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민우 지필로스 연구원.
[월간수소경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과 노력에 힘입어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관련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 혁신적 연구개발성과를 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연료전지의 인지도는 기술적 수준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전기료 대비 높은 연료가스 가격, 홍보 미비, 정부의 지원의지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을 들 수 있으나, 연료전지의 사양과 소비자 요구수준의 차이도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국내 가정의 전력사용량을 살펴보면 괴리가 크다.

한국전력에서 제공하는 2015년 전력사용량별 가구수 통계표(사진1 참조)를 보면 각 가정의 월평균 전력 소비량은 223kWh이다. 1kW 연료전지 시스템의 월간 발전량이 최대 720kWh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정용 연료전지 사용 고객은 월 500kWh이상 소비가정이 대상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 전력변환장치의 경량화, 양산화 기술개발은 중소형 연료전지 대량 생산을 통한 산업화를 위한 필수기술이다. 사진은 일본 파나소닉의 가정용연료전지(Ene Farm) 대량 생산 라인.

연료전지로 충분한 경제적 효용을 누릴 수 있는 가정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알 수 있다. 국내 연료전지 관련 기업들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최근 600~700W급 모델을 개발하는 등 시스템 소형화와 가격 저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의 산업화 단계에 들어선 일본의 경우 2009년부터 진행한 대규모 실증사업의 결과를 반영해 700W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700W 모델이 개발된 이후부터 보급시장이 본격적으로 정착된 바 있다.

전력변환장치는 연료전지 시스템 최종 생성물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상용의 교류전력계통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 가격 및 부피의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기기다. 따라서 전력변환장치의 고급화, 양산화 기술개발은 중소형연료전지의 산업화를 위한 요소기술이라 할 수 있다.

▲ 2015년 월간 소비전력량별 전력수요 분포(한국전력 제공)

과거 신재생에너지 전력변환장치 기술은 태양광발전용 위주로 개발 및 제작되어 왔으나 고분자연료전지(PEMFC)기반의 중소형 발전시스템과 연료전지차량(FCEV) 상용화와 맞물려 연료전지에 특화된 기술 개발이 추진됐다. 현재 전력변환장치 포함 전기시스템 부문의 국내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으나 대규모 실증사업 결과나 운영 실적이 확보되지 못해 가격경쟁력과 시장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변환장치의 전력손실 감소를 통한 경량화 실현
전력변환장치는 전력반도체 소자, 트랜스, 리엑터, 커패시터를 주요 부품으로 하며 그 외에 PCB보드, 방열판 등으로 구성된다.

▲ 전력변환장치의 주요 부품과 구성요소별 공간 점유율.

부피와 중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동 부품과 방열판으로 전력변환장치의 경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들 부품이 차지하는 부피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

전력반도체 소자의 스위칭 주파수가 높을수록 리엑터의 유도계수(L)와 커패시터의 전기용량(C)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부품의 소형화와 직결된다. 방열판의 크기도 반도체 소자에서 발생하는 열손실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따라서 스위칭 소자를 개선하는 기술개발은 전력변환장치 성능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Wide Band Gap(WBG, 넓은띠틈)반도체는 전자띠 사이의 에너지 차이(Band Gap)가 기존 소재보다 넓은 반도체로 Si반도체 대비 높은 스위칭 주파수에서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들 중 10kW이하 영역에서 금속산화막 전계효과트랜지스터(MOSFET)로 활용 가능한 갈륨질화물(GaN) 반도체에 주목했다. GaN 반도체는 드레인-소스간 저항(Rds)이 작고, Si반도체의 10배인 200kHz의 스위칭이 가능해 전력변환시 발생하는 손실을 저감할 수 있다.

지필로스는 ‘WBG 전력반도체 소자를 활용한 중소형 연료전지 전력변환기 제작 연구’를 통해 2014년부터 GaN 소자를 적용한 고효율 전력변환장치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제어 기술을 습득했다. 또한 700W급 시제품 제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GaN 소자의 고속 스위칭 특성과 호환 가능한 수동소자(커패시터, 코일 등)의 발견 및 설계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소자에 따른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 비교.

 
설계 최적화와 대량생산 체계 확립으로 연료전지 산업화 대비
현재 가정용 연료전지의 산업화에 대비하기 위해 600W급 전력변환장치 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2차년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1차년도는 GaN소자를 선정하고 구동주파수를 향상한 전용 게이트 드라이버의 시작품을 제작했으며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품 개발이 수행되었다.

2차년도는 1차년도에 개발된 수동부품을 최적화하는 한편 조립절차 간소화 및 비용 절감을 위해 PCB보드 단일화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 스택 제조사별 발전사양에 맞춘 직류입력단의 모듈화 제작 및 모델별 시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3차년도에는 제품의 공정률 향상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고 생산 자동화 시스템의 현장 검증 후 양산화 제품 제작을 시험하게 된다.

본 개발과제의 성과는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가격 저감과 더불어 실제 주거환경 적합성을 높여 가정용 연료전지의 수요층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각 가정에서 연료전지의 이점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향후 연료전지와 수소에너지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가정용 연료전지의 수요증가는 중소형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국내 업체에 개발제품의 상용화 역량을 부여할 것이다. 이는 석탄화력 비중 축소,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 대량 생산을 대비한 600W급 GaN 인버터 개발 흐름도.

전기에너지의 관점에서 연료전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는 중앙집중형 발전에서 분산발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분산발전에는 고압송전탑 등 대형 송전인프라의 필요성 감소, 발전소 건설 및 폐기과정에 따른 사회적 비용 억제 등의 장점이 있으나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 확대를 비롯해 우려되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수소에너지가 분산전원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관련 기관 및 기업들이 선제적인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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