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연해주 하롤지역에 발전용연료전지 설치를 위해 설립된 K-Energy(대표 송달영)가 16일 러시아 현지에서 연해주 투자청, 하롤군과 3자 MOA(사업동의서)를 체결했다. 한국 연료전지 기술이 러시아 진출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사진제공=MTFC)

국내 연료전지 기술이 러시아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 1분기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하고 연말까지 기본설계 진행 후 2019년 발전소 건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Energy(대표 송달영)가 러시아 연해주 하롤지역에 30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러시아 현지에서 러시아 연해주 투자청, 하롤군, K-Energy 간 3자 MOA(Mode of action: 동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해주 하롤지역은 러시아 연방 우주발사기지가 신설되는 곳으로 러시아 정부는 극동개발 프로젝트를 내세워 이 지역을 과학, 관광, 영농 중심의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삼 재배와 가공을 중심으로 한 영농단지 개발을 위해서는 충분한 전력과 열이 필요한데 이를 연료전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 연료전지발전소, 인삼농공단지 등에 우선 적용

하롤지역의 영농단지 개발 프로젝트는 우선 인삼농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러시아 현지 개발업자인 Dalster(대표 샤엔코)사에 175ha(약 53만평)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허가했다.

인삼농법도 국내 기술이 전파된다. K-Energy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 지역의 인삼농공단지 개발을 위해 국내 인삼 재배 및 가공 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기술진 구성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약 6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는 계획이다.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은 이들 시설에 필요한 전력과 열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지역 위치 상 전력 그리드를 연결해 끌어오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현지 분산전원 필요성이 대두되고 인삼재배라는 사업성격상 친환경에너지를 고려해 최종 연료전지가 낙점됐다.

 

■ 기술검토·인허가 마무리 후 2019년부터 설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기업은 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법인인 K-Energy와 MTFC(대표 류보현)다. 특히 MTFC는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 기술을 기반한 저출력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업체로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검토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직접 수행하는 핵심 기업이다.

구축될 연료전지발전소 용량은 총 30MW 규모다. 생산된 전력은 인삼농공단지에 우선 공급하고 남은 전기는 러시아 전력공사와 PPA계약을 체결해 판매하게 된다. 전기와 함께 생산된 열은 인삼재배단지와 가공단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류보현 MTFC 대표는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해 현지에 가장 적합한 연료전지 기술과 제품을 선정할 방침”이라며 “대용량 연료전지와 소용량 연료전지시스템을 결합해 발전소 이용률을 98%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국내 4개 연료전지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발전소는 2018년 기본설계와 각종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약 3,000억원 가량이 예상되며 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 설 3ha(9,000평)의 부지도 확보했다.

 

■ 국내 SOFC 기업에 기회오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대용량-소용량 연료전지시스템이 함께 구축된다는 점이다. 대용량만으로 설치될 경우 발전소 이용률을 93% 이상 높일 수 없다는 것이 류보현 MTFC 대표의 생각이다. 류 대표는 “발전소 이용률이 낮으면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용량과 소용량을 결합 설치해 98% 이상 이용률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고려하고 있는 방식은 대용량 연료전지로 계획용량을 맞추고 1MW 가량은 소용량급 SOFC 제품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용량 제품은 향후 유지보수 기간이라도 제품 자체를 교체하거나 수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돼 발전소 발전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국내 SOFC 제품 제조사 2곳과 기술완성도, 시스템 공급가격, LTSA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SOFC 기술이 러시아 진출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2~3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용화제품을 확보한 곳은 없다. 1~5kW급 제품을 개발하는 이들 기업 중 시장출시에 가장 빠르게 나서고 있는 곳이 현재 인증심의를 거치는 단계다.

류 대표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료전지시스템 현지 설치가 시작되는 시점이 2019년이고 대용량 연료전지시스템이 먼저 설치될 것”이라며 “소용량 연료전지는 그 이후에 설치될 것으로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K-Energy는 이번 하롤지역 프로젝트 외에도 러시아 극동지역을 대상으로 총 100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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