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조규정 기자] 경상북도와 대구, 울산에 집중됐던 자동차 부품산업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충남도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부품 실용화 및 산업 기반 육성(이하 수소차 육성)’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자동차 부품산업 관련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수소차 육성’사업은 올해 6월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국비 349억원을 포함, 총 70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부품 기술 개발 18개 과제와 FCEV 부품시험평가센터 1개소 건립, 장비 14종이 차례로 구축된다.

 

특히 ‘FCEV 부품시험평가센터(이하 부품센터)’는 부품업체들의 기술개발과 시험 평가를 지원하며 향후 FCEV 활성화를 위한 핵심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부품센터는 충남 예산군으로부터 무상임대 받은 충남테크노파크(TP) 자동차센터 소재 부지 3만9,081m²(약 1만2,000평) 가운데 2만2,000m²(약 6,700평) 부지에 건축 연면적 3,024m²(약 914평) 규모로 들어선다.

 

이 곳에는 수소 공급 장치와 함께 시료 보관 및 시험 준비실, 수소가스 관리실 등이 들어서며 시험평가 관련 연구 장비는 총 9종이 구축될 예정이다.

 

기반 구축사업으로 투입되는 예산은 총 229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에 준공된다. 부품센터가 들어서는 충남도는 도내 1,000여 개의 자동차 부품업체가 입지해 있다. 이 가운데 2013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투싼 ix FCEV’ 개발에 참여한 부품업체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충남 자동차부품산업 현황.

FCEV 부품 성능분석 시설 ‘전무’

현재 국내에는 FCEV 관련 기술개발 및 시험장비, 성능분석이 가능한 시설을 갖춘 기관은 전무하다. 이에 부품센터가 FCEV 산업구조에서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부품센터의 핵심목표는 부품개발에 수반되는 기술개발 지원과 개발부품의 시험 및 평가 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비용부담을 줄여 FCEV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FCEV 부품 실용화 및 산업기반 육성’ 사업은 초기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지역 연계성, 경제적 타당성 논리로 몇 번이고 무산될 위기가 있었다는 것.

이은웅 충남TP 자동차센터 센터장은 “사업기획 당시부터 정부정책과의 부합성과 지역발전 전략 연계성 등을 분석하며 대비했다”라며 “그럼에도 지자체 및 중앙정부와 부처들을 설득하고 각종 위원회와 경제성분석 전문기관을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업비가 초기 사업기획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삭감됐지만 기업지원을 위한 R&D 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는 데 우선적으로 의미를 두고 향후 후속사업을 발굴해 초기 계획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수소차 부품시험센터 조감도.

5년간 핵심부품 국산화 확보할 것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부품 실용화 및 산업 기반 육성’을 위한 사업기간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5차년도 계획으로 진행된다.

 

이번 사업의 전담기관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관기관은 충남TP, 참여기관은 자동차부품연구원으로 △센터구축 △장비구축 △기업지원 △인력양성 △네트워킹 구축 등에 관한 실무를 추진하게 된다.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고려해 센터가 구축되기 전까지 충남TP 자동차센터 내 FCEV 전담조직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다. 센터 완공 이후에는 2팀 체제로 부품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충남TP 자동차센터에 따르면 1차년도부터 3차년도까지는 FCEV 부품 시제품 제작 등 기업지원 서비스와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1차년도에는 스택(Stack)과 운전장치, 수소연료저장장치 등 FCEV 관련 기술개발 12개 과제를 선정해 기업공모에 들어갔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번 12개 R&D 과제에 총 16개 기업이 참여했고 평가를 통해 기준에 적합한 12개 기업을 선정했다”며 “이들 기업들에게는 지방비 28억원 가량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차년도부터 시험평가 장비 사양 검토를 시작해 부품센터가 완공되는 3차년도까지는 장비구입이 완료된다. 시험평가 장비는 사업운영위원회와 장비도입심의위원회를 구성, 부품기업의 활용이 높은 장비를 구축해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다.

 

부품센터 준공 이후 4차년도와 5차년도에 걸쳐 FCEV 부품·소재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이 이뤄진다. 핵심부품의 국산화 및 제조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기술이전이 필요한 부품업체를 적극 발굴하게 된다.

 

부품기업 성장 위해 기술력 확보해야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향후 자동차시장에서도 현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료전지의 중요성을 인지해 2003년부터 10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 관련 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사업단을 구성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FCEV 양산에 성공하며 주도권을 쥐었지만 차량 내구성과 성능향상을 위해서는 부품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와 연구가 부족하다는 평가에서다.

 

특히 혼다의 클라리티(Clarity)를 시작으로 렉서스의 LFFC, BMW의 5-GT, 다임러의 FCEV 등이 2020년까지 세계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소전기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향후 시장선점을 위해서는 완성차업체 못지않은 부품업체의 기술향상이 더욱 절실하다.

 

한편 충남도와 충남TP의 적극적인 기업유치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 및 기관은 70여 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소전기차 부품산업 생태계 구축과 육성에는 다소 미흡한 수준이다.

 

이은웅 센터장은 “부품기업의 성장은 기술경쟁력 확보에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글로벌 신시장 확보를 위해 1차적으로 자체적 또는 전문기관과의 기술개발 협업 노력과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2차적으로는 정부 주도의 기술개발에 참여해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요구하는 친환경 FCEV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구축과 정부의 기업지원을 위한 기술개발사업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신산업 발굴과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혁신적인 지원”이라며 “향후 국내 FCEV 차량은 물론 부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부품 실용화 및 산업 기반 육성’을 위한 5차년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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