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제 며칠 후면 전 세계의 눈과 귀가 대한민국으로 쏠리게 된다. 2월9일, 지구촌 겨울 최대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 등지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여기저기 찾아보다 강원도의 한 대학 학장이 쓴 글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7가지로 개최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먼저 ‘북한핵실험과 평화 메시지’를 들었다. 강대 강으로 치닫는 위험천만한 한반도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내세운 의미는 ‘선진국가 이미지 제고’다. 동계 스포츠가 주로 부유한 국가에서 이뤄지고 이러한 이유에서 올림픽 역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최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초고속성장을 통해 동계올핌픽을 개최하는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입증하는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외의 다른 의미로는 지역균형발전 및 지방분권 선도, 동계스포츠 저변확대 및 스포츠산업 발전, 희망선진사회로의 진입, 국가 브랜드 고급화와 경제선진국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관광강국으로의 도약 계기 등을 꼽았다.
모두 수긍된다. 덧붙여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국가적인, 그리고 행사 개최지인 강원도가 아닌 ‘수소산업’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스포츠대전인 동계올림픽과 에너지분야인 수소산업이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관계를 통해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동계올림픽을 좀 더 들여다보면, 그리고 개최시기와 맞물려 생각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시발점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의 자동차제조사부문 공식 후원업체다. 대회 운영을 위한 차량 등을 지원하고 자사 마케팅 등을 적극 펼쳐 전 세계가 지켜보는 올림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함께 ‘궁극의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전기차를 대회기간 투입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투싼 FCEV 후속 모델인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가 일반 대중과의 만남을 준비 중에 있다.

수소버스도 투입된다. 1,2세대를 거쳐 이번 대회 개최시기에 맞춰 개발된 3세대 수소버스는 인천공항과 평창·강릉을 오가며 올림픽 선수 및 방문객의 이동을 돕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수소차량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운영 충전인프라(충전소)는 총 11개소다. 이 가운데 기관 및 법인 소유를 제외한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숫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에 수소충전소가 있을 리 만무하다.

최근 정부와 강원도는 강릉, 평창 2곳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했다. 현대차는 추가적으로 여주휴게소(제1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에 자체예산을 투입,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올림픽 기간에 투입되는 수소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가 모두 3개소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현대차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회에 수소전기차를 대거 투입함으로써 앞선 기술력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은 차량 투입에만 그치지 않는다. 개최지역에 대규모 홍보관을 마련해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미래기술을 직접 시연하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수소에너지 홍보 바람은 서울 국회에서도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수소위원회 초대 공동의장사인 도요타로부터 의장 자격을 양도받았다.

양도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의장 기한이 2년인 점을 감안하면 도요타는 차기 의장을 예약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이벤트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과 도쿄시 모두 2020년을 수소사회 원년으로 선포키로 한 점에 비춰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찌됐던 현대차는 지난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출범한 수소위원회 의장사로서 회원사를 초청했다. 이들은 2월6일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하는 ‘수소 포럼’에 참여해 글로벌 수소산업 비전 등을 발표하며 수소사회로 향하는 움직임을 촉구할 예정이다.

수소위원회 소속된 회원사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로 구성돼 있고 이번 포럼에 회원사의 90% 이상이 방문한다고 보면 국내에서도 ‘수소’ 키워드가 한 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소산업계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을 비롯한 수소협회, 학회 등 국내 수소산업 관련 협·단체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강원도의 후원을 받아 2월8일 서울에서 역시 ‘수소 세미나’를 개최한다. 수소경제사회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쉽 기관인 ‘IPHE’ 의장국인 캐나다 대표를 비롯해 회원국 6개국이 참여해 각국의 수소사회 동향과 비전을 발표하게 된다.

이쯤 되면 2월부터 몰아칠 수소바람을 미리 감지하게 된다. 바람은 돌풍으로 변할 가능성도 높다. 현대차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월말~3월초 올림픽 지원차량으로 투입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공식 판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번 판매는 일반인도 대상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국민들의 눈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지구촌 겨울 축제답게 성황리에 마무리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국민 모두가 합심해 관심을 보이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람을 가져본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수소산업으로 옮겨붙게 되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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