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지난달 17일 서울시 한강변에 미디어 관계자가 한데 모였다. 잠시 후 모든 눈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 이들이 마주한 것은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다. 이 차량은 내년 상반기 판매를 예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나섰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인 투싼을 기반했다. 외형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그간 연구·실증용으로만 사용되던 수소전기차를 양산으로 연결시킨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량 개발에 나선 기간은 타 완성차업체와 비교해도 매우 짧다. 1998년에서야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기간으로 따지면 막내격인 회사가 가장 먼저 양산모델을 출시했으니 비록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겠지만 내심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현대차는 5년 만에 또 다시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수소전기차 전용모델을 내놓았다. 단순히 신차 출시에 걸린 기간이 5년이라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수소전기차라고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곳은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 세 곳뿐이다. 따져보면 전 세계 수많은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수소전기차 양산에 나선 곳이 3개 회사에 그침에도 현대차는 가장 먼저 두 번째 양산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차량 출시와 관련해 주목할 점이 또 있다. 현대모비스가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을 한 곳에서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고 가동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사실 이 소식은 따져볼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 짚고자 한다. 바로 국내 수소전기차 부품 경쟁력을 높일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현대차 수소전기차 부품 국산화율은 100%에 가깝다)

몇 개의 부품을 납품하는 것과 양산용 대량 공급의 차이는 실로 크다. 그것도 양산모델 중 최고 성능의 차량에 부품을 공급한다는 사실은 시장의 신뢰를 받기에 충분하다. 신뢰뿐만이 아니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향후 타사가 수소전기차 양산계획을 구체화할 때 부품공급을 위한 1순위 접촉 대상은 국내 관련 업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이들은 ‘현대차는 왜 그리 수소전기차에 집착하느냐’고 못마땅해 한다. 어떤 이는 ‘헛발질’이라며 대놓고 매도하기도 한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기에 알 수는 없다. 정확한 평가는 시간이 흘러야 가늠될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지금은 애정 없는 비난보다 관심을 줄 때라는 것이다. 수소전기차 시장 ‘퍼스트무버’로서의 노력에 격려를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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