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2 Logic社의 컨테이너형 수소충전소. (출처 : H2 Logic 홈페이지)

[월간수소경제 조규정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패키지형 수소 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

 

광신기계공업을 필두로 하이록코리아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 250kg/day급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기술개발에 나섰으며 실증 사업을 위한 부지선정도 완료된 상태다.

 

사업기간은 지난해 1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47개월에 걸쳐 총 사업비 57억9,000만원(정부출연금 34억원, 민간현금 15억5,000만원, 민간현물 8억4,000만원)으로 진행된다.

 

실증 사업을 위해 건립될 수소충전소는 충청남도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소유지 내 900m²(약 272평) 부지에 들어선다. 충전소 설치 예정부지는 인근에 수소생산 및 공급공장(SPG 케미칼)이 입지해 있어 안정된 수소공급이 가능하고 운송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내년까지 수소충전소 부품 및 충전 시스템, 설계 기술 등을 개발하고 충전소를 설치한 뒤 2년 동안 실증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키지형 충전 모델 개발 첫 사례

국내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개발은 2003년부터 진행됐으나 압축·저장·충전 설비를 패키지화해 구축한 사례는 없다.

 

‘패키지형 수소충전소’란 수소충전소의 수소 압축·저장·충전 설비를 하나의 모듈로 구성한 형태로써 기존 충전소 대비 1/3 정도의 비용으로도 구축 가능하다. 또한 기존 충전소 설치 공간의 1/4 수준의 규격화를 통해 부품가격 저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참여업체들은 이번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개발로 충전소의 부품 국산화율을 약 40%에서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참여업체들은 △컨테이너 방식의 압축·저장·충전 설비 패키지 설계 및 제조 기술 개발 △단일 소형 고압수소압축기, 냉각장치, 충전기(Dispenser) 국산화 기술 개발 △700bar 수소충전 기술 및 차량통신 기술 개발 △부품교체 시간단축 및 자연대류방식의 수소누설 안전 기술 개발 △방폭, 비방폭 부품의 사용 기준 및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설치기준 마련 등의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주관기관인 광신기계공업의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250kg/day급 기준 초기 설비비가 30억원, 시설물 공사비용 10억원 등 수소충전소 1기 건설에 약 40억원의 과대한 구축비용이 발생한다”라며 “광신은 설비의 국산화율 100%를 목표로 외산이 아닌 국내 순수 기술로 패키지형 모델을 구축하고자 사업에 참여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 패키지형 모듈 수소충전소 조감도.

해외업체, 패키지형 충전 기술 확보

현재 해외 수소충전소 설비업체들은 자체 생산이 가능한 패키지형 충전소 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이 자체 표준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력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정부차원에서 충전소 용량의 가이드를 제시한 결과로 이에 적합한 충전소 패키지화가 가능했다.

 

실례로 독일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영국, 일본 등 해외 수소충전소 선진국에서는 초기보급용 수소충전소 용량을 규격화했다.

 

그 가운데 최근 노르웨이 Nel사에 인수된 덴마크 ‘H2 Logic’의 경우 수소충전소 용량을 2종류의 표준모델로 제작해 덴마크 내 충전소 대부분에 설치했다. H2 Logic이 제작한 모델은 컨테이너 박스형태로 제품을 규격화해 공장에서 수소충전소를 제작한 이후 충전소 부지에 48시간 내 설치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드로제닉스(캐나다)는 수전해 방식의 수소공급장치와 압축·저장·충전을 분리해 모듈로 규격화했다. 이는 수소충전소를 제작하는 해외업체 가운데 가장 콤팩트(compact)한 형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생산하는 ‘HYOS-R 10K’는 수소 생산 용량이 574kg/day로 수소제조 효율 75%(HHV), 순도 99.999%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일본의 미쓰비시(Mitsubishi Kakoki Kaisha, Ltd)는 자사의 산업용 대형 개질기 설계기술을 활용해 1999년부터 On-site 방식의 최대 용량인 643kg/day 수준의 수소 제조장치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오사카가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장 생산 방식 수소제조 장치 개발을 진행해 2014년 ‘HYSERVE-300(643kg/day)’을 개발한 바 있다.

 

설치기준 함께 마련돼야 성과↑

수소충전소의 경우 막대한 구축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보급 활성화를 위한 패키지형 모델 개발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패키지화된 수소충전소 기술개발 사례가 전무했다. 기술력도 문제지만 패키지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설치기준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충전소 용량의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 해외상황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관계자는 “패키지형 수소충전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 관련 연구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설치기준이 동시에 확보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을 수립하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수소충전소 설치기준을 동시에 마련할 수 있도록 과제평가를 통해 수행기관 선정 후 참여하는 형태의 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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