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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엘 이와닉(Joel Ewanick) FEF CEO

디자인을 입힌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트루제로(True Zero)’
캘리포니아, ZEV(무공해차량) 제도 시행으로 수소전기차 빠른 확산
Joel Ewanick FEF CEO “충전소 고객 경험·가치 최우선 고려해야”


[월간수소경제 장성혁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상업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소는 6월말 기준 모두 28개소다. 이 가운데 65%인 18개 충전소를 구축해 직접 운영하는 곳이 있다. 퍼스트엘러먼트퓨얼(FirstElement Fuel, Inc. 이하 FEF)사로 이 기업은 2014년 설립 시 “글로벌 수소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매우 독특한 사업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수소전기차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찾기 어려웠던 때다.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것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시기에 운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비전은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네트워크 체인 브랜드 ‘트루제로(True Zero)’를 론칭하고 운영 충전소 모두 동일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이들 브랜드를 단 수소충전소가 27개소로 늘어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월간수소경제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의 업무협의를 전제로 FEF와 접촉해 국내 방문을 이뤄냈다. FEF 설립자인 조엘 이와닉(Joel Ewanick) CEO와 이삭 김(Isaac Kim) 재무담당이사가 지난 7월24일 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을 찾았다. 이날 FEF의 발표와 상호 질의응답 내용을 토대로 캘리포니아주 중심의 수소인프라시장을 들여다 보았다. 


미국의 친환경차 시장은 ZEV(무공해 차량) 프로그램을 이해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한 제도로 현재 미국 내 11개 주에서 실시하고 있다. 완성차업체에게 자동차 판매량에 따라 ZEV 크레딧(Credit)이 의무적으로 할당되고 미충족 시에는 1 크레딧당 5,000달러(약 57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친환경차를 개발해 판매하지 못하면 완성차업체는 ZEV 시행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ZEV 프로그램이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현재는 2009년부터 2017년 제조 모델을 대상으로 하지만 2018년형 모델부터는 대상차종 확대, 완성차업체 대상 확대, 친환경차 범위 축소 등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진다.
대표적으로 내년부터 친환경차량 범위에서 하이브리드는 제외된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수소전기차 만이 대상이다. 판매량 기준에서도 기존 6만대 초과 기준이 2만대 초과로 축소돼 ZEV 프로그램 의무대상 완성차업체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도 내년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ZEV 판매 의무 비중도 2009년 11%에서 현재 14%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최종적으로 2022년까지 22%까지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 지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소전기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를 비롯해 일본의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단 3개 업체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ZEV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인 캘리포니아주의 수소전기차량은 현재 2,000대를 넘어 섰다. 이와닉 FEF CEO는 “최근 7개월 사이 캘리포니아에서만 2,300여대의 수소전기차가 운행되는 등 수소전기차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라며 “수소충전소 구축속도가 차량 보급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서 (충전소에)5~6대의 차량이 충전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친환경차량 판매 의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부담을 완성차업체에만 지우지는 않는다. 특히 수소전기차 판매를 위해서는 충전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CEC(California Energy Commission)는 2013년 말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지원금 정책인 AB8(Assembly Bill 8)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의회는 2014년부터 3년간 2,000만 달러를 수소충전소 구축에 지원키로 하고 이후 수소충전소 100개소가 구축될 때까지 매년 2,0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키로 결정했다.


보조금 지원이 충전소 구축에만 머물지 않는다. 초기 차량 부족으로 인한 충전소 운영의 어려움을 예상해 운영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수소충전소 가동률이 70%에 도달할 때까지 교부금 프로그램을 통해 충전소당 매년 최대 10만 달러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지원기간도 최대 3년간이다.


이러한 노력이 ZEV 의무 규정을 실시하는 미국 11개 주에서도 캘리포니아가 가장 수소충전소 보급이 활발하게 이뤄진 주된 요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내년 말까지 수소전기차 1만대가 보급되고 2020년까지 총 4만대가 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정부가 수소충전소 구축 의지를 보이며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니 완성차업체도 화답했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는 수소충전인프라 구축 업체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손을 잡은 기업이 바로 FEF다.


이와닉 CEO는 “주정부의 보조금과 남부해안대기품질관리지구(SCAQMD), 만안지역대기품질관리지구(BAAQMD)의 지원금에 더해 완성차기업인 도요타와 혼다가 수소충전소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라며 “이러한 외부 지원은 FEF의 수소충전소 구축의지를 신뢰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트루제로’에 담겨 있는 FEF의 의지
FEF는 최근에도 돋보이는 수주실적을 올렸다. 2014년 27개 수소충전소 가운데 19개소를 따내며 성공적인 시장 진입 소식을 전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8개소를 추가해 수주했다. 이 숫자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실시한 구축사업의 16개소 수소충전소 가운데 절반이다. 


이와 관련해 이와닉 CEO는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서 FEF의 성적이 좋은 것은 운영에 집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운영에 집중한다’는 말의 속사정은 이렇다.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수주에 성공한 기업들은 이후 건설에 상당한 시간을 들인다. 이는 운영(지자체)과 구축(사업자)으로 나뉜 국내 시스템과 달리 구축사업자가 운영까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초기 수소전기차 보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소를 빠르게 구축할 경우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주는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예정된 건설기간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정 기간보다 빠르게 구축하는 경우, 건설기간에 준해 구축하는 경우, 기간이 지연된 경우 등으로 구분해 보조금 지급을 총 구축비의 70~90%로 차등해 지급하는 식이다.


FEF는 ‘수소충전소 운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설립된 만큼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 구축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오히려 엔지니어링, 장비공급 등 최적의 파트너를 물색해 수소충전소 구축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FEF는 2014년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서 19개소를 가져가는 수주실적을 거둔 뒤 2개의 협력 파트너사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먼저 충전소 건설을 담당할 파트너로 블랙&비치(Black&Veatch)를 낙점했다. 이후 충전소의 핵심장비 공급을 위해 에어프로덕츠(AirProducts)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에어프로덕츠는 글로벌 가스제조기업인만큼 이들 충전소의 수소납품도 맡게 됐다. 계약 당시 FEF는 보도자료에서 에어프로덕츠가 생산해 공급하는 수소는 매우 신뢰할 수 있으며 수소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해 비상공급계획까지 수립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과도 좋다. FEF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나선 지 18개월 만에 15개소를 완공했다. 단일 기업의 이러한 기록은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전 세계 전례가 없는 기록이다. 이에 대해 이와닉 CEO는 “단순히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에 대한 의지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FEF는 ‘글로벌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수소충전소 브랜드도 확정했다. ‘트루제로(True Zero)’라는 브랜드로 환경에 대한 정신을 담고 있다. 이와닉 CEO는 “트루제로는 연료의 생산부터 사용에 이르는 모든 단계 즉 웰투휠(well to wheel: 연료를 제조해서 차량에 공급되는 전 과정)전반에 걸쳐 환경에 무해한 자동차에 대한 생각과 정신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FEF에서 구축한 모든 수소충전소는 ‘트루제로’로 운영된다. FEF는 회사 홈페이지와 별도로 트루제로 사이트도 구축했다. 초기화면에 들어가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소 위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한국시장에 조언


이와닉 FEF CEO는 현재 캘리포니아 수소충전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도 전했다. 최근 수소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충전소 충전용량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구축된 수소충전소 용량은 대부분 180kg/day 급으로 최근 늘어난 차량충전에 적합하지 않다”라며 “향후에는 일일 800~1,000kg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용량을 늘리거나 액화수소를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충전용량이 운영수익에도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의 수소가격은 10달러/kg로 일일 180kg의 충전용량을 100% 가동하더라도 운영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다만 현재는 주정부의 지원(10만 달러/충전소)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수소전기차 보급단계에서는 소용량 충전이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차량이 확산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라며 “기존 충전소의 용량증설을 고민하는 시기를 맞이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일정 용량 이상의 충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충전소의 65%는 FEF가 구축, 운영하고 있는 ‘트루제로’다. 이들 충전소의 가동률도 90% 이상이다. 이와닉 CEO는 “캘리포니아 수소충전소의 일반적인 가동률은 70~85%에 머물지만 트루제로의 가동률은 90% 이상이다”라며 “이러한 차이는 운영의지와 함께 충전소에 문제가 발생 시 즉각 해결할 수 있는 유지보수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소충전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가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닉 CEO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발생하지 않아야 할 일이 고객이 충전을 못하는 경우”라면서 “충전소 가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미리 방안을 강구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전소는 대부분 주유소 등 기존 부지를 활용해 구축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신규 부지를 활용한 전용 충전소 구축은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커 기존 주유소 부지 등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부지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기존 주유소의 경우)이미 단골고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친숙하고 우호적인 고객경험이 높은 것도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수소충전소시장에 이어 FEF가 구축한 충전소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보여준 설치 이미지는 여타 수소충전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이와닉 CEO는 캘리포니아의 충전소 구축 심의 시 미관평가도 함께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FEF의 수소충전소는 기존 충전소는 물론 캘리포니아 내 경쟁업체가 구축한 충전소와도 확연히 다른 독특한 외관을 지니고 있었다. 이와닉 CEO는 “미관평가라는 심의제도 영향도 있지만 수소충전소는 새로운 형태의 연료서비스로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라며 “우리는 해당 사이트 풍경과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을 반영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현대자동차의 미국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 이와닉 CEO는 국내 수소충전인프라시장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어떤 가치보다 ‘소비자 중심의 목표’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하면서 4가지 핵심요소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부 지원 △차량제작사의 신뢰 △안정적인 수소공급처 확보 △헌신적인 운영인력이 초기 수소충전인프라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조건은 결국 소비자에 맞춰 계획하고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차량제작사의 신뢰’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수소전기차 초기시장의 빠른 안착을 위해 정부지원에 따른 인프라구축도 중요하지만 차량 제작사 역시 출시 시점과 인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며 “(이러한 합의가 이끌어졌을 때)소비자의 구매판단은 물론이고 수소전기차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분야의 개발·투자계획이 제시되면서 관련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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