면적 평판형 SOFC 기술 등) 등에 전력하고 있다.

발전용 MCFC 제품
MCFC는 용융 상태의 탄산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다. 연료극에는 수소가 주성분인 연료가스가 공급되고 공기극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산화제가 공급된다.

공기극에서는 산소 및 이산화탄소가 전자와 결합하면 탄산이온이 형성되고, 이 탄산이온이 용융탄산염으로 구성된 전해질을 통해 연료극으로 전달되면 수소와 결합하면서 물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이때 유리된 전자가 외부회로를 통해 흐르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MCFC는 600℃ 이상의 고온에서 운전되는 고온형 연료전지이기 때문에 열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환경친화성이 높고 모듈화가 용이한 특성으로 비교적 작은 설치공간이 장점이다. 또 저가의 니켈 계열의 촉매를 사용할 수 있고 내부개질형으로 개발돼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부품 구성이 단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주로 분산발전용, 대형발전용으로 활용된다.

▲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연구동 단전지연구실과 소속 연구원들.

고효율 MCFC 제품 개발
연료전지 기술은 이론적으로 최대 80%까지 전기변환 효율을 갖고 있지만 현재 기술적 한계로 이론적인 수준과 비교해 낮은 연료이용률(공급된 연료 중 전기로 전환되는 연료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42~47%의 전기효율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연료이용률을 85% 수준까지 향상시키면 60% 이상의 전기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연료전지 발전단가를 현재 수준에 비해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이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연료전지 스택들을 직렬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이 기술은 주로 반응을 담당하는 주 스택의 후(後)단에 미 반응한 연료를 전기로 전환하는 보조 스택을 추가로 설치해 연료이용률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때 연료의 농도가 낮은 후단의 스택의 반응속도와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연료전지 반응속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기는 주 스택과 보조 스택에 독립적으로 공급해 높은 농도를 유지시킨다.

▲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연구동 종합분석실.

MCFC 응용제품 개발
향후 발전용 연료전지는 청정 고효율 분산발전시장에서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향상하기 위한 고효율화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연료전지의 특성을 기반으로 수소생산, 탄소포집 등으로 기술을 전개해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Tri-generation’ 기술은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이다. 현재 연료전지는 천연가스(LNG)로 수소를 생산 후 연료로 사용한다. 이때 생산되는 수소의 일부를 외부로 추출하거나 사용하고 남은 수소를 정제할 경우 전기와 함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마을이나 공장에 설치된 연료전지에서 전기, 열과 함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수소전기차를 충전하거나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수소전기차 및 충전인프라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수소충전소 수소공급과 전기생산(도심형 소형 분산전원)을 동시에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전지 중 유일하게 MCFC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고 농축하는 특징이 있다. 이를 활용할 경우 배기가스 중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농축해 탄소포집을 용이하게 하고 포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MCFC 탄소포집 기술은 상용화 시 미국 DOE(에너지부)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0.02달러/kWh(40달러/t)보다 낮은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MCFC 탄소포집 기술은 대규모 석탄화력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의 감축이 필요한 정유, 석유화학, 시멘트 등 산업, 대도시 주변의 천연가스 기반 열병합발전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인터뷰 - 성병근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연구담당 상무>

MCFC, 수소전기차 연료 공급 등 활용분야 확대 기대
“연료전지, ESS와 타 재생에너지 ‘완충지대’ 역할 가능”


▲ 성병근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연구담당 상무.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본부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해까지 연료전지 연구소로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올해부터는 생산현장에 연구 인력을 투입, 현장업무에 좀 더 중점을 둔다는 경영 방침상 ‘연구소’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제품 생산·품질개선·최적화 등과 더불어 연구를 병행하는 건 다르지 않다. 기존 연구와 제품생산의 교집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진행해 온 주요 연구 성과가 궁금하다.

지난 2014년 이전부터 이미 다양한 정부과제와 자체과제 연구를 수행 중이었다. 관련 시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박용, 건물용 연료전지 연구가 이뤄졌다.

이후 시장 확대를 위한 추가 기술 및 제품 연구에 더해 실제 사용 중인 제품들에 대한 연구 역시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조 및 판매되는 제품들의 개선을 위한 안정화 연구가 지난해까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연료전지 운전의 안정화와 수명연장 등을 위한 연구였다.

특히 인상 깊은 연구나 제품이 있다면.

앞서 얘기한 연료전지의 성능개선, 품질안정화를 위해 진행했던 연구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기술 본연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진행했던 연구도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어 연료전지는 성능이 중요한데 성능을 잘 내기 위해 ‘셀’들의 열화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한 기초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 같은 연구들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들은 긍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료전지 내부에 들어가는 스틸에 대해 심층적인 별도연구가 이뤄졌던 부분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해외 연료전지 산업과 국내 상황을 비교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국내 연료전지시장에서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외국에 비해 우리의 경우 RPS(공급의무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 등 정부 주도의 지원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해외는 이러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RPS의 경우 발전용 연료전지와 관련돼 특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굳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원천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당장의 수익성과 현실가능성에 무게를 둔 연구 개발만큼이나 기초를 튼튼히 하는 연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연구에만 집중할 경우 산업기반이 허약해질 수 있다.

향후 계획과 비전은.

현재 연구 중이거나 생산 중인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전력하고 있다. 이 연구들은 오는 2020년부터 생산되는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이 후 MCFC(용융탄산염연료전지)의 전력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MCFC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수소전기차의 연료공급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MCFC 내부 셀에서 연료를 사용한 후 개질돼 나오는 수소를 수소저장시스템에 저장 후 수소전기차의 연료로 주입하게 되면 구조상으로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 물론 그 외의 수소충전 방식들과 비교분석을 통해 가격 등 요인을 확인한 후 진행해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연료전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물론 제품의 성능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연료전지가 미래 에너지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인지도가 높은 태양광이나 풍력에 비해 연료전지의 중요성이 낮게 평가된다면 신규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료전지가 타 재생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어떤 방법으로 개선해 융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연료전지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타 재생에너지와 융합해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ESS는 여전히 가격이 높고 타 재생에너지는 국내 환경 상 다소 한계가 있는만큼 연료전지가 그 완충지대에서 역할을 우선적으로 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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