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영 린데코리아 생산부문 고객설비부 과장(좌 1번째)이 독일 린데 엔지니어(가운데) 및 린데의 냉동기 공급사인 KUSTEC 엔지니어와 강릉 수소충전소 현장에서 공사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세계인의 축제,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개최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올림픽이어서 의미가 크다. 많은 기업들이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공식적인 후원을 하고 있는 동시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기술력을 뽐낼 기회이기도 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중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를 투입할 예정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환경올림픽’과 ‘스마트올림픽’을 지향하는 이번 대회의 컨셉에 맞춰 올림픽을 찾는 전 세계인들에게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전기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의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가 평창과 강릉에서 오픈한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달 21일 평창과 강릉의 수소충전소 현장을 찾았다. 

▲ 린데의 엔지니어가 압축기를 설치한 후 점검을 하고 있다.

현대차, 올림픽 찾는 전세계인에 수소전기차 우수성 전파
평창·강릉에 수소전기차 충전소 1기씩 건설, 2월 오픈

평창동계올림픽 맞춰 오픈 위해 공사 ‘한창’
아침 일찍 수원 집에서 승용차에 시동을 걸고 약 2시간 정도 달리자 영동고속도로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동계올림픽을 찾는 전 세계인들을 맞이하기 위해 12월 말까지 영동선과 중부선의 도로공사가 진행된다는 안내판을 보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관령IC를 통과하자마자 대관령 풍력발전단지에서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여러 대의 풍력발전기가 한 눈에 들어왔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잠시 시내 한 바퀴를 돌았다. 시내 곳곳에서도 올림픽 경기장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고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의 국기들이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열기가 느껴졌다.

시내에서 다시 대관령IC 방향으로 약 10분을 달리자 넓은 부지 한 곳에 자리 잡은 평창 수소충전소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평창 수소충전소가 있는 부지는 지자체에서 무상 제공한 곳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을 태우고 다닐 차량들이 정차하는 차고지다. 차고지 한 쪽으로는 공사인력 숙소들도 자리 잡고 있었고 차고지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평창 충전소는 압축기·고압저장용기실, 냉각시설, 디스펜서(충전기), 수소배관 등 주요 설비가 이미 설치돼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압축기와 고압저장용기(2기)는 일체형으로 구축됐다.

충전소 시공을 맡고 있는 이엠솔루션의 하동국 수소사업부 대리는 “독일에서 온 린데의 엔지니어들이 평창 충전소에 주요 설비 설치를 마치고 현재 강릉 충전소 현장에서 설비를 설치 중”이라며 “강릉 충전소 주요 설비가 평창 충전소보다 이틀 정도 늦게 들어와 평창 공사일정보다 조금 늦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대리는 “평창과 강릉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돼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안전하게 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에서 세계적인 수소충전기술을 갖고 있는 린데와 함께 이엠솔루션이 충전소를 짓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평창 충전소에서 약 30분을 달려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신소재사업단 바로 근처에 있는 강릉 수소충전소에 도착하자 독일 린데 기술자들이 충전설비 설치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한국 기술자들도 수소배관 공사, 캐노피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강릉 충전소는 평창 충전소와는 달리 압축기와 고압가스용기(3기)가 분리돼 있는 방식이었다.

▲ 평창 수소충전소에 설치된 압축기실(고압가스저장용기 일체형).

이엠솔루션-린데코리아,
내년 2월 평창·강릉 충전소 오픈
 
평창과 강릉 수소충전소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과제(수소전기버스 충전소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다. 이엠솔루션이 이 과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국내 수소충전사업 파트너인 린데코리아와 함께 충전소를 건설 중이다.

린데코리아는 설계, 핵심장비 공급 및 기술지원, 이엠솔루션은 인·허가, 고압저장용기 공급, 설치공사 및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평창은 승용차 충전용, 강릉은 버스 충전용으로 디스펜서 각 1기씩 구축되며 올해 12월 중 완공해 내년 1월 시험운행을 거쳐 2월 열리는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린테코리아에 따르면 평창에는 70MPa(700 bar) 압력으로 시간당 승용차(현대 투싼ix 기준) 5대를 충전할 수 있도록 ‘IC90’이라는 린데의 아이오닉 압축기(Ionic compressor) 기술이 적용됐고 차량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동시에 2대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강릉에는 시간당 버스 2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린데의 대용량 충전 전용 하이드로기어(Hydro Gear) 압축기 기술을 적용했다. 평창과 강릉 수소충전소 모두 승용차 및 버스 충전이 가능하다.

이날 현장을 찾은 최창열 린데코리아 마케팅부 부장은 “아이오닉 압축기는 수소 흡입압력에 관계없이 수소 토출량이 일정하게 유지돼 수소충전소에서 요구되는 충전대수를 맞추기가 용이하다”며 “또한 실린더와 피스톤 사이에 비휘발성의 아이오닉 액체가 채워져 있어 장시간 사용시에도 기밀을 완벽하게 유지함으로써 화재발생이나 수소 순도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예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오닉 압축기는 피스톤에 기계적인 크랭크축 대신 유압오일로 작동함으로써 기계적 손실이 최소화돼 에너지효율이 높고 5단으로 구성된 단수가 흡입압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동작함으로써 요구되는 소비전력을 최소화 해 다른 압축기에 비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흡입압력 범위가 0.5~20MPa(5~200 bar)로 매우 넓어 향후 개질기나 수전해시설과 같은 저압(1MPa 미만)의 수소발생장치 설치시 별도의 추가 압축기 없이 바로 연결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올해 여름 기준으로 전세계에 200기가 넘는 수소충전소 구축실적을 보유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린데는 한국을 전세계에서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핵심 5개 국가(독일, 미국, 일본, 중국, 한국) 중 하나로 선정하고 한국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린데코리아는 지난해 2월 이엠솔루션과 파트너십 체결 이후 창원시 팔용동 수소충전소를 수주해 올해 3월 준공한 데 이어 현재는 평창, 강릉, 광주에 수소충전소를 건설 중이다. 광주시의 동곡 수소충전소는 내년 1월 완공, 2월 운전 예정이다.

▲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전경.

최 부장은 “앞으로도 이엠솔루션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수소충전소 플랜트 수주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해외에서 수소충전소 연료로 많이 채택해 사용하는 액화수소 방식에 대해서도 꾸준한 홍보를 하고 있고 국내 수소에너지 관련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시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엠솔루션과 린데코리아는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수소충전소 운영을 통해 수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부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수소가스’ 하면 ‘위험하다’는 인식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현대차로부터 수소전기차 50대를 구입해 카 쉐어링(프로젝트명: BeeZero)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는 한편 린데코리아는 지난달 17일부터 3일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HY! energy Zone’이라는 행사를 통해 일반시민들에게 수소에너지가 편리하고 친환경적이며 안전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는 등 대국민 인식 개선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임한진 이엠솔루션 수소사업부 대리가 평창 수소충전소에 설치된 린데의 아이오닉 압축기를 둘러보고 있다.

▲ 린데의 냉동기 공급사인 KUSTEC 엔지니어가 냉동기를 점검하고 있다.

▲ 강릉 수소충전소에 설치된 수소배관.


현대차, 동계올림픽 기간 중 ‘차세대 수소전기차’ 투입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한 ‘퍼스트 무버’로서 이번 동계올림픽을 찾는 전세계인들에게 수소전기차의 우수성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한 차세대 수소버스와 수소전기차(SUV 차량)를 동계올림픽 기간 중 투입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평창을 오가는 수백km 고속도로 구간에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함으로써 자율주행과 친환경이 결합된 미래의 카라이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내년부터 수소차의 본격 판매를 개시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핵심 기술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효율, 성능, 내구, 저장 등 4가지 부문에서 모두 기존 투싼 수소전기차 대비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냄으로써 최고 수준의 친환경성과 상품성을 확보했다.

먼저 연료전지의 성능 및 수소이용률의 업그레이드, 부품의 고효율화를 통해 시스템 효율 60%를 달성, 기존 55.3% 대비 약 9% 향상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를 국내 기준 58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또한 연료전지시스템 압력 가변 제어 기술 적용으로 차량의 최대 출력을 기존 대비 약 20% 이상 향상시켜 163마력(PS)을 달성해 동급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성능을 확보했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냉시동성도 개선했다. 아울러 10년 16만km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 성능 기술을 적용해 일반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수소탱크 패키지 최적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기술 국산화와 더불어 수소전기차에 최적화된 핵심부품 일관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시스템의 소형화, 경량화, 고출력화 등 상품성 향상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세단 기반의 수소전기차도 선보여 수소전기차 대중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울산시와 함께 수소택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수소전기차 카쉐어링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내년 1월부터는 울산 시내버스 정기노선에 차세대 수소버스를 투입해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내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차명과 주요 신기술을 공개하고 자율주행뿐 아니라 탑승자와 차량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HMI(Human-Machine Interface)’ 신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고 새로운 수소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수소충전소를 2배 늘리기로 하는 등 수소차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국내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정부의 중장기적인 로드맵과 함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강릉 수소충전소 현장에 설치된 압축기(왼쪽)와 고압저장용기(오른쪽).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