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미래 궁극의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주류에너지로 활용하는 수소경제시대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세계 최초로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투싼ix를 개발한 데 이어 내년 2월부터 투싼ix보다 주행거리와 연비가 대폭 향상된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일반인에게 본격 판매한다.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 수소충전소 100기를 보급키로 하는 등 수소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산업의 고속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수소공급 측면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과 같이 수소 사용량이 제한적일 경우 고압으로 저장·이송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수소 사용량이 대폭 늘어나면 단위 면적당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액화기술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액화수소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액화수소 전문 벤처기업하이리움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무인항공기용 파워팩

극저온 액화수소 생산·저장·이송기술 개발
지난 2014년 8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창업벤처기업으로 설립된 하이리움산업(주)(대표 김서영)은 국내 최초로 극저온 액화수소 생산·저장·이송·안전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으로 액화수소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도시에너지연구단장/책임연구원, 기계공학 박사) 출신인 김서영 대표는 첨단 항공우주산업 및 군수산업과 연계되는 기술이라는 이유로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이전이 어려웠던 액화수소기술을 201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자체 개발했다.

그리고 그해 하이리움산업을 설립하고 사업화에 본격 나섰다. 주요 생산품으로는 수소액화기, 액화수소 저장용기, 액화수소 이송관, 무인항공기용 연료전지 파워팩, 이동식 수소 스테이션 등 액화수소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과 관련된 특허등록은 5건, 특허출원 7건, 해외출원 4건으로 기술력을 갖췄으며 지난 2015년 6월 미국 극저온학회 최고응용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수소액화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액화수소는 3기압 이하의 상압으로 저장·운송돼 안전성이 높고 기체수소 대비 1/770 이하의 부피로 저장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수소 저장·운송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기존 수소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액화수소기반 신산업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민정기 하이리움산업 부장은 “액화수소는 중량대비 에너지밀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라며 “수소를 영하 253℃ 이하의 극저온으로 액화시켜 수소가스 압축저장의 위험성과 운송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화수소는 수소차, 무인항공기(드론), 로켓추진체 등 수송용과 반도체·LED·태양전지 폴리실리콘 공정 등 산업용, 가정용 및 산업용 열병합발전, 신재생에너지 복합발전 등 발전용에 적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 이동식 액화수소 스테이션.

고정식보다 저렴한 이동식 액화수소 스테이션 출시 임박
하이리움산업의 생산품 중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협력으로 최종 개발을 눈앞에 둔 이동식 액화수소 스테이션으로 수소전기차 보급 초기 부족한 수소충전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어 수소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식 액화수소 스테이션은 5톤 트럭에 고압의 액화펌프로 압축한 수소 저장탱크를 싣고 다니며 수소차에 충전하는 장비다. 하루에 700기압으로 수소차 25~100대의 수소충전이 가능하고 99.99% 이상의 고순도 액화수소(1,000~5,000ℓ)를 운송하며 충전할 수 있다. 시간당 4대를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충전 속도가 빠르다. 

또한 고정식 수소 스테이션과 달리 압축기와 냉동기가 필요하지 않고 소비전력량도 30㎾에 불과해 설치비용 및 운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고정식 스테이션 대비 절반 가격 수준으로 이동식 수소 스테이션을 갖출 수 있다. 향후 고정형 수소충전 스테이션으로도 확장이 용이하다.

한편 일본도 저가의 이동식 고압수소충전 스테이션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민정기 부장은 “일본이 개발한 이동식 수소 스테이션은 가압식으로 압축기와 냉동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고정식 스테이션 충전설비를 트럭에 얹어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며 “순수 액화수소를 기반으로 한 이동식 수소 스테이션은 우리가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리움산업은 이동식 수소 스테이션에 대한 자체 테스트를 마치고 실증만 남겨둔 상태로 최종 개발에 성공하면 관련 법규가 마련되는 대로 국내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현대자동차가 구매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린데코리아, 에어리퀴드 등 수소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초기부터 판매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술력 검증과 신뢰성 확보를 우선으로 하고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수소액화기.


무인항공기 시장에 주목, 액화수소 파워팩 개발
하이리움산업은 무인항공기(드론)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세계 무인항공기 시장은 2014년 5조5,000억원에서 2022년 1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연 10% 이상 성장하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급부상 중이며 지자체들이 드론 산업 육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중앙정부도 드론시장 육성에 팔을 걷어 붙였다. 드론은 농업용, 공장관리, 국가 인프라 재해관리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항공기 시장 성장의 관건은 체공시간 연장이다. 무인기는 주로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지만 장시간 체공이 필요한 무인항공기는 체공시간 연장을 위해 수소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사용 시 중량·체적 당 에너지밀도가 높은 액화수소 저장방식의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다. 2009년 미국 해군연구소의 무인기 체공시간 연장 시험에서 고압수소 방식으로 23시간을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액화수소 방식을 사용해 48시간으로 체공시간을 대폭 연장했다.

또한 민간용 드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현재의 리튬배터리 동력원에서 수소연료전지 동력원으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인텔리전스 에너지가 지난해 3월25일 고압수소가스 연료전지를 이용한 드론 비행 시연에서 리튬배터리를 사용했을 때의 체공시간(20분)보다 대폭 연장된 2시간을 기록했다.    

▲ 산업용 수소 드론.

   
이처럼 무인기에 수소사용이 확대되면서 하이리움산업이 개발한 무인항공기(드론)용 액화수소 연료전지 파워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제품은 카트리지 타입의 초경량 액화수소 연료탱크(저장용기)와 초경량 연료전지 스택을  개발해 무인항공기용 파워팩에 장착한 것으로 이 파워팩을 무인기에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파워팩을 장착한 액화수소 드론을 시연한 결과 4시간의 체공시간을 기록해 리튬배터리 대비 10배, 고압(기체)수소 저장방식(중국,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제품) 대비 2배 이상의 체공시간을 확보했다.

액화수소 연료전지 파워팩은 군용, 경찰, 소방, 시설물 안전진단, 농업, 택배용 드론 등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리움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산업용 액화수소 드론도 올해 5월 5시간 체공에 성공했다. 이 드론은 지도제작, 군사용, 측량용, 산업용 등 다양한 용도에 따라 200가지 이상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고 GPS를 통한 자동비행도 가능하다. 하이리움산업은 액화수소 파워팩으로 지난해 8월 KBS ‘도전 K-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수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미래부의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파워팩 개발과제를 수주해 이 과제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드론용 액화수소탱크 판매를 개시했다. 

김 대표는 “무인기 액화수소 파워팩을 활용하면 드론 기기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오랜 시간 비행할 수 있다”라며 “드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무인기 액화수소 파워팩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리움산업은 향후 액체수소를 생산하는 액화수소플랜트까지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김서영 대표는 창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 조성사업’의 4단계 사업(수소액화 및 저장장치)의 기술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그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소기술은 미래의 그린에너지로서 전세계적으로 연구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첨단 기술분야”라며 “하이리움산업의 액화수소기술은 수소차의 보급 확대를 위한 수소충전 스테이션뿐만 아니라 향후 무인항공기의 수소연료 및 우주로켓발사체 등의 핵심기술로 활용돼 수소사회 구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향후 가스·수전해방식과의 연계기술을 개발해 토털액화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소기술 혁신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국내 액화수소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하이리움산업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 액화수소 저장용기 (50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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